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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38) 낙동강 답사편 2

낙동강, '강과 모래의 이야기' -2-

http://8dang.jinbo.net/node/1870

 

강가 사람들뿅뿅다리 가는 사람들

 

앗 차거!

발이 얼얼한데 물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

시선을 압도하는 풍경은 곧 정다워진다.

10미터? 20미터? 강 안으로 들어가도 깊이가 종아리를 넘지않는 얕은 강.

맨발을 가볍게 토닥이는 따스한 모래밭.

이런 강에 와 본 것이 얼마만일까.

어릴 적, 금강 상류쪽에 있던 할아버지 집 앞 강이 생각난다.

풀숲이 있었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뾰족뾰족한 바위가 있고

더 안으로 들어갈수록 바위는 점점 작아져

강가엔 숱한 얇고 보드라운 돌멩이가 많아 물 수제비도 뜨고.

그 후로 강에 대한 그런 감각은 한 동안 없었다.

한강 둔치, 깊은 강과 그 옆의 도로, 인공조성한 잔디밭과 가로수.

물기가 있는 모래밭은 다 바다로 떠밀려 간 것이었던가.

모래의 무늬강의 무늬

 

강이 이렇게 가까이, 들어가서 물장구치고 놀 수 있는 곳인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한 적도 있다.

한강 둔치에 수영장을 만들어놓고 물장구를 치는 것도 추억이 되지 않는가.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강에 대한 기억을 잊었기 때문이다.

이 드넓은 산과 강과 모래가 주는 넉넉함과 고즈넉함. 물결무늬, 흐르는 것이 남겨놓은 모래의 주름살,

이 냄새, 선듯한 바람, 얼얼한 차가움.

우리는 감각하지 못하는 것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그리움은

무언가를 감각할 때 환기되는 기억인 것이다.

 

모래 위 발자국들숨은그림찾기 - 그 안에 뭔가 있다

 

강에만 있는, 다른 생명의 흔적이 주는 놀라움과 정겨움같은 것들은

어디서도 재현될 수 없는 것이다.

 

  투명한 강물에 발목 담그기투명한 강물에 두 발을 담그면~

 

우리가 뭘 하러 왔는지, 무얼 보고자 했는지 다 잊은 채.

아무 생각없이, 너무 행복했다.

투명한 강물에 두 발을 담그면.

 

에코토퍄 사람들신바람난 에코토퍄 사람들

이 사람을 보라!

강에 들어가 웃는 사람물만난 개똥이

 

물길이 막히면 이 모든 것은 다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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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37) 낙동강 답사편 1

낙동강, '강과 모래의 이야기'  -1-

http://8dang.jinbo.net/node/1869

 

 

아침 8시, 버스는 떠났다.

40여명의 서로 다른 사람들.

쾌청한 날씨에 밝은 얼굴들, 무엇을 예상하든 그 이상을 볼 것이므로

아직 마음이 그리 무겁지는 않았을 터.

사람들은 간간히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버스 좌석에 그럭저럭 구겨 앉아

수다떨고 졸다 깨다 하면서 그렇게 4시간을 달렸다.

 

1. 첫 도착지. 회룡포

답사온 사람들, 회룡포 전망대 입구낙동강 답사의 첫 코스, 회룡포 전망대

 

1박2일을 통해서, 아름답고 평온한 드넓은 모래밭을 봤던 기억.

실제로 볼 수 있다는 마음에 조금은 설레는 기분으로 등산을 시작했다.

 

전망대 오르는 사람들일단, 등산

 

오르막을 천천히 오르면 아무리 오래 걸려도 20분.

회룡포 전망대 가는 중간에 작은 정자에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단체 관광을 오신 듯한데

누군가 이 곳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보고 싶은 곳 1위, 국토부에서도 인정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이곳이 얼마나 명소인지를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 국토부에서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영주댐을 건설하면 수량이 1/3로 줄어

회룡포를 둘러싸고 흐르는 강물이 말라버릴 것이라는 것까지는 들리지 않았다.

첨부이미지뭔가 보인다

 

작은 정자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나무들 사이로 뭔가 보이기 시작.

작은 모래섬?

 

회룡포 보이려 함좀더 오르니

 

논과 밭이 잘 구획된 마을이 보였다.

 

회룡포 전경회룡포 전경

 

마을이 너무 작게 보인다.

사진으로는 규모를 짐작할 수 없으니 직접 가서 보시길 권한다.

정말 어마무시하게 크다.

 

하산하는 에코토피아 친구들하산-

 

밥먹으러 가는 당당한 발걸음.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눈으로 봤던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회룡포 식당맛나던 비빔밥

 

1시 반, 점심식사. 그리고 이원영교수님이 쏘신,

지역 막걸리.

이 동네가 사라져도 저 막걸리가 생산될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르겠다.

맛은, 역시 사진으로 전달하는 건 무리데쓰~

 

회룡포 앞 모래밭모래다!

 

식사 후, 모래 밭으로 몰려나갔다.

갑자기 내 몸이 왜소해지는 느낌이 든다.

넓고, 잔잔하고, 반짝반짝한 강물이다.

