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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10)

크흠.

그냥 계속 올리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대망의 열 번째 포스팅 시작합니다.

쿄쿄쿄~ 이벤트라도 할까? 누가 나 상 안주나?

혼자 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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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문수스님 추모제에 갔다가 바로 팔당으로 들어갔다.

문수스님 추모제, 정말 감동적.

자세한 내용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17513

 

지난 한 주 동안 정말 에코토피아 어떻게 준비할지를 이러쿵 저러쿵 떠들고

주민분들께 연락드리고 답장 기다리고 또 연락드리고 쑈를 했는데

주말에 잡아둔 에코토피아 간담회도 힘드시겠다 하고

문수스님 추모제에도 오신다켔다가 못오신다 하구

팔당에서 생산한 오이랑 계란을 우리가 차 끌고가서 받아와서 추모제 때 팔아보겠다 제안 드렸는데 

힘들겠다 하셔서 완전 힘이 쭉 빠져 있었더랬다.

물론 이 모든 건 지난 주 이분들이 넘 바쁜 일정을 소화하셨기 때문인데.. 그 이야기는 11편으로 넘기고.

 

암튼 그래도 추모제에 가야지... 하고 시청 앞으로 갔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사람들은 안 모이고, 시청 앞에서 갈팡질팡 했다.

추모제 끝나면 주민분들과 팔당으로 같이 들어가쟈~ 이랬었는데

못오신다고 그러니 사람들도 팔당을 갈지 말지 그러고...

 

그때,

문자가 띠리릭 날아오심.

"어디 계셔? 우린 벽시계 앞"

올레~

천년**님과 몇몇 아주머님께서 오신 것이었다. 반갑게도!

그래서 그 감동적인 추모제를 내내 함께하고는 팔당으로 함께 들어가게 되었다.

 

그 전철 안에서

엄청 수다를 떨면서~ ㅎㅎ

에코토피아가 무엇이다냐--- 부터, 빈집 사는 이야기까지.

아마도 이때부텀 이분들이 우리들의 정체를 짠 하게 파악하신 듯.

에코토피아 때는 보통

먹는 거, 입는 거, 싸는 거에 이르는 모든 것을 가급적

에너지를 쓰지 않고 생태적 순환이 가능한 방식으로 자력으로 꾸려보는 것이라고,

그래서 맨 땅에서 헤딩하드끼

화덕, 샤워장, 생태화장실 같은 것도 만들었었고

공간을 만들고 나서는 각종 diy 워크샵들과 생태적 삶에 대한 공부, 교류, 놀이가 이루어진다...

머 이런 걸 얘기하니 다가

 

내 이름이 왜 디온이냐 물으셔서

맥주 담그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니 아주머니분들이 눈빛이 달라지시면서

무척 호감을 가지셨다. +.+ 

 

그리고 밤 11시 반쯤. 양수역에 도착, 

우린 천년 아저씨의 트럭에 우르르 몰려 타고 마을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런. 데

 

왜 아무도 쌀을 안 가져왔지?

 

마을로 들어가려는 순간에야, 우리가 아무도 먹을 거리에 대해 고민없이 걍 동떠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할 수 없이 사제 라면과 소주와 막걸리를 대강 사고

언제나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한 농막으로...

덜덜덜 쿵쿵.. 마을 입구 비포장도로를 들어가

마을 냉장창고에 잠시 내려 지난 주 담궈둔 열무김치 한 통을 싣고.

 

밤 12시.

가난하다고 뒷풀이를 모르겠는가.

 

 

photo by 지각생    <소박한 술판>

 

철저한 욱순이만 안주로 아몬드를 가져오시는 센스.

천년 아저씨와 우리는 라면을 끓여놓구 둘러앉아 그 농막 밥솥에 남아있던 찬밥까지 훔쳐놓구

소주와 막걸리를 나누었다.

아저씨, 어떻게 결혼에 이르러 팔당 두물머리까지 오게 되셨는지 이야기도 듣고

지난 주, 마을에서 있었던 중요한 공식 행사들과 그 후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요건 11편에서 다루기로 하고...)

그래서 3시까지 술 마시고.... 잤다.

 

 

모기향이 너무 가차이 있었던 터라, 그 냄새에 잠을 못잔 나.

6시 40분경, 부스럭 소리에 일어나보니 농막 주인 아주머니께서 나오신 것이었다.

모두들 기상~

그러나... 쌀이 없지 않은가.

 

카메라를 들고 온 1인을 옆에 끼고 쌀 구하러 주방 농막으로 갔더니

중대 사진학과 학생들이 밥을 차려먹고 있었다.

보름 간 머물면서 일도 돕고 사진도 찍는다고...

"저... 쌀 한 대접만... 어떻게 빌릴 수 있을까요?"

"아, 쌀은 저깄고요, 밥도 있는데..."

밥통을 열어보니 흰 쌀밥이 반통이나 있었다.

내솥을 빼들고 텃밭에서 고추를 몇 개 더 따서 들고 숙소 농막으로 가 아침 밥을 차렸다.

밥, 열무김치, 고추, 그리고 그 농막에 있던 쌈장과 부침개.

정말 아무 준비도 없이 들어가서 굽신 굽신 먹을 것 얻어먹고 .. 그래도 굶지 않아 다행.

