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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이란 곳

2010/10/20

매달 20일은 월세를 내는 날이다.

은행에 내 통장과 빈가게 통장을 들고 가

50만원을 빈가게 통장에 송금하고는

60만원을 다시 가게주인에게 송금하자니,

이 뭔가 무척 억울...

 

그러나 속으로

부동산 가진 자들이 놀구먹으면서 월세나 받아*먹고 산다고 욕을 해봐야 소용 없는 일.

하루 3만원 꼴로, 돈이 쭉쭉 빠져나간다 생각하고 오픈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결국은 더 많은 사람들을 모아 빨리 공사를 마무리짓는 수밖에.

그런 마음으로 바쁘게 돌아댕기다가 수요일엔 사진 한 장 찍지 못했다.(바보. 흑)

말랴는 공구를 구하러 멀리 가고, 나는 냉장고와 가스렌지 등을 사러 중앙시장에 가고...

 

중앙시장 이야기.

 

저번 주에도 한 번 다녀갔던 곳인데

왜 이렇게 낯설지?

길을 잘못 들어선 중앙시장 길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중고 의자를 파는 골목을 발견하고 좋아서 따라가다간

개를 도살해 사철탕을 끓이는 걸 아주 노골적으로 전시해놓은 곳을 만나게 된다.

원치 않아도 개들의 낑낑대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한 가게의 입구에 왼쪽은 살아있는 개들, 오른쪽엔 배를 갈라놓은 개들을 묶어둔 곳을

지나가야 했다.

 

 

한 시간 여를 헤맨 끝에

내가 지금 한 곳을 뱅뱅 돌고 있다는 자각과 함께 길을 건너고 나니

그제서야 좀더 익숙한 길이 나왔고,,, 그리고

중고 냉장고 골목을 지나 드디어

중고 싱크대와 작업대를 파는, 처음에 찾고자 했던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이날의 기억은 참 쉽게 정리되질 않는다.

한 골목 모퉁이에서 들리던, 의자에 새로 인조가죽을 씌우며 내는 타카 소리들과

중고싱크대 파는 곳 맞은편에 늘어서 있던 순대, 곱창, 고기집들의 배치와

일렬로 늘어선 신품들 끝에 이어지는 중고 행렬과 그 뒷골목에 있는

모든 물건을 새것처럼 보이게 하는 도색작업장.

길 건너의 중국산 조 등을 푸대로 쌓아놓은 곡물창고와

정말 오래 된듯한 그 모든 것들이 마치

시간을 30년 이상 뒤로 돌린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기도.

 

여튼 나는 그 속에서

억세고 능글거리는 상인들에게 꿇리지 않으려 애써 냉혈한 같은 포즈를 취하고는

엄청 큰 중고 냉장고와 5구짜리 업소용 가스렌지와 넉자 길이의 스뎅 작업대를 샀다.

 

후-

 

 

 

 

그리곤 그대로----

허리 병이 났다.

 

급할 수록 여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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