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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3/31
    통째로 월화수목금토일(9)
    망이_
  2. 2008/03/20
    하루종일.내내.온통. 서늘해-(10)
    망이_
  3. 2008/03/17
    개념장착.
    망이_
  4. 2008/03/13
    그녀의 문자(2)
    망이_
  5. 2008/03/11
    <여성주의자기방어훈련>날자! 시즌 3
    망이_
  6. 2008/03/09
    여성의 날 행사.(11)
    망이_
  7. 2008/03/01
    똥색의 마음-(1)
    망이_

통째로 월화수목금토일

정신이 없다. 개강을 하고 혓바늘을 달고 다니더니, 이젠 냅다 감기까지 질렀다.

 

월화수목금토일이 통째로 세 번 지나간 느낌이다.

 

매일매일 일정이 있었고, 그것이 세번 반복되었다.

 

두번의 세미나, 두번의 과외, 한 번의 문선연습, 한번의 생협모임, 그리고 한번의 여성주의 소모임을 끝내고 나면 딱 한 주가 지나간다.  조모임이나 영화제나 강연회를 가는 것은 어찌어찌 시간을 맞춰 하루에 두개를 소화해내는 것일 뿐.

 

누군가와 만나 술 한잔 할 여유도 없이.

 

 

처음엔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어느새  '해야만 하는'  "일정"이 되어 7일의 하루를 떡 버티고 앉아서 나를 한숨짓게 만든다.

 

 

일주일이 10일이었으면 좋겠다.

 

그럼 하루 정도는 집에 일찍와서 가족이랑 저녁먹고, 하루 정도는 혼자만의 데이트도 하고,

그리고 남은 하루는 음,,,,,,,,,,,,, 연애를 하면 되겠구나. (응?)

 

 

그나마 이번주는 애들의 사정으로 과외가 취소되는 천운으로, 무사히 본관집회에서의 문선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 이거도 기념으로 사진도 남겨놓고 포스팅도 하려고 했었는데 다 귀찮다 다 귀찮어. ㄷㄷㄷ

 

 

 

내일도 또 월요일이 시작된다.

또 통째로 1주일이 지나가겠지.

 

응응.

 

지치지 말고 꾸욱.

 

 

 

 

 

/아, 그래도 이번주에는 영화를 세개나 보았다.

이대 여학생위원회에서 상영한  무성애자에 관련된 '무색인간' 과 10대 레즈비언감독이 직접 만든 '두여자의 한여자'

 

그리고 어제 인디다큐에 가서 본 천막.(으으)

포스팅은 물건너 갔지만,  영화를 보면서 했던 많은 생각들은 마음과 머리 속에 꼬옥-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많이 바뀌었다.

옷을 사는 건 오히려 늘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었는데 (그래서 잘 안하는 행동이었는데)

이번 주에만 4벌을 샀다. 그리고 바보 안경테까지. (생애 처음 인터넷 쇼핑을! ㄷㄷㄷ)

- _- 물론 다 갱장히 싸게, 그리고 짱 맘에 드는 베스트 아이템들이긴 하지만, 어쩌다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충동적인 소비로 흘러가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ㄷㄷㄷ

일단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보고 계속 이러면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생각해봐야지.

 

 

/통째로 시작될 내일과 한 주를 위해 자야하지만,

조모임은 끝날 기미를 안보이네.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문제는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수업을 너무 열심히 듣는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응?;;)

왠지 활동하는 사람이면 당근 갖춰야할 것만 같은 쿨- 한 수업쨈과 과제소홀이 나에겐 너무나 큰 심적부담...

