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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감독을 보다

요즘 학생들 시험기간과 고등학생들의 수시응시기간이 겹쳐 학교가 어수선한 편이다.

오늘은 교양과목 시험감독을 들어 갔다.

처음해 보는 일이라 다소 떨리기도 했지만 사고는 없었다.

답안지와 문제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50명이 조금 넘는 학생들이

눈길이 모두 나에게로 쏠리고 동시에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내가 학생들의 눈에는 아마도 저승사자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 앞에 서니 조금 떨리기도 했다.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답안과 문제를 나눠주자 일순간에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토닥토닥토닥..................................'

답안지를 써내려 가는 학생들의 필기 소리였다.

55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내는 소리가 마치 음악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예전에 나도 저자리에 앉아서 손가락이 휘어져라 답안지를 써내려가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해 한 시간 내내 들려오는 소리에 정겨움마저 들었다.

정작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은 그 토닥이는 소리만큼이나 심장이 뛰었겠지만. ^-^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혹시나 부정한 행동을 하는 학생은 없나 연신 앞자리부터

맨 뒷자리까지 훝어 가며 살펴 보았다. 그러나 시험이 끝날 때까지 발견하지는

못했다. 시험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오며 그런 나의 모습이 참 우습게 느껴졌다.

'저도 그랬으면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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