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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6
    처음 만난 사람들(2)
    조르바
  2. 2009/06/20
    판결(3)
    조르바

처음 만난 사람들

대만 출신 활동가 친구와 지난 일요일 영화를 보았다.

캐릭터.

그야말로 액션 캐릭터인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팅윤.

사장이랑 월급 달라 얘기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한쪽은 베트남 말만, 한쪽은 한국말만 하는데, 제대로 소통 불가한 이 사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어쨌거나 사장노무시끼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뭘 달라고 하냐며 배 째라 이런 식.

암튼, 여친을 찾겠다며 길을 나서는, 거기다 돈까지 갈취하는 팅윤, 대단혀~

솔직히 여친이 돈에 팔려 한국이란 나라로 가버리는 걸 넋놓고 보고있어야만 하는 남성들이 얼마나 많을것인가...

진욱.. 정말 나같아도, 아니 그냥 다른 시골에서 온 사람이라도 그 아파트촌에 들어서면 헷갈릴 수밖에 없을거 같다. 이 아저씬 무슨 속이 그렇게 좋아서 첨 보는 외국인 이것저것 다 도와주고 돈 내줘, 맞고있는 사람 구해줘... 팅윤과 달리 이 사람은 정부에서 집까지 받고 휴대폰 받고 돈 받는 처지라서 어쩐지 더 불안해보이더라.. 그렇다고 별로 행복해보이지도 않는 그, 뭔가 가슴 한 구석이 휑하더라. 과연 이 사회에서 복닥거리며, 싸우면서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그 장면, 기억에 남는다. 여관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던..서로 아픈 구석이 다르기 때문에 말 안통하는 대화 속에서 자기 식대로 해석하는 그들..팅윤은 오직 사랑하는 여자 생각 뿐이고, 진욱은 중국에 팔려간, 미친듯이 찾았지만 찾지못해 죄책감으로 남은 여동생 생각뿐. 서로 완전 다른 얘기 하면서 같은 생각하는 줄알고 울던... 웃겼지만 어찌 웃을 수만 있으리..ㅡㅜ

 

대만 출신이라 이 친구랑 이주노동자 얘기하면 아주 흥미롭다. 대만은 한국과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고, 하지만 또 다른 면도 꽤 있기 때문에... 뭐 그래도 이주노동자들 억압하는 거 마찬가지ㅡㅡ.

최근 이주노동자 관련 영화가 제법 나오고 있어(특히 이 여름!) 아주 흥분된 상태다. 반두비는 누구랑 볼 지 심지어 고민까지 하고있다. ㅎ 여러번이라도 보겠다. ㅎㅎ 19금이라니, 젠장할!

편견과, 억압과, 무조건적인 비난에 맞서 싸워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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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휴~~~~~ 정말 다행이다. 그녀의 이혼 소송 판결이 났다. 아, 지난 일주일 맘 졸인걸 생각하면 식은땀이 날 정도다...;;; 1년이 걸렸다. 판사는 지난 금요일 이렇게 판결을 내렸다. 원고(한국인 남편)는 피고(베트남출신 여성, 나의 옛 동료)에게 위자료 2700만원 지급할 것,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은 피고에게 가고, 원고는 210만원 지급(? 잘 이해 못함), 원고는 피고에게 2024년까지 양육비 매달 30만원 지급할 것, 피고는 매달 1회 토요일(아마 셋째주였던 듯)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 원고에게 자녀를 면접할 수 있게 한다. 예~!! (참, 어이 없게도 이 여성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남편쪽에서 먼저 소송을 제기해서 저쪽이 원고, 이 여성쪽이 피고가 되었다. 남편쪽에서 원하는 것은 양육권과, 정말 어이없게도 위자료 3천만원.) 분명, 6월 12일 재판장에서 내 귀는 이렇게 들었다. 들으면서 그렇게도 바랐던 친권과 양육권이 이 여성에게 와서 옆에 앉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었다. 2주 전에 이미 판결이 날 예정이었지만 판사는 판결을 미루고 조정을 한번 더 열었다. 이 여성은, 오직 양육권만 주어지면 된다고 했다. 판사는 원고측에 양육권을 포기하겠는가 물었고 그들은 포기 못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양육권을 갖는 대신 이 여성이 자립할 수 있도록 위자료조로 아파트 전세금이라도 주겠는가 물었고 그들은 그것도 못주겠다고 했다. 아무것도 포기 안하겠다고. 결국 조정 실패. 12일 최종 판결을 들으러 재판장에 갔고 난 아무래도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은 그녀를 대신해 내 온 정신을 집중해 판사가 그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재판장에서 나오자마자 수첩에 내용을 적고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우린 이겼다! 그런데, 재판장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내가 옳게 들었는지 너무 의심스러워지는 거다. ㅜㅜ 원고랑 피고 이런 말도 익숙하지 않아서 갑자기 머리가 막 복잡해지는 거다. 아, 바보..그래도, 양육권이 저쪽에게 갔다면 이 여성한테 양육비를 청구하진 않겠지, 그러니 내가 들은 게 맞을거야...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오늘 그녀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법원에서 판결문이 법률구조공단 변호인에게 발송되었고 그곳에서 이 여성에게 전화를 해주었단다. 내가 들은 게 다 맞단다. 아....! 정말 다행이야... 저쪽에서 분명 항소를 하겠지만 그래도 첫 판결이 이렇게 났으니 엄청 큰 변화는 없겠지... 센터를 그만두며 그녀의 일을 끝마칠 수 있길 바랐지만 약간 지연되었고, 그만둔 후에도 그녀와 함께 법원에 다녀야했다. 그래도, 잘 돼서 정말 다행이다. 맘이 놓인다. 그 판결이 난 후 이 여성은 밥을 두 그릇씩 먹는다고 한다. ㅎㅎ 그걸 본 딸아이가 "엄마 왜 그렇게 많이 먹어?" 이런다는데, 그 끔찍했던 결혼생활, 지난한 소송 과정을 끝내고 이제 사랑하는 딸아이와 맘 놓고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밥이 막 넘어갈 수밖에. 정말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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