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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

 

 새내기오티에 다녀와서.

주절주절 왕피곤한 몸으로 , 지금 이 상황을 잊지않기위해 끄적.

 

정확히 2년전,

내 입에 맥주잔을 들이붓는 선배의 손을 뿌리치고 뛰쳐나와서 엉엉울면서 배회했던 신촌의 기억.

강요되는 술잔에 FM에 게다가 남아있는 여자선배는 한명도 없었던 그 때의 기억 때문에, 꼭 살아남아서 새내기를 맞이하리라! 마음먹었지만  왈랑절랑 자신이 없었다.

그 이상하고 토할 것 같은 공간에 다시 발을 들일 에너지가 없었던 것.

 

그렇게 괜한 죄책감만 가득 가진 채, 작년의 이 기간을 보내고나서 후회가 참 많았더랬다.

 

1년을 잘 쉬고나니 에너지가 생겼는지, 아님 내가 좀 더 뻔뻔한 내공이 쌓인 것인지, 암튼 얼굴에 철판깔고 새내기 오티에 찾아갔다.

함께 반에서 퉁겨져나왔었던 동기 여자친구들에게도 연락해서 몇 명이서 함께 갔는데, 그게 자신감을 갖게 되는 데 중요했던 것 같다.

 

이래저래 많은 이야기들 나누고,

왠지 말이 통할 것 같은 몇몇 새내기들과 번호도 주고받고,

그리고 그동안 아예 모르고 지냈던 07학번들과 이야기도 해봤는데 정말 가기를 잘했다는 느낌.

훈늉한 후배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라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동시에 '진작 왔으면, 이런 훈늉한 후배들을 더 빨리 만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진짜 성별을 떠나서 참 좋은 후배들이 많았다. 아아 멋져 정말- )

 

 

무엇보다 좋았던건.

나 혼자였으면, FM이나 강요되는 술 같은 거 막아내기 힘들었을텐데 -

떼거지로 가서 막아내니깐 힘도 나고 좋더라.

04학번 마초선배 표정 안 좋은 거 보니깐 역시나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마이크잡고 까칠하게 이것저것 이야기했었는데,

뒤풀이자리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면서 몇몇 새내기들이 동의한다는 식의 의사를 밝혀서 또 한편으로 으쓱으쓱했었다.

 

그리고 같이 갔던 동기 여자친구들과 새삼 한번 더 소통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고 :)

 

 

물론,

익숙하지않은 술자리와 시끄러운 술집의 분위기 때문에 아직도 머리가 왕왕거리고-

오랜만에 고깃집에 가서 고기냄새를 맡아서인지 아님 배고파서 급히 먹은 빵이 얹힌 건지 체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하도 꼐속 말을 쏟아냈더니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이지만.

 

 

그래도,

이번엔 외면하지않고, 피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했다는 느낌.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맞닿고 싶어서 노력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최대 난관은

다음주에 가는 새터이지만 (우엑- 정말 싫어 시러시러 엉엉)

지치지말고, 최대한 즐기면서 내 운동을 풀어나가야겠다는 다짐.

 

끄덕끄덕.

에너지가 정말 많이 좋아진 기분이다.

 

 

진짜 고민도 많이하고,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단 잘해낸듯.

 

 

토닥토닥.

지난 1년동안, 좋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좋은 에너지를 받아먹어서 이렇게 마음이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마워어어어어요. 친구들.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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