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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백혈병.. 현대전자의 추억...

 http://www.petitiononline.com/s4m5ung/ (삼성 반도체 백혈병 관련 국제 청원운동)

 영어로 되어 있지만, 이름과 국가 그리고 이메일만 입력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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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부터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 근무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4MDRAM, 16MDRAM 산업이 한창 호황이었고 사람이 없어서 난리였지요. 지방의 여고생들은 고3이 끝나기도 전,여름 방학때 부터 '차때기로' 취직이 이루어 졌지요.

 

첨단이었고, 클린한 작업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남달랐을 겁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엔지니어들은  DRAM  반도체 공장이 어떤지는 알고 있었지요.  "아우슈비츠"라고 불렀을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엄청난 노동강도 때문이었지만,  반도체를 좀 아는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클린룸에 들어가는 부서를 아주 싫어했다는 사실을 보면, 작업환경도 그 별명에 상당히 일조 했음을 짐작할 수 있지요. 클린룸에서 비상 밸에 울리면 클린룸 작업자들은 클린룸으로 다시 들어가고, 원인을 파악하기 전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빠르게 외부로 대피하는 것이 상식이었지요.

 

 사실 엔지니어들은 장시간 클린룸에서 작업하지 않습니다. 오직 여공들만 작업시간 온종일 혹독한 클린룸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문제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던 "인재"라 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한 3년쯤 전에 LED  공장을 간적이 있었습니다. 당연 클린룸이 있었지요. 클린룸에서는 대부분 여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구요. 그쪽 담당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엔지니어는 클린룸에 한번들어가면 점심시간 전까지 나올 수가 없다고.. 왜냐고 하니까.. "엔지니어들이 클린룸에 자주 들락날락 그리면 여공들이 자주 들락거려도 되나 보다 하고 배우"기 때문이랍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암튼,

우리들은 작은 소모임을 꾸리고, 이런저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서울서 활동를 하던 우리들은 각자의 조직(?)의 활동을 공유하고, 전자회사에서 어떤일을 할지목표를 정하면서,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었지요.

 

그 활동중에, 문학회, 문화유산 답사 등등도 있었지만 주요하게 전문직 노조를 꾸리는 것이었고, 반도체 공해를 알리는 작업이 주요 목표중 하나였습니다. 노동법을 공부하고, 문학회, 문화유산 답사 모임도 꾸려졌고, 지역활동가들과의 모임도 가졌지요. 지역에서 환경음악회도 개최 했지요. 당시에 정태춘 박은옥씨가출연해 무척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싸인 받은  cd를 찾을 수가 없네요..). 또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셨던 환경음악 가수 안혜경씨도 만날 수 있었지요.

 

나름, 반도체 폐기물 처리 업체를 비밀리에 만나 정보를 주고 받는 일도 있었고, 공해 물질자료를 수집하기도 했습니다. 폐기물 처리는 중소 업체게 맡겨졌는데.. 그들도 그 폐기물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없고 또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지 모른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처리되었을 까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이 첨단 산업에 사용하는 약품들은"기업 비밀'에 보호를 받고 있고, 또 "첨단 물질"인 만큼 인체에 유해한지 안한지도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었지요. 사실 유해한지 안한지가 아니라 당연히 위험한데, 얼마나 위험한지가 알려져 있지 않았지요. (이 것은 지금도 마찮가지라 생각됩니다)

 

그러한 활동을 시작한지 3년째...

 

당시 복수 노조 조항에 걸려 노조를 꾸리지 못했습니다. 전자회사 노조는 대부분 엄청난 '어용'이었지요.  우스개 소리로 전자회사 노조는 어용을 넘어 노동자를 잡아 먹는 "식용"이라고 했지요. 매년 노사 화합 어쩌구 하면서, 대통령 상도 받기도 했지요. (안치환도 공연을 왔었는데.. 이용당하는듯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참, 그때 현대전자가 환경관련 상도 받았습니다. 어처구니 없더군요.

 

모임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노동강도였습니다. 호황속에 노동강도는 실로 엄청나더군요. 하루에 12시간 넘는 노동강도 속에서..우리들의 모임은 지속될 수가 없었죠. 지쳤고 또 지쳤습니다. 모임의 한 선배는 직장을 그만두고 .. 무작정 외국으로 떠나기도 했습니다. 5년후 신설동 지하철에서 정말 우연히 마주쳤는데.. 5년동안 무작정 외국을 돌아 다녔다고 하는 군요.

 

한명 두명씩 직장을 떠났고.. 얼마후 나도 그만 두었지요.

 

벌써 10년이 넘었군요. 다들 잘 살고 있는지..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태를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나는 군요. 지난 모임들이 잘 됐으면.. 막을 수도

있었다는 죄책감도 있구요..

 

이 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도대체 몇명이나 죽어야 될까요. 

 

참, 삼성 반도체에서 십년 넘게 근무한 후배 한 명도 몇년전 암에 걸렸고, 다시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찹찹하군요. 

 

진철님의 [삼성 반도체 백혈병 발병 노동자 관련 국제 청원] 에 관련된 글.

행동하는 라디오님의 [삼성은 노동자를 죽이고, 경찰은 민주주의를 죽인다] 에 관련된 글.

난다님의 [[성명]삼성은 죽어간 삼성노동자들 앞에 사과하고 경찰은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 고 박지연 씨 추모제에서 연행된 7명 석방하라!] 에 관련된 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http://cafe.daum.net/samsungla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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