 

 

그리고 나오니 안개와 산 그림자가..

 

아침 두물머리 풍경아침, 우리 모두 가만히 바라보았다

 

 

두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남아서 딸기 일을 돕기로 하고,

다른 팀은 어제 함께 전철타고 왔던 아주머니의 요청대로 '명랑텃밭'에 풀매러 갔다.

 

나는 남아 딸기일을 도왔다.

이미 끝물까지 다 따고 잼 만들기도 끝난 딸기밭은 잎사귀들만 시퍼렇고

딸기 짓무른 냄새가 코 끝이 아른아른했다.

 

"이걸, 이렇게 새 순을 뻗은 것을 따요. 양 옆으로 난 긴 줄기는 내비두고."

 

딸기를 쏟을 대로 쏟아낸 딸기 나무(?)에서는 시퍼렇고 커다란 잎사귀들 사이로

긴 줄기를 내려 또 새 순을 틔우고 있었다. 새 순이 달린 줄기 바닥쪽에는 벌써 뿌리들이 종종 나 있고.

새 순을 따는 것이 올해 딸기농사의 마지막 수순이었다.

이 순을 따서 그것으로 다시 작은 모종을 만들어 두었다가 9월에 심으면, 그것이 내년 봄에 다시

딸기 나무가 되는 것이다.

4대강이 어쩌구, 자전거도로가 어쩌구, 세상은 시끄러워

이 땅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이미,

점용허가가 취소되어 농사도, 점유도 불법으로 낙인찍힌 상황이지만 그런 것 따위야 아랑곳 없이

일욜 어느 아침에 아저씨,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순따는 일을 시키셨다.

그것은 그분들의 일상이었다.

 

(이런... 사진이 없군.)

 

땀을 비오듯이 흘리고 허리가 그 어느 때보다 아팠다.

게다가 상당히 고난이도 작업이었다.

그냥 풀 매는 것은 자신있는데...

잎사귀들 사이로 난 새순 줄기를 잡아 당기고,

바닥으로 흘러내려 뿌리 내린 순들을 다시 조심히 들어올려 탁 딴다.

네모난 플라스틱 통을 몇 번이나 가득 채우고 비우고 하면서 솔직히

이래가지고 과연 딸기 모종이 잘 날지 걱정도 했지만, 아주머니는 아무 말씀 없이

쌀없고 반찬없는 우리들의 밥을 준비하고 계셨다.

 

점심을 먹었다.

완전 진수성찬... 돼지고기김치찜, 빨간 게장, 딸기 드레싱을 얹은 신선한 샐러드에

방금 딴 오이, 고추, 우리가 담궜던 열무김치, 따땃한 해물부침개.

 

역시 포토바이 지각생. 이건 지난 주 콩국슈 먹던 사진임.  사진 마구 훔침. ㅡ,.ㅡ;;

 

 

미치도록 황홀한 점심을 먹고야 말았다.

아줌마, 땡큐!

 

그렇게 하고는, 아침참에 욱순이가 성사시킨 에코토피아 회의를 하러

다른 집 농막으로 어슬렁 어슬렁 갔다.

딸기 새순을 엄청 쌓아두기만 하고 다듬는 건 못해서 좀 아쉬웠지만...

 

 

거기 가서 일하며 회의하기를 하였다.

오후에 천주교 신도분들께 팔 쌈거리들 포장하는 일이 있다고 하여

컨베이어 벨트를 돌렸다.

 

쌈거리 포장하는 사람들

쌈거리 포장하는 사람들 - 어젯밤 서**아저씨께서 메일로 보내주신 사진

 

 

쌈거리를 싸는 모습쌈거리 포장 일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지각생은 애들이랑 또 노느라 줄넘기를 몇 번 넘고

처절한 버라이어티 정신으로 계속 줄넘기 넘고...

 

회의는.. 아주 아주 아주... 조금 머리가 아팠는데

이건 여기엔 안 올리기로 하고...

 

아저씨와 함께 투어를 떠났다.

 

트럭위의 두 사람

 트럭타고 우린 어디로 가나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

몽양 선생 생가 앞에도 데려가 주셔서 이야기도 한 참 나누고

 

그리고....

왜 그리 차가 막히는지.. 한 10분 걸릴 거리를 1시간 반 동안 정체되어서 트럭 위에서 타죽을 뻔.

 

머리 위에 먹구름이우리들 머리 위로 먹구름이...

 

에코한마당, 두물머리인디음악페스티벌, 에코농활...

행사 이름도 새롭게 고민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였지만, 아직 모든 게 불투명한 상태.

 

왜 그러냐구요?

궁금한 자는 이번 주 수욜, 민중의 집에서 7시에 하는 에코토퍄 준비모임에 꼭 오시길~~

절대 빈집 아님. 헷갈리지 마시고... 부디.

 

 

ㅎㅎ

그래서 아자씨와 함께 트럭타고 순례 마치고 돌아오니 벌써 오후 6시.

배도 고프고 힘들고 완전 땀에 쩔어 거지꼴로 돌아온 우리에게 숙소 농막에 계신 아저씨께서 찐 감자를 주시고... 호호.

또 트럭 타고 양수역 앞까지 데려다주시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집에 와서 뒷목을 쓱 닦으니 검은 때가 밀려나왔다.

완전, 정말 보람차고 쩌는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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