그치만 본성이 찌질한 걸 어쩌랴. 내일도 피토하며 강의실을 전전하겠지.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앗,

 

20학점 드롭은 너무해-

 

휴학은어때? (속닥속닥-)

 

너무해.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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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내내.온통. 서늘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 학교로 돌아와 늦은 세미나를 끝내고 나니, 뼛속부터 몸이 시려왔다. 총여학생회실을 뒤져, 집에 입고 갈 수 있을 만한 옷을 찾아내어 지친 몸을 질질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지하철 안. 써야할 에세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읽다만 벨 훅스의 ‘사랑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꺼내든다. 나에게는 잘 와 닿지 않는 문장들을 지나쳐 쓱쓱 읽어나가다가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한다”는 문장에 꽂힌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너무 힘든 난, 역시 그래서 사랑이 힘든 것일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실에 있던 엄마가 인기척에 돌아섰고, 그리고 꽥 소리를 질렀다.

"야! 너 그거 남자 옷이지!"

나는 엄마의 그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는 멍했었다. 대체 왜 저러나. 추워서 친구꺼 입고 온 건데, 남자꺼든 여자꺼든 뭔 상관이람. 평소에도 내가 이런 스타일 자켓 안 입는 것도 아니고..

뒤따라 휘청이며 따라온 엄마는 확증을 잡았다는 듯이 나를 붙잡고 울 듯한 목소리로 "너 요즘 생리 안하지 그렇지? 너 왜 아직까지 생리를 안 해? 너 나쁜 짓 하고 다니는 거지"라며 숨도 쉬지 않고 쏟아냈다.

아,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생리를 하는 기척이 없는 다 큰 딸을 보며 온갖 상상의 시나리오를 펼치며 불안해했을 그녀는 내가 어떤 남성의 옷을 입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엄청난 분노로 몸을 떨었겠지. ‘저년이 어디서 뭘 하다가 들어온 건지‘ 1초도 안 되는 시간동안 엄마는 이미 영화 한편을 찍어버린 것이리라.

순간 엄청난 절망감이 밀려와서 "내가 생리를 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욕조로 도망쳐버렸는데, 뒤에서 엄마의 절망감이 온몸으로 느껴진다.‘뭔 상관이야’라는 말이 엄마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다 큰 딸이 생리를 하는지 안하는지 계속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구나... 그동안 내가 생리를 할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을 생각하니,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참 못할 짓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엄마에 대한 측은함과 미안함이 들고,

동시에 내 몸의 생리현상이 누군가에게 단속되고 있다는 생각에 엄청난 분노와 절망감이 밀려온다.

자아분열이 일어난다.

내가 한 달에 한 번 피를 흘리는 이 현상이, 누군가가 나의 행위를 단속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왜 이렇게 나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지.. 내 몸의 자궁이랑 등등을 들어내고 싶은 기분이다.

왜 하필 여자로 태어나서 이런 몸을 가지고 있는 건지, 저러한 시선의 대상이 되는 건지...

내가 여자임을 드러내는 모든 것들을 다 도려내 버리고 싶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떨림이 좀 잦아들까 싶어서 몸을 담그는 순간, 내 젖가슴 두 개가 보이고 순간 역겨워진다. 저것도 다 도려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원치않는 적나라한 시선들에 노출될 때에나, 혼자 있는 집에서 샤워를 하다가 밖에서 나는 인기척에 온 몸을 긴장시키며 후다닥 젖은 몸에 옷을 억지스레 끼워넣고 싸울 태세를 갖추다가 침입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 허탈감과 절망감에 빠져 주저앉을 때에도 늘 내 몸의 많은 것들을 도려내버리고 싶은 충동에 빠져든다.

페미니즘 서적에서 뻔질나게 볼 수 있는 ‘너 자신을 긍정해’라는 말은 이 사회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

이렇게 일상적으로 내 자신이 싫어지는 경험을 수도 없이 하며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나에게 '사랑'이라는 말은 더더욱 어렵다.

점들이 모여서 선이 된다.

이렇게 일상적인 가슴 서늘해짐이 모여서,  나를 관통하는 서늘함이 되어버린다.

 

마음이 이렇게나 계속 차가워서 참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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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장착.

 

어제 간 스윙바에서,

 

나에게 홀딩을 신청하고 나서는 "리더하세요? 팔뤄하세요?"라고 묻는  개념리더 발견!! (남)

 

만약 블루스 음악이었으면, 용기내서 리딩을 했을텐데,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라 그 분에게 리딩을 부탁했다.

