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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30
    한국의 노동기준은 심각한 후퇴
    한울타리
  2. 2006/09/30
    마빡이의 사회적 의미
    한울타리

한국의 노동기준은 심각한 후퇴

국제진상조사단 '노사관계로드맵은 심각한 후퇴'

국제자유노련(ICFT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조자문위원회(TUAC) 진상조사보고서  

현재 정부가 노사관계선진화를 이룩하겠다는 명분으로 현재 입법준비중인 노사관계로드맵법안이 오히려 국제적인 노동기준(국제노동기구,ILO)에 미치지 못하는 심각한 후퇴안이라는 보고서가 제출되었다.

따라서 지난 9월11일 한국노총, 경총, 대한상의, 노동부, 노사정위원회등이 합의한 '합의안'이 사실상은 노사관계후퇴안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국제자유노련(ICFT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조자문위원회(TUAC)는 부산에서 진행된 ILO 14차 아시아태평양지역총회에 맞춰 사전 진상조사단 활동을 가졌으며 결과보고서가 9월21일 제출되었다.

국제진상조사단의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1996년 OECD 가입 당시 '한국정부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등 노동기본권을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며 한국정부의 약속을 지적한후, 지금까지도 국제적 노동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의 노동탄압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국제진상조사단의 보고서에서는 현재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공무원노조사무실폐쇄, 원청건설사와의 교섭으로 구속되는 건설노조원, KTX 승무원과 금속노조 기륭분회에 대한 노동탄압상황등을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가장 경악스러운 사례 중의 하나는 행정자치부 지침이었다. 이 지침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인 공무원들로 하여금 '자진 탈퇴'를 유도하고, 현재의 심각한 제한들을 용인하고 등록하지 않으면 노동조합 사무실을 강제로 폐쇄하도록 하고 있으며, 노조 활동을 범죄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근무시간 중에 노조 로고가 들어간 노조 조끼를 입는 것도 징계 사유가 된다.)(중략)"며

"노동자의 근본적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한국정부의 개입을 직접적으로 목격할수 있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설노조원들의 구속에 관련해서 보고서는
"건설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조건은 참혹하다. 건설 현장 당 산재로 최소한 2명의 노동자가 사망한다. 대다수 노동자들은 적절한 시설도 제공받지 못한 채, 의료 혜택도 없고, 휴가나 초과근무 수당도 없이 주 7일, 하루 12시간을 일한다.

급여 체계 역시 열악하여, 노동자들은 일을 다 끝낸 후 최소한 한 달, 혹은 두 달이 지날 때까지도 임금을 받지 못한다. (중략) 가장 심각한 기소 내용은 하청 노동자들을 대표한 원청 건설사업자와의 단체교섭을 갈취로 규정한 것이다.

건설사업자들은 교섭 테이블에 나왔으며, 교섭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노조를 범죄행위로 기소했다."며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범죄행위로 구속하는 현정부의 후진적노동탄압을 지적했다.

기륭전자와 KTX여승무원에 관련해서는
"기륭의 사측은 2005년 7월 노조원들에 대해 차별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해고하였다. 이 건은 최근 금속연맹과 민주노총, 국제금속노련(IMF)에 의해 ILO에 제소된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조사단은 KTX 승무지부를 방문하였다. 이들은 모두 여성인 많은 승무원들을 집단적으로 해고한 데 대한 교섭을 KTX 사측이 거부하면서 파업에 들어갔으며, 이미 200일째를 맞고 있다.

조사단의 중점적인 권고는 한국정부가 ILO 결사의자유위원회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일치된 의견으로 권고하였고 2006년 3월 또다시 권고한 바와 같이, ILO 법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노동 관련 법제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라며 한국정부가 노동관련법제를 개선하지 않고 있슴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진상조사단 보고서의 결론은
"조사단은 노동자의 권리와 노조권이 심각히 침해당하고 있는 한국의 노동 상황 악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자신들의 근본적 권리와 임금 및 노동조건 개선을 주장하기 위한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폭력행위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공격으로 인해 두 명의 노동자가 살해되었고, 다른 많은 노동자들이 부상을 입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백 명 이상의 노조 활동가들이 구속 수감되었다. 조사단은 구속된 노조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조사단은 또한 수많은 노조 사무실의 강제 폐쇄 등 2006년 전반에 걸쳐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결사의 자유에 대한 공무원노동자의 권리 침해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조사단은 한국정부에 ILO의 핵심 노동기준에 구현된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1996년 OECD에 약속한 바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라고 밝히며,

"한국 정부가 기업단위 복수노조를 3년 더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다.이 결정이 ILO가 규정한 결사의 자유로부터 심각한 후퇴(disturbing step backwards)를 의미하는 조치라고 판단한다."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지난 8월26일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사업장을 찾은 국제진상조사단. 기륭전자사측이

문을 열지않아 사측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닫힌 문앞에서 난처한 국제진상조사위원ⓒ민주노총




국제진상조사단 보고서 결론 주요부분
2006년 3월, ‘ILO 결사의자유위원회’에서 채택된 결론을 상기하면서, 조사단은 한국정부가 다음과 같이 조속히 노동법을 개정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공무원노동자의 권리를 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다음 조치를 취할 것
1)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결성권을 보장하고, 이들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규정함으로써 다른 공무원 조직을 약화시키지는 않도록 할 것
2) 소방공무원들의 단결권을 보장할 것
3) 공무원의 파업권에 대한 제약은 ILO에서 규정하고 있는 필수 서비스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만 제한할 것
4) 이미 수년간 스스로 노조 설립이라는 근본적 권리를 행사해 온 공무원노조 사무실에 대한 폐쇄 명령을 철회할 것.

