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롹 정신

친구와 새만금 롹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깽판을 놓는 방법을 한참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빠른 방법은
가수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는 방법이 있겠다 싶었다.
안티 운동, 그 방법에 대해
당장은 조개무덤을 세워보자, 조개를 던지자, 안티 푯말들고 서 있자
이런 것들이 떠올랐지만, 왠지 그런 일을 하려니 괜히 피로가 더 밀려오고,
강산에, 윤밴 이런 사람들에게 생명이니 평화니 그런 거 말해도 별반 먹힐까 싶지만,
그 자체가 허무한 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나의 현실,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면 한 번씩 부르고
또 즐기는 것도 사실이니.
무턱대고 욕을 하는 것도 방법은 방법이겠으나
내가 피로하지 않도록, 걍 읽을지 안읽을지 모를 편지 하나
솔직한 심정 담아 써 보내는 게 좋겠다 싶었다.
오늘은 어떤 사람이
그 새만금 롹 페스티벌이 새만금 방조제 안티 콘서트인줄 알고
가려고 했다고 하는 걸 보면,
사람들이 그 콘서트의 의미도 잘 모르는 게 맞겠다 싶고.
가수들 별반 다르지 않겠다 싶고.
어이쿠, 더워...
덥다.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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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들을 보지 말아요

책을 읽다가 기억에 대해 생각해본다.

신경학적 이야기 모음집같은 그 책에는

뇌의 측두엽 어느 한 곳의 손상으로 기억이 싹 사라지거나

엘 도퍼라는 약물의 투입으로 애인을 죽였던 기억 같은 것들이 불쑥 튀어나오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해놨다.

 

내가 경험한 무수한 것들의 자세하고도 구체적인 심상들은

뇌 속에 온전히 남아있다고 한다.

그리고 휴지기에 놓여있는 상태. 그것이 정상적인 상태.

때로, 어떤 이유에선지 몰라도, 어느날 갑자기, 혹은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후

휴지기에 있던 부분이 각성되면서

마구 풀어지며 자신의 눈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버린다.

 

내 기억들도, 어떤 것들만 남고 어떤 것들은 잠장적 휴지기에 들어가고 있겠지.

그걸 떠올리는 데는 어떤 자극, 혹은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계기로부터일 것이다.

 

어젯밤, 몇 년 전에 썼던 일기들, 그러니까 홈페이지에 올렸던 잡담들을 뽑아놓은

종이다발을 펼쳐 보았다.

대학 초년생의. 사회에 불만이 많은, ㅎㅎ

엄마 집에서 들고온 몇 개의 책봇다리 속에 같이 끼어 온 그 뭉치에는

고통의 흔적들이 많다.

신경질적이고 우울하며, 언제든 곧 죽어버릴 것 같은 감상적인 배설들이.

처음엔 그런 것들에 무에 미련이 있어 이렇게 종이다발로 뽑아두고 여태 놔뒀었는지 싶게

굳이 나라고 할만한 것들이 아닌 것처럼, 남의 글처럼 읽어가다가

키득거리던 틈에 어느새, 내 몸이 그 때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익숙함이 그 거리를 금방 유야무야 만들어버린 것 같은.

난 이미 그런 것들과는 애저녁에 단절했다고 믿었는데

그런데, 날씨 탓인지

몸의 생리적 주기 때문인지

저녁에 들은 싸이먼 앤 가펑클의 베스트 모음집 때문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그런 잡다한 일기들의 기운이 몸을 감고 있다.

 

기억을 선택적으로 뽑아낼 수 없다고, 저자인 신경학자는 말하지만

반복되는 기억에는 몇 개의 것들만 등장한다. 이른바 기억의 톱텐 같은 것.

그 것들 중 뺑뺑이 돌려 툭 튀어나오는 것들이 의식의 표면에 등장하는 것.

그리고, 아마도 그런 선택지들은 환자의 심리상태, 감정, 욕구등이 무의식적으로 불러온 것일 수도 있다고

저자는 보는 것 같다.

C부인은 행복한 향수를 불러들여 그 안에서 영혼의 안식을 얻고

M부인은 그 레파토리에 진절머리를 내며 벗어나고 싶어한다는데

나는 무슨 일로 그 일기장을 들추었던 것인지.

진절머리까지는 아니어도, 고개를 돌리고 싶은

항상 몸이 져릿거리는 것 같은 정신적 고통을 외면하고 싶은

그런 마음 뿐인데.

아마도 배가 고파서 더 그럴 것이다. 아마도 날씨 탓이겠지.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지는 않겠지만, 좋은 기억만 떠올리도록 하고 싶다.