 

와아-

 

별로 마뜩찮은 외부리더들이랑 할때는 평소보다 버벅대고 실수도 나오는데, 웃음이 선한 이 분하고는 빙글빙글 춤추고 웃으면서 잘도 돌았다.

 

조금 있다가 보니깐,

멋진 여자리더분의 리딩에 맞춰 팔로잉을 하고 계시더라.

 

괜춘하네 :D

 

이런 개념장착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면, 스윙이 더 즐거워질텐데 말이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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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문자

문자가 왔다.

 

 

 

고 1때 담임선생님// 이라는 말로만은 설명될 수 없는... 하여튼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그녀의 문자였다.

 

 

'잘지내고 있니? 뜬금없이 ^^ 네가 보고싶구나'

 

.

.

.

 

헐레벌떡 수업시간에 맞춰 교실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는데, 마음이 울컥했다.

간신히 출석시간을 버티고나서 화장실에 가는 척 핸드폰을 가지고 나와서 그 문자를 보고, 또 보고, 보았다.

 

눈물이 배어나오는 것은 물론, 마음 한 구석이 꽉 차오르면서도 또 한편으론 마음이 서늘한 오묘한 느낌.

 

'네가 무엇을 하든 널 믿는다' 라고 나에게 말해준 거의 유일한 사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  가장 존경하는 사람- 하면 주저없이 꼽을 수 있는 사람.

 

내가 교직이수를 받으면서도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고민되는 이유가, 내가 이 사람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가 고민될 정도인 사람.

 

아무튼, 그녀는 내가 그녀를 필요로 할 때를 정확하게 알아낸다.

 

고 2중반무렵이었을까, 한참 학교활동으로 힘들었을 때,

그녀의 편지 한 통에 화장실에서 몇시간을 오열하면서, 그 편지 덕에 살아났다는 걸. 그녀는 알까.

 

 

어제의 문자도.

 

나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순간이었다는 걸.

고민이 몰아치면서, 내 자신이 너무나도 작아지는 것을 일상적으로 느끼는 요즘.

 

꽤 오래동안 연락할 생각도 하지 못했던 그녀에게서 먼저 문자가 올 줄이야.

그녀는 대체 내게 무슨 운명인건지. 정말 엄청난 타이밍을 자랑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꽤 지난 지금에도 나에게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버린다.

 

 

벗어날 수가 없구나. 에헤라디야.

 

 

그 문자 한통으로 그 시간 이후의 하루가 너무나도 벅차고, 가슴뛰고 , 눈물날 것만 같았고.

중요한 건 그녀가 내게 보여줬던 신뢰감이 환기되면서, 왠지 자신감도 생겨났던 하루를 보냈다.

 

 

저녁무렵,

 

'선생님 덕분에 간만에 가슴벅찬 하루 보냈어요. 감사해요'

 

라고 보내자

 

그녀의 답장.

 

'우리모두는 정도만 다를 뿐 모두 애정결핍증후군이자너. 팍팍한 세상, 우리끼리 다독이며 살자.'

 

 

 

아,진짜 -_-

 

애정결핍증후군이라니. 크.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유발하는 능력은 아직도 여전하시구나.

 

 

3월이 가기 전에 꼭 만나야겠다.

 

늘 그렇듯, 선생님은 나에게 많은 걸 물어보지 않을테지.

꼭 껴안아주고나서 활짝 웃으면서 특유의 말투로 '그래, 왜왔노' 할 게 뻔하다.  

 

(그리고 나서 내가 조금만 길게 얘기하면,  요약해서 얘기하라고 할 것도뻔하지만 -_-;;)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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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자기방어훈련>날자! 시즌 3

 

두둥-
벌써 시즌 3다.