모든 노동자와 관련하여, 조사단은 또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모든 노동자가 스스로 노조를 결성하고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단위사업장 복수노조의 입법화를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하라.
2)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법으로 규정하려 하지 말고 노사가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협상하도록 하라.
3)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필수 공공서비스 목록을 개정하여 엄격한 의미에서의 필수서비스에만 파업권이 제한될 수 있도록 하라.
4) 단체교섭이라는 근본적 권리 행사를 위하여, 고지 의무와 구속을 포함한 과중한 벌금 부과를 폐지하라.
5) 해고 또는 실업자의 조합원 자격 유지 금지 조항 및 비조합원의 노조간부직 자격 불인정 조항을 폐지하라.
6)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조항을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되도록 함으로써 수사 중 기본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노동자를 구금하지 못하도록 하라.
7) 집회에서의 경찰개입, 조합원 상해, 노조간부 및 조합원에 대한 위협과 괴롭힘 등 양대노총 활동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동을 삼가라.
8) 노조간부에 대한 협박과 괴롭힘 등의 모든 행위가 즉각 중지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침을 내리고, 모든 유죄판결과 징역형 선고에 대해 재검토하며, 노조간부의 기소, 구금, 투옥 등에 따른 모든 피해를 보상하라.
9) 하청업자에 의해 고용된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단체협약 적용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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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빡이의 사회적 의미

요즘 모 개그 프로에 마빡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나도 처음에 정종철이 이마를 치며 싱거운얘기만 하길래 체널을 돌리려다 순간 지쳐가면서도 이마를 쳐대는 모습에 눈길이 쏠려 기진맥진해하는 그를 보며 대박나도록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마빡이에도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하는 사회의 불평등구조를 고발하고 있다는 식의 진단을 하는 어느 대중문화 기자가 쓴 글이 있었다. 읽어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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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개그를 보면 참 열심히 한다.

최근 막을 내린 ‘웃찾사’의 ‘우리형’ 코너에서는 김주현이 체력이 바닥나 쓰러질 때까지 격렬하게 운동을 해댄다. ‘개그콘서트’의 ‘골목대장 마빡이’에는 4명이 한명씩 나와 지칠 때까지 계속 이마를 때린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할까. 요즘 시청자들이 ‘날로 먹는’ 개그를 싫어하기 때문일까. 열심히 하는 이유를 사실은 잘 모른다.

 

‘마빡이’는 뭐니 해도 정종철의 히트작이다. 가장 먼저 나와 끝까지 버텨야 하는 ‘마빡이’ 정종철이 기진맥진하는 것을 보는게 이 코너의 시청 포인트다. 마지막인 네번째로 나오는 ‘갈빡이’ 박준형은 별로 힘 안들이고 ‘얄미운 마무리 멘트’로 상황을 끝낸다.

그런데 ‘마빡이’가 드러내는 구조를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글이 나와 눈길을 끈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광운대 영문과 교수는 문화웹진 ‘컬처뉴스’에 ‘마빡이’는 근대적 노동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담고 있다는 분석의 글을 기고했다.

 

‘마빡이’ 정종철은 “우리 코너는 분석할게 없어”라고 말하지만, ‘마빡이’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구조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후기자본주의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이 세속에서 우리는 신자유주의라는 신화를 먹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 신화가 설파하는 건 무한 경쟁이지만 실제로는 불평등한 경쟁에 대한 용인이다”면서 “‘마빡이’는 불평등한 경쟁의 구조를 드러낸다. 마지막 훈계를 하는 출연자와 처음 이마치기를 시작한 출연자 사이에 가로놓인 차이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교수는 “‘마빡이’에서 개그는 노동의 구조를 드러내는 형식이다”면서 “우리를 웃기는 건 이렇게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노동의 구조에 대처하지 못하는 출연자의 무기력이다. 근면성실이라는 근대적 노동의 패러다임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이 코미디는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고 보면 정종철이 맨 처음 등장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외모가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비호감’으로 분류되는 정종철은 녹화장에서는 무려 10분동안 ‘마빡’을 쳐야 한다.

키도 크고 외모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마지막 타자’ 박준형은 “군대에서 우리 개그를 새로운 얼차려로 만들려고 한다” “우리 개그를 2시간 짜리 영화로 만든다더라”는 둥 하며 이 상황을 노골적으로 즐긴다.

자신은 정종철보다 훨씬 쉬운 동작을 잠깐동안만 하면 된다. 우리는 이런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정종철과 박준형의 순서와 동작을 서로 바꿔주면 어떻게 될까. 그럼 개그가 안된다고?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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