 

회룡포 모래밭을 걷는 발모래의 감촉

 

이런 곳에선 신발은 잠시 벗어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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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5

로스팅을 했더니 더 덥구나.

손님이 있는데도 구석에서 맥주를 땄다.

후르릅.

 

오늘은 커피 손님만 3명.

와우-

놀라운 기록이다.

이렇게 인적이 드물기도 힘든데.

 

사실은 사람들이 우르르 들르긴 했었다.

하늘색 운동복을 단체로 입은 동네 아이들.

아마도 초등 1-2학년 쯤?

 

이것들이 처음엔 열어놓은 문 안으로 들어와서 내 눈치를 보더니

아예 공을 들고 와서 놀아도 되냐고 묻는다.

"공놀이는 안 된다."

당황한 나는 그렇게 말했다. 한 아이가 문밖으로 나가면서

"여기, 공놀이 할만한 데 없어요?"

하고 묻는다.

한 번 더 당황한 나는,

"일단 여기는 안 된다."

 

아이들이 우- 나갔다.

 

잠시 후,

아이들 중 하나가 뭔가 호스 같은 걸 팔에 걸고 들어오더니

"테이프 주세요."

아주 당당하게, 바 안쪽까지 휙 들어와서는

여기 저기 뜯어본다. 이런.

"테이프 뭐 할건데?"

"테이프 없어요? 그냥 주세요."

이 자식, 아주 건방지군.

"내가 왜 너한테 테이프 줘야 하는데?"

이번엔 아이가 당황한다.

"테이프가 필요하면, 빌려주세요- 하는 거야. 그래 안 그래?"

"테이프 주세요."

말은 똑바로 못해도, 표정은 봐줄만했다. 그래서 테이프를 꺼내 길게 뽑으니

손가락 길이만한 곳에 손가락질을 하면서 "여기서 끊으면 될텐데."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친절히 가위로 잘라주었다.

가위가 잘 들지 않았지만,

호스의 끝과 끝을 연결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듯 보였다.

 

 

그렇게 아이가 나가고 이번엔

다시, 그 아이들 군단이 우르르 들어왔다.

이 자식들.

여기가 늬들 놀이터냐?

하긴, 뭐 아니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한.

 

이번엔 아이들이 몸을 꼬면서 문 앞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우르르 들어온다.

"오뻰연마 쥬세요-"

엥? 뭐라?

한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손에 떠밀려 말한다.

"오백원만 주세요."

오백원? 이것들이 나를 호구로 알아!

 

"오백원? 왜?"

한 아이가 솔직하게 "뽑기 하려구요."라고 말했다가 친구들이 봉합에 나섰다.

"늬들 이 동네 사니?"

다들 네- 해방촌에 살아요- 저도 여기 살아요- 하고 난리다.

"그런데, 왜 내가 너네한테 오백원을 줘야 해?"

역시 아이들은 이런 질문에 대답을 못한다.

그러더니 내가 혼내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니 쭈뼛거리며 뒤로 빼다가

우다다 달려나간다.

이것 참. 웃어얄지 울어얄지.

 

 

 

그러구는, 동네 아는 분과 아이가 햇볕의 공습을 피해 잠시 쉬었다 가고,

 

그리고 오후 4시쯤.

손님도 없는데 문닫고 들어갈까보다- 하는 심정이 강하게 솓구치던 와중에

한 커플이 들어왔다.

미니벨로 자전거 2대를 나란히 가게 앞유리에 기대 세우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2개요-

저-----번에 한 번 왔던 손님.

난 보통 안면인식장애라 불릴만큼 사람 얼굴을 못알아보기로 유명한데

희안하게, 커피 손님은 한 번 보면 얼굴을 기억한다.

이건 내가 다른 샵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던 이상 현상으로

아직까지 내가 왜 그런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여간, 그 분이 아마도 여친으로 보이는 어떤 분과 함께

이 언덕배기에까지 자전거를 끌고 왔으니-

문 안 닫고 지키고 있길 잘 했다.

나중에 계산을 하시고 나가실 때- 물어보니

야후에 웹툰을 그리고 있다고 하신다. 오예-

다음에 그림 받기로 했다.

 

 

그러구는, 또 동네 단골손님이 오셨다.

밤 타임 일놀이꾼이 늦는다고 해서 걍 문 닫고 갈라고 했는데

아메리카노 한 잔 시키신다.

저 분도 참 자주 오시네-

이제 막 문닫고 가려던 참이라고 말하고 나니,

괜히 그 말해서 불편하게 해드렸다 싶어 후회.

 

이제 달군이 와서 라면을 끓이고 있고,

난 또 배가 고프니 뭘 먹다가 시간을 대충 떼우기로-

하루가 참--------------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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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36)

-4-

 

 

네 번째 고랑이었던가...

 열무싹안뇽~

 

짜잔~~

잎이 조금 얽은 채 올라온 걸 보면 애들이 고생스럽긴 한 모양입니다.

올봄이 그다지 따숩지 않아서 애들이 더딘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쑥쑥 큽니다.

 

싹 옆 동물발자국용자의 발자국

이건 열무나 엇갈이 같은데, 보이나요? 저 무례한 발자국...