과연 잘 될까? 라는 왈랑절랑 마음으로 시작했던 여성주의 자기방어 훈련 프로젝트-
많은 여성들이 시즌 1, 2를 함께 하며 자기 몸에 숨어있던 근육도 찾고,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주먹을 질러보고, 발로 뻥 공을 차보기도 하고, 몸과 마음의 힘을 키워왔다................................................................

라고 말하면 좀 오바이려나.

-ㅂ-

 

 

 

난 아무리 여성주의 이론을 접하고 "네 몸을 긍정하라"라고 말해도, 그게 도저히 되지 않았다. 아무리 여성주의 어쩌구저쩌구 해도 이미 너무 깊이 내재화된 사회적 시선으로 나를 억압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덧 것.

 

난 내 몸을 최대한 해방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알게 되면서, 그것을 함께 하는 여성들을 만나면서부터 그제야 비로소  여성학입문책에서만 보았던 "내 몸을 긍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마음이 마뜩찮은 것은, 우리가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이라는 타이틀을 계속 가지고 가는게 옳은가- 하는 문제이다.

 

이것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야할필요성을 느끼는데 지금은 매우 졸린데다가, 이 웹자보를 열심히 뿌려야하므로 오늘은 홍보로 끝내야징.

 

 

여어여어여어-

혹시

'어려서부터 태권도 꼭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봤다'는 언니들,

'태권체조가 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배워보고 싶다'는 언니들,

'세상이 원하는 여자애의 몸이 아닌 그들의 시선을 넘어선 다른 몸을 가지고 싶다'는 언니들

 

 

모두모두 환영이예요.

우리를 가르쳐 주실 분은, 자타공인 태권체조계의 1인자이시고,

1년가까이 우리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하시면서 완소 여성주의자가 다 되신 송선영 강사님이시랍니다(꺅)

 

 

cafe.naver.com/2007mybody.cafe.
로 오셔서 함께 해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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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날 행사.

 

'여성의 날이 뭥미?' 라면서, '여성의 날을 축하해요'라고 온 문자를 씹었던 작년과 달리 (-_-;;)

 

이번엔 샤랄라 예쁘게 차려입고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어랏.

 

두개의 행사가 겹쳐있었다.

 

민주노총에서 하는 집회와, 한구석에서는 반차별공동행동이 마련한 행사가 있었다.

 

이쪽 저쪽에 얼굴아는 사람에게 대강 인사를 하느라 중간즈음에 있었는데  엠프소리에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무슨무슨 위원장들이 뭐 그리도 많은지 -_-;   -_-   -_-

듣기싫고 보기싫어서 휙 돌아 반차별공동행동 행사에 갔는데 너무 소리가 커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들을 수 밖에 없었다 -_-

힝.

친구손을 잡고 같이 반차별행사에 가자고 했는데, 친구는 그래도 이랜드동지분들과 같이 있겠다고 해서 빠빠이를 했다.

 

늦게 도착해서 그전에 준비한 행사들은 못봤지만,

장애여성공감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도 보고(엠프소리겹쳐서 짜증속상짜증이빠),  요즘 클럽에서 젤 유행이라는 음악에 맞추어서 신나게 춤도 추고, 그리고 가장 재미있었던 건!!

조그만 피켓들을 연결한 기차 속으로 들어가서 구호를 외치면서 시청광장을 돌았던 것이다.

사람들이 재밌어 하면서 피켓에 써있는 문구들을 읽는 것을 보고 신이 났다. 우왕-

그런데 이게 왠일? 시청광장에 익숙한 얼굴들이!  몇일전에 우연히 학관에서 얼굴보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던 새내기분이 기차속에 들어있는 나를 보고 '어랏?'하고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우왕, 재밌당-

월욜이 되서 학교에 가면 그 분을 만나서 재밌게 얘기할 수 있겠다-

어쩌다가 말려서 들어와봤던 총여학생회실의 과격한(-_ㅠ)그림들에 놀라워하시면서 나가서 '이런 거 싫어하시나부다ㅠㅠ'했었는데, 거기서 보니 완전 반갑 >_<

 

마지막엔 행사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기차를 따라서 시청광장을 한바퀴 따라서 행진했는데, 그것도 재미있었다 우훗.