그러니,

과거의 일기장은 호기심에라도 들추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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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

내가 낯설다.
벚꽃이 피면, 매년 봄 가슴이 짠해져,
저 벚꽃 다시는 안 볼테다, 그렇게 다짐을 하곤 했는데
남산길, 버스를 타고 지나거나 걸어가거나
길가에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에도
나는 아무 감응이 없다.
꽃들이 만개하였는데도 이렇게 시큰둥한
나는, 내가 맞나.
꽃들을 굳이 보려고도 하지 않지만,
어쩌다 보더라도 그냥 하나의 풍경처럼 지나가버리는 것이.
대추리에서는, 날마다 지나다니던 길가에 맨 처음 쑥이 올라오는 것도 발견하고
밭 구석에 흔하디 흔하게 피어나던 손톱만한, 코딱지만한, 깨알만한 꽃들에도
맘이 환해졌던 것에 비하면,
내가 왜 이렇게 되었나 싶게.
저런 것들, 그냥 저렇게 심어놓은 것들.
기다리지도 않았고 사랑하지도 않았던 그런 꽃들.
장난감처럼 진열된 나무와 꽃과 사람들.
대추리에서 나올 때, 마지막으로 한 일은
작년에 밭에 꽂았던 허브들을 캐는 것이었다.
뿌리째, 가지째,
플라스틱 바구니의 바닥을 삽으로 쪼개 구멍을 내고
거기에 소쿠리 쪼가리를 잘라 채를 만들어 구멍을 덮고
그리곤 흙을 퍼담았다.
잘린 허브들을 이식(移植)했다.
의미는 없었다.
우리, 이사가자,
여기 두고 가지 않을게.
그냥 그런 마음만이었던 것 같다.
장기 척출하는 외과의사처럼
가는 혈관들은 잘라내고
살아남고 적응할 수 있을정도로만, 딱 그만큼만
담았다.
그리고 이사를 왔다.
예민한 레몬밤은
결국, 말라죽고
무던한 스피아민트는
시퍼렇게 살아있다.
옥상에 나란히, 그렇게 진열된 삶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대추리가 아니라면 이 곳에서라도
새 삶을 새롭게 피워내야한다고 생각했다.
꺼져버릴 것 같은 몸을 쉬게 하는 것이 두려웠던 걸까.
억척같이 살아내는 저 스피아민트처럼
그렇게 살아내면 될 것 같았는데
시푸르고 퉁퉁하게 자라는 모습이
괴기스러운 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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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도 전쟁기지

 
평화의 섬, FTA로 상처받고 군사기지로 상처받고
[지역언론 별곡-184] 분노 가득한 제주, 누가 그들을...
텍스트만보기   박주현(parkjh) 기자   
 
 
▲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는 지역 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삭발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 제주의 소리
 
'거리로 나선 성난 제주민들'
'수백 년 삶의 터전 쫓겨날 판'
'지역반대 뭉개는 해군기지 결사반대'


'평화의 섬' 제주도가 '분노의 섬'으로 바뀌었다. 기사와 사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한미FTA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그런데 이번엔 해군기지 건설문제로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사나워지고 있다.

김태환 도지사까지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600만원이 선고돼 갈등 중재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민심이반은 설상가상이다. '평화 제주호'가 격랑에 휩싸여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질 않는다.

'평화의 제주호' 격랑에 흔들... 왜?

 
▲ <제민일보>는 '해군기지 유치 정부지원 기대이하'란 기사를 비롯해 관련기사를 계속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 제민일보
구원의 손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중앙과 타 지역 언론들은 별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고립무원이 따로 없다. 제주지역 언론사들만 노기 가득한 민심을 전달하느라 여념이 없다. 사설과 논평에서 연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한미FTA 협상타결로 흉흉해진 민심이 해군기지 강행으로 '폭발 직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분위기가 극도로 사나워진 13일 오전. 제주지역 언론들이 일제히 "참여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위한 수단으로 인권유린 등 정도를 넘어서는 방법까지 동원,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 장관의 방문과 맞물린 시점이다.

강한 바람과 함께 간간이 비가 흩뿌리는 날씨를 보이면서 제주도 전 해상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날이다. 하필 바람이 강하게 불고 돌풍까지 일던 날 김장수 국방부장관은 제주지역을 방문했다. 그러나 화근이었다.

김 장관의 제주도청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오전부터 모여든 해군기지건설 반대 측은 도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곧바로 시위대와 경찰간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지역언론들도 부산해졌다.

제주지역 언론사들은 "경찰은 해군기지 반대 대책위 회원들은 물론 여성들과 신부 등 종교인들을 포함한 시위대 약 70명을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과잉진압이 문제를 증폭시켰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역신문들, 성난 민심 릴레이 보도

 
▲ <한라일보>는 14일 사회면에 전날 시위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점들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 한라일보
 
김 장관은 격렬한 시위로 예정시간 보다 다소 늦게 제주도청을 방문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국방부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제주도의 오랜 숙원사업인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지역발전을 위해 법적절차에 따라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제주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 하겠다"며 당근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언론의 초점은 국방장관의 입보다 반대주민들의 성난 얼굴에 무게를 더 두었다. 특히 지역신문들은 정부와 도정이 지역주민을 무시한 채 비밀리에 국방부장관의 제주방문 일정을 수립하는 등 해군기지를 강행함으로써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민일보>는 '정부·제주도, 인권무시 강제연행' 기사에서 "해군기지 반대 시위에 동참했던 도의원들은 물론 신부와 수녀들까지 무참히 끌려 나가는 사태까지 발생해 공권력에 대한 도민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고 인터넷신문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했다.