분명 국토부 사주받은 로봇개가 아닐까..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제 싹이 났으니

김을 매야죠.

 

김매는 농부김매는 자세

 

앞에서 네-다섯쨋줄.  아마도 희진씨가 심은 줄? ㅎㅎ

아직까진 본격적인 김매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렇게 환삼덩굴을 뽑아주어야 하고요. 조만간 다른 풀들도 마구 올라올테니, 담주에 올 때는 마음의 준비를...

 

 

 김매기다 뽑아불자~

 

 

에또- 잠시 넋을 잃게 했던 또 다른 아이들.

 

노란 싹맨 앞줄.. 노란 나비같은..

 

노란 나비 같죠?

강쪽으로 맨 앞줄에 보이는... 아주 미치게 이쁨.

노란 싹싹...이 노랗다!

우리는 불복종 새싹이다! 어쩔?

 

 

하여간, 이렇게 밭을 돌아보고는

다시 콩밭에 갔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자꾸 켕기는 것이 있었거든요.

 

 

혹시, 너네 콩이니?

콩 새싹콩 인 듯..

 

다시 간 콩밭에는 누군가 일부러 뭔가를 심은 것 같은 포스로 자라주시는 새싹이 드문 드문 보였습니다.

가로 세로 1미터 정도씩 폭으로 심어진 이것들...(분명 이렇게 넓게 심지는 않았을 터..ㅡ,.ㅜ;;)

떡잎이 올라올거라 생각하다가 군데군데 이런 모양의 싹무데기를 보고

파보니 노란 콩알이 뿌리에 붙어 있네요. 뭐... 맞는 것 같음.

분명 호미로 심은 것 같음. 너무 깊어서 애들이 올라오느라 낑낑...

유난히 올봄이 춥기도 하고, 까치의 공습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깊이 심은 게 오히려 그게 얘네들을 살린 건지도.

하여간 콩 싹튼 소식에 모두들 함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얘네,

토종이니까요. (후후, 귀한 종자...)

 

그리고 간밤에 폭우가 내렸지요.

천둥, 번개, 벼락! 저는 텐트 안에서 말랴를 꼭 붙들고 덜덜...

아침에 보니 저희가 쓰던 전기가 벼락 맞았는지 나가버렸더군요.

작물들은 잘 자라겠지요.

다음주에는 김매기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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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35)

영농일지 배너불복종 영농일지

-3-

 

날짜 |  2011년 4월 29일 금요일

날씨 |  우중중. 해는 살짝 나왔가 가고... 한밤에 폭우, 천둥, 번개!  (최저기온 7°C  ,최고 기온 18°C )


 

 이러구 쓰믄 되는 거지? 크흠-

저는 어제 밭에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주 주말엔 모두 두리반에 51+ 공연 가는 듯하고

밭에 가봐야 별볼일은 없기 때문에 한 주 쉬는 기분으로다가...

그래서 이번 주에는 쉬려다가, 밭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이번 주엔 휴일이 하루밖에 없지만, 가기로 했습니다.

 

두 시간을 졸며 끙끙거리며 도착한 두물머리.

배고파 죽을 것 같았지만, 먼저 콩밭부터 들렀습니다.

복사꽃 지는 텃밭복사꽃은 지고, 하얀 꽃밭이..

 

우리 콩밭은 바로 여기.

하얗게 피었던 복사꽃은 다 지고 빨간 꽃술만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발밑에 하얀 꽃무더기가...

흰꽃 무더기혹시 이름을 아시나요?

안개꽃만한 꽃송이들.

너무 순하고 밝고 예뻐 넋놓고 있었음.

잠시 후 정신 차리고 콩밭을 살폈습니다.

콩밭콩(?) 밭

 

뭐가 있을 것 같지 않은 흙무더기...

정말 오분동안 바닥에 납족 업드려 찾았습니다.

이건가? 아니군... 이건가? 아니군...

 

그러다가 인환아저씨를 만나 밥 얻어먹으러 갔다 왔어요.

콩밭은 포기하구 큰 밭에 갔습니다. 인환아저씨는 조만간 콩 모종해서 다시 심자고 격려해주셨지요.

큰 밭 가는 길. 

.. 노지 딸기젤 먼저 보이는 건, 딸기!

 

봄날이 부르짖었던 노지 딸기!

딸기가 꽃을 피웠어요.  그 옆으루 감자들도 삐죽삐죽 올라와 있고요.

감자감자에 싹이나서 잎이나서...

 

그리고 광활한 우리 밭에 도착.

역시 제일 먼저 맞아주는 건 얘네들.

밭두럭 환삼덩굴싹 환삼정굴 싹

 

저 오싹오싹한 자태.

드디어 김매기의 시절이 돌아왔군. 저 삐죽한 것들 쏙쏙 다 뽑아야 함.

네가 이기는지 내가 이기는지는 두고봐야 한다지만,

그 넓은 밭의 고랑을 혼자 다 뽑으려면 하루 종일 해얄 듯. 그래서

싹이 난 데만 뽑기로 했다.

 

.싹헬 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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