아 맞다. 진보넷의 D군님도 오셔서 분필로 바닥에 이것저것 쓰셨는데 글자로만 봤던 아이디어를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우왕 굳. 옆에있던 사람들도 같이 참여해서 분필로 이것저것 쓰는 것 같더라.ㅎ

15일 다이인때 하면 좋겠당 우앙

 

 

 

행사를 마치고,  다시 친구들을 찾느라 집회쪽으로 가는데 이게 왠일. 우엉.

수백개의 노풍(노란풍선)들이 하늘로 붕붕 향하고 있었다. 맙소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게 둥둥떠다니다가 바다로 떨어지면. 그걸 먹고 내 친구 생선은 죽을수도 있지요.

저건 대체 몇 년이 지나야 썩는 걸까요. 두둥.

어디로 날아가서 언제 어디로 가라앉을까요. 두다답 둠치 뚭.

냐함.

띠로롱.  멍-하니 헬륨가스로 가득채워진 노풍들을 보면서 마음이 또 왈랑절랑 될뻔했다. -_ㅠ

(그런데 빗자루로 만든 짱 귀여운 피켓을 보고 또 바로 실실대며 소리를 꺄악꺄악 질러댔다. 그 피켓을 들고 있던 분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씩 웃으셨다. 아아- )

 

 

상암에서 있는 투쟁문화제에 갔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내 친구는 어떤 대학교에서 열린 다른 문화제에 갔고,

오늘 오기로 했던 고등학교때친구는 동생에게 무슨일이 있어서 못왔다고 했다.

 

나야 뭐, 그냥 친구들이랑 못와서 속상한 것 뿐이지만, 긴긴 싸움이 되고 있는 조합원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게다가 여성의 날이었는데...  말뿐인 여성의 날은 아니었을지 흠. 마음이 왈랑절랑.

 

 

*끝나고 나서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친구와.

시청에서 있었던 행사 모두가 '차별을 철폐하자'는 것인데 왜 따로 해야하는 것일까.

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음이 답답해졌다.

물론 따로 하는 것이 대안이 아니라, 저쪽(-_-;;)에 들어가서 바꿔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데 ...

나는 뭐랄까, 아예 상상도 안되더라. 흠.

 

 

 

*상암에 가느라 여연에서 하는 행사를 못보고 왔는데 , 무려 김장훈(!)님하께서 나오셔서 '난 남자다'를 불렀댄다.  아하하하하하. 이건 뭐. 코미디도 아니고.

 

작년 연세대 아카라카에서 '마초마초맨'을 부르는 바람에 우리 모두를 기절시키셨던 그분!

심지어 그 학교 내에서도 문제제기가 일어서 부르지 않는 그 응원가를 부르다니. 참나.

(게다가 작년에 딱 한번 갔던 야구장에 하필 중간 쉬는 시간에 김장훈이 나왔는데 그 때도 마초맨을 부르더라. 그노래 진짜 좋아하네 거참.)

듣자하니 이명박취임식에서 노래도 부르셨다던데.

 

다른데도 불러주는 곳 많은데, 왜 구지 여성의날행사에 김장훈을 부르셨는지? 알 수 없는 노릇.

 

 

* 시청에서 하는 행사에 내가 다니는 학교 인문대 모 반이 스무명 가까이 몰려와서 신나게 노는 것을 보고 부러워 죽을 뻔. 허허.

내가 다니는 사과대의 숫자랑 그 반 숫자랑 똑같은데..어쩜 그리 상황은 하늘땅별땅만큼 다른지.

완전 부러웠다. 부러워만 하지말고 우리 반도 저렇게 바꿔내는 게 방법일텐데, 잘 하고 있는 건지 왜이렇게 힘든건지 모르겠다.



