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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어젯밤엔 그믐달이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쓸쓸히 웃고 있었지.
언덕을 오를수록
달은 자꾸 저만큼씩 멀어지고
목덜미가 갑자기 서늘해져.
집에 돌아와 냉장고를 열고 넘버 11을 꺼냈어.
11.
뚜껑을 여는데, 칙 하고 가스를 분사하는 것이 역시 도수는 거의 없는 듯.
여봐들.
첫빠가 잘 숙성되었소.
약 15리터의 음용알콜이.
플러스 알파도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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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일기

동굴 속에 확 틀어박혀서 지금 꿍꿍 뭘 하고 있다.
매년 그래왔지만, 올 한해도 작년에 내가 생각했던 모습대로는 흘러가지 않는다.
삶이란 얼마나 변화무쌍한지.
남산골에서 내가 요즘 하는 일이란
술을 빚고 달리기를 하고 과학책을 읽고
그간 무심했던 가족들이 폭탄같은 선언들을 쏟아내는 것을 묵묵히 듣는 일이다.
먹고 살기 위해 학원에서 일하는 것은 같지만
이 마저도 내년에 또 어찌 될지.
삶이 불안정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는 다르게
나는 꽤 한 가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게 가나 저렇게 가나 어떤 경향성 같은 것들은 끊임없이 나를 추동한다.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억들이 한없이 멀어졌다가 우수수 돌아와 가슴에 안긴다.
 
* 돈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그 무엇.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그것이 내 생명의 기반이긴 하나 언제나 반쪽짜리라는 것.
 
* 대추리
 
잊혀질 그 무엇이 아니라 자꾸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하는 추.
삶의 농도를 재는 비중계.
 
*  사랑했던 자들
 
다양한 색깔들로 언제나 모습을 바꾸어, 내 술잔에 얹어지는 장식물
 
* 버마, 이랜드, FTA, 노무현
 
내 수양의 강도를 높여주는 키워드. 아....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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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셨다

가을이 오는 것은 가로수들을 보고 알았다.
시퍼렇고 힘차게 팔을 흔들던 나뭇잎에 중년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것을 보고.
어젯밤엔 가을이 오는 소리에 귀가 하도 시끄러워 잠들지 못하고는
스르륵 일어나 노트와 펜을 들고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는.

내 방 창가에는 온갖 풀벌레들이
오늘 밤에도 쎄륵 쎄륵 쎄륵 쎄륵 울고
방금 착륙한 외계 생물체들처럼 귀를 간질이는 소리
자기들만의 비밀스런 언어들을 나누고 있다.
먼 길가의 가로수 어디 쯤에서도 숨가쁜 듯 쌔액- 울어대는 매미
머릿 속 불빛들 하나 둘 꺼질 때
등줄기 따라 은하수가 흘러가고.
(...중략...)
몸 속 잠들어있던 수천 마리의 풀벌레때가 부풀어올라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밤의 공기는 차다.
가벼운 허물들이 서리되어 떨어진다.
나는 밤마다 야위고 하늘은 밤마다 푸르러진다.
끝.
그러고는 창문을 닫고 풀썩 침대에 드러누워 솜이불 덮고 잠들었다는...
가을이 오셨다.
환절기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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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한탄

예전에 한 친구가 물었다.
지금 바로 생각나는 사자성어 2개를 대 봐.
(당신도 함 생각해 보삼.)
음...
나 : 고육지책
친구 : 크킄. 또?
나 : 사면초가...
친구와 그 옆 사람들 : (일제히 박장대소)으하하하하하...
나 : 왜 그랴?

처음 생각난 것은 인생관이요,
둘째 생각난 것은 연애관이란다.
그래, 생은 苦요,
연애는....
벌써 한 달이나 지났나 싶은 이 대화가
내내 잊혀졌다가 오늘 떠오르다니.
솔직히 오늘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오늘, 간만에 쉬는 토요일, 내일도 쉬는 날인, 연휴 토요일.
같이 사는 친구도 안 들어오겠다고 말한 절호의 찬스 토요일,
동료들에게 연락해도 다들 바쁘거나 전화를 받지 않아 이리 저리 몸을 굴리다가
결국 연구실에 와서 강좌 하나를 들었다.
강좌는 재미있었다.
고로, 지금 나는 전혀 비애스럽지 않다.
근데, 연구실도 지금 문을 닫아버린단다.
남은 밤은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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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락, 기네스 신청?

아무리 기사를 끝까지 열심히 읽어도,
뭘로 기네스에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뉴스도 보니까, 정재윤씨는 뭔 상장을 받는 것 같드라. 후훗.
 
새만금 걷기 '기네스 기록' 도전 실패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8-03 17:51 | 최종수정 2007-08-03 18:53
 
새만금서 최다인원 걷기 기록 도전

3만3천명 참가 목표...2천55명에 그쳐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새만금 락(樂) 페스티벌 '라피스 2007(RAFFIS.Rock and Forum Festival in Saemangeum)'을 기념하기 위해 3일 새만금방조제 일대에서 열린 걷기대회가 '기네스 세계기록' 도전에 실패했다.

새만금 락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새만금방조제의 길이 33㎞에 맞춰 관람객과 주민 등 3만3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군산 자동차전시관에서 방조제까지 5㎞ 구간에서 걷기대회를 개최한 뒤 이 기록을 기네스북에 등재하려 했으나 참가자 수가 부족해 기록달성에 실패했다.

이날 대회에는 당초 목표였던 3만3천명에 훨씬 미치지 않은 2천55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 수가 턱없이 부족하자 기록을 주관한 한국기록원(원장 김덕은)은 이날 오후 4시 도전 실패를 공식선언했다.

조직위는 걷기대회와 함께 ▲최다군중 YMCA 댄스(기존 세계기록 1만3천588명) ▲최다군중 라인댄스( " 1만2천168명) ▲최다인원 타악기 연주( " 7천915명) ▲최다인원 집단 풍물길놀이(새로운 부문) 등 4개 부문에서도 세계기록에 도전했지만 참가자 수가 부문별로 1천-2천여명에 그쳤다.

그러나 '새만금방조제 5㎞ 걷기'기록은 새로운 부문으로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의 '최대참가(Mass Participation)'부문에 기록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한국기록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가 평일 오후에 열린데다 폭염까지 겹쳐 참가자 수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며 "세계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모든 부문에서 한국신기록은 수립했다"고 말했다.

sollens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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