또한 "격분한 반대단체들은 '제주도정이 국방부장관과 물밑접촉을 통해 제주도를 팔아먹으려 한다'며 폐쇄행정으로 일관하는 김태환 도지사의 퇴진을 촉구했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제민일보>는 지난 11일 사설 '지역반대 뭉개는 여론조사라니'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해군기지 유치여부를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결정짓겠다고 밝혔으나 미심쩍은 부문이 많다고 문제제기 했다.

이 사설은 "김태환 지사가 해군기지를 도민사회로 던진 것은 일찌감치 예상된 일이다"며 "도민들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정작 해당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묵살 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갈등 야기한 여론조사" 잇단 문제제기

 
▲ <제주일보>는 김장수 국방부장관의 13일 회견내용의 기사를 무게 있게 다뤘다.
ⓒ 제주일보
 
지역 언론사들은 '평화의 섬' 이미지를 무참히 깨버릴 가능성이 짙고 지역민의 첨예한 갈등을 낳은 민감성 현안문제를 일반 유권자 0.36%의 설문결과로 판가름 낼 성질의 문제는 아니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라일보>는 14일 사설 '난제 겹친 도정, 중심 잡고 흔들림 없길'에서 도정이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렸음을 우려했다. "그렇지 않아도 FTA 협상으로 제주의 중심축인 감귤산업이 휘청거리며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 사설은 "최대 지역현안으로 대두된 해군기지 문제 역시 살얼음판을 걷듯, 앞길이 험난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표현했다.

그런 뒤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 하겠다'는 지사의 발언은 찬·반 양측의 격론만 불러 일으켜 도민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차분한 논리보다는 감성적 호소 등이 줄을 이으면서 해결의 실마리는커녕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는 '평화의 섬 군사기지로 전락하나…?'란 특집기사를 통해 해군기지의 섣부른 결정이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주의 소리>는 특히 '신부·수녀, "왜 우리가 경찰에 연행됐지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3일 경찰이 사상 초유로 현직 도의원은 물론 성직자인 신부 4명과 수녀 4명을 연행해 공분을 사고 있다"며 상세하게 보도했다.

"제주경찰은 제주도의 시설보호 요청을 받아 13일 오후 2시 15분부터 3시 20분까지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치며 농성을 벌이고 있던 주민 71명을 연행해 갔으나 연행자에는 현직 도의원 문대림 의원은 물론 천주교 제주교구 소속 임문철·고병수·노승준·홍석윤 신부와 수녀 4명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성직자까지 연행... 험난한 가시밭길 예고

 
▲ <제주의 소리>는 관련 기사를 동영상과 함께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다.
ⓒ 제주의 소리
 
이 인터넷신문은 또 "군사정권 시절에도 강제연행하지 않았던 성직자까지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며 "게다가 남원읍 주민 30여명의 경우 집까지 태워준다고 속인 후 제주경찰서로 연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 고발했다.

그러나 <제주일보>는 향후 험난한 상황을 염려했다. '도정 험난한 가시밭길 예고' 기사에서 김태환 지사에 대해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인 벌금 600만원이 선고된 내용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갈증 중재역할의 부재상황을 우려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12일 김 지사 등 피고인 9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 일부 공무원에 대해서는 1심보다 높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김 지사가 1심에서 법정 벌금형 최고액인 600만원을 선고한 것을 감안,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공소사실 중 3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벌금 600만원을 그대로 선고했다.

이처럼 제주는 지금 3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그중 한미FTA 감귤류 협상 결과로 실망이 어느 지역보다 크다. 쌀과 동등한 대우를 해 줄 것을 주장해 온 제주도민들의 상처가 깊다. "'제주경제 붕괴'란 말 이외에 달리 할 표현이 없다"고 지역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게다가 해군기지건설 강행으로 성난 민심은 더욱 사나워지고 있다. 아직 대법원의 판결이 남았지만 도지사의 2심 벌금형도 악재다. 갈등중재와 조정은 그래서 더 안개속이다. 그나마 지역 언론들이 이 소식을 육지로 전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날씨마저 더욱 사나워지고 있다"는 기사가 더 크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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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어이없다

허세욱 동지의 죽음 소식을 싣고,
답글을 달려고 보니
그 바로 밑에 한미 FTA 광고를 실었다.
번쩍번쩍 화려한 배너.
"한미 FTA는 우리 미래의 '행복자산'입니다."
요란한 저 광고 당장 안내리고 뭐하나.
전화해도 안 받는다. 오마이.
증말 왕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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