내가 완전 꽂혔던 빗자루 사진-

어제 보니깐 네이버 메인에 떴더라- ㅎ

근데 반차별공동행사도 완전 재밌는 거 많았는데 네이버 메인엔 한개도 찾아볼 수 없더라. ㅎ뭐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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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색의 마음-

*피자를 시키는 오빠가 습관적으로 콜라도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을 급히 달려가 저지시키고 대체 왜그러냐는 오빠의 짜증에,

사이다 먹어 사이다 사다줄게  

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나.

 

 

코카콜라가 왜 문제인지,

그들이 인도땅에서 행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은 내가 있었다.

1리터의 코카콜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3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그 물은 인도에 세워진 대형 공장 주위의 반경 몇십키로미터의 인도농민들의 생존과 맞바꿔진 것이라고.

더이상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와, 메말라버린 우물에 대해 코카콜라는 침묵한 채 콜라소비를 할 수 있는 재력의 나라들을 위해 오늘도 기계를 돌린다고.

농사를 지을 수도, 마실 물을 구할 수도 없는 인도 빈민들의 삶은 묻혀진 채 월드컵과 각종 스포츠경기를 후원하는 '언제나 코카콜라'뿐이 우리에게 다가올 뿐이라고.

 

 

 

이 모든 말을 뱉어내는 대신에,

마트에 가서 칠성사이다를 사오는데 헛웃음이 난다.

 

 

칠성사이다는 코카콜라와 비교했을 때 차악의 선택인 것인가.

내가 10층에서 1층, 1층에서 10층을 왔다갔다하며 사용한 엘리베이터의 에너지소비량은 어쩔것인지.

게다가 세미나에 늦을까봐 엘리베이터의 '닫힘'버튼까지 누르면서 다녀온 것까지 생각하면.

내가 이렇게 일상에서 한번의 콜라-사이다 대체를 실천한다고 해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를.

너무나 거대한 자본의 논리와 기업의 횡포가 국가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 현실에서,

 나는 왜 이렇게 작은 것인지. 너무나 작아서 숨쉴수조차없는걸.

 

 

피자는 콜라랑 먹어야 맛있는데- 라며 투덜대는 오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세미나에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해야했다.

 

너무도 작은 이 세상의 나는 이렇게나 미안할 것이 많은 것인지.

 

 

 

 

* 그저께 새터로 향하는 차 안에서.

진즉에 그만 둔 풍물패와 연락이 닿아, 한 명의 차를 타고 가는 새터장소로 가는 길에 장을 봐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학교앞에서 상암쪽으로 이미 차를 돌리며 '홈에버 가자'라고 말하는 운전자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그랜드마트가면 안돼?' 뿐이었다.

차를 돌리기가 힘들다는 말에,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얻어타는 주제에...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은 누구에게든 부담스러운 것이리라.

나는 그 무거운 짐을 더이상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마음이 황폐해져있었다.

 

즐거운 강화도행 차 안에서, 잠이 오지 않는 나 자신을 원망하며 눈을 감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산 트렁크에 가득찬 과자와 술은 너무도 선명한 홈에버마크가 찍힌 봉다리에 그득하게 넣어져있었다.

 

왜, 이랜드 불매운동을 해야만 하는지.

그분들의 투쟁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이랜드의 김성수회장의 행태가 얼마나 기만적인가를.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이, 그들의 투쟁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말하고 싶은 나와,

그저 즐겁게 차를 타고 가고 싶은 나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모두를 위해 그 이야기를 꺼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나와,

또 어려운 얘기를 꺼낸다고 심각하다고 싫어할까봐 , 그리고 즐거운 분위기를 망쳐야하는 그 엄청난 강도높은 감정노동을 외면하고 싶은 내가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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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내가 교집합이 되어서 똥색이 되어버렸다.

어렸을 때, 미술시간에 물을 제때 갈아주지 않고, 너무 많은 색을 사용하면 물통속의 물이 똥색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으면 예쁜 마알간 주황색이 되었었던가.

내 마음 속의 색이 그렇게 마알간 색이면 좋으련만.

 

멍청이같이

이도저도 아닌, 가운데에 껴서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내가 여기에 있다. 똥색의 마음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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