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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0/16
    슬슬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2)
    벼루집
  2. 2007/10/11
    ZL의 부모님과 같이 (3)
    벼루집
  3. 2007/10/04
    생활의 변화(7)
    벼루집
  4. 2007/10/01
    생활의 발견(3)
    벼루집
  5. 2007/08/21
    즐거운 무민 가족(16)
    벼루집
  6. 2007/08/19
    나도 (1)
    벼루집
  7. 2007/08/16
    말, 말, 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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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7/08/15
    8월 15일(1)
    벼루집
  9. 2007/08/09
    여름(5)
    벼루집
  10. 2007/08/03
    7월 26일 자연 휴양림(5)
    벼루집

슬슬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사 준비!

그냥 전화 몇번 하고 카드 긁는 거 말고

진정한 이사 준비는

베란다와 거실 창고 정리부터라는 걸

나도 알고 하늘도 알고 ZL도 안다.

연우 물품 대충 여기 저기 싸서 숨겨 놓은 것도

다시 정리+처분 해야 하고.

 

일요일에 잠깐, 작은방에 있는 버려진 책장에서

진짜 버려도 될 책을 추려내다가

학부 3학년 겨울방학 때 동기들과 같이 읽었던 책에

눈이 갔다.

프롬의 파괴란 무엇인가 란 책인데

참, 이거 읽으라고 권해준 상* 선배 대단하오.

그 시절 나눠서 요약도 하고 성실히 주마다 포스트모던에 모여

읽었지만 내용에 대한 심각한 이해는 결여된 채였다.

다시 보니 어쩐지 밭속에 묻혀 있던 진주를 캔 것 같은 기분이다.

이번엔 잘 읽을 수 있으려나?

내 책은 어느 다른 동기네 집에 굴러다니다가

지금은 어디 헌책방에라도 가 있는지

우리집에 있는 책은 윤정이 거다.

윤정이는 기억도 못 하겠지.

그 때는 유치하게 보였던

그날이 오면 핑크색 책가위도

역시나 드물게 남겨진 과거의 흔적이라 재미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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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L의 부모님과 같이

 

주중에 ZL의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같이 지내시고 금요일 저녁에 내려가시는

두번째 주를 지내고 있다.

뭐,,,좋은 점도 많고 같이 지내기에도 불편한 분들은 아닌데

첫번째 주 지나고 이번 주도 벌써 목요일 쯤 되니까

어제 저녁부터 슬슬 답답한 기운이 목 언저리에 차 있는 것 같다.

왜 목 언저리냐면,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가 없어서.

하루를 지내고 저녁에 연우와 ZL과 만나 같이 밥을 먹으면서

낮동안 스쳐 지나간 일과 고민거리,

또 거기서 파생되는 막연한 느낌을 붙들고 싶어서

인상써가며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는게

정해진 일과 였는데 그걸 할 수가 없다.

집에 돌아가면 내가 오기를 기다리며

저녁상이 차려져 있으니까

밝게 인사하고 식구들과 식사를 해야 한다.

밑도 끝도 없는 내 얘기를 시작하는게 아니라.

연우가 놀다가 칭얼대다가 9시나 9시 반쯤 잠들면

부모님은 이미 작은방에 가서 문 닫고 주무실 차비를 하시고

나랑  ZL은 거실에서 공부도 하고 컴퓨터로 놀기도 한다.

소곤 소곤 이야기 하면서.

내 목소리 원래 큰편은 아닌데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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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변화

 

1. TV를 바꿨다.

우리 보던 걸 홍성 부모님 집으로 내려보내고

얇은 놈으로 장만했다.

아주 가끔씩 보는 TV인지라 아예 없애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부모님이 계시니까 우리 방식을 너무 강요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 가끔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해서

새로 장만했는데

문제는 위치이다.

보통 대한민국 가정에서는 저녁 먹으면 딱 TV 켜지 않나.

어떤 집에서는 밥 먹으면서도 켜놓겠지만.

시아버지가 특별히 TV를 즐기는 분은 아니지만

아뭏든 식사후에 TV에 전원을 넣는데

드라마든 뭐든 화면이 휙휙 바뀌고 소리도 엔간히 크니까

연우가 번쩍 안고 다른 곳에서 놀지 않는한  붙박이가 되버린다.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분들이라 긴 시간도 아니지만

어찌나 신경이 쓰이든지.

평택에 가면  TV를 방에다 넣어서 어른들도 보고 싶은대로

보는게 좋겠다고 한마디 했는데

며느리 눈치 엄청 보셨을 성 싶다.

 

2.한동안  미드를 안 보았는데 요새 바빌론 5를 보고 있다.

딱 좋다. 재미있으면서도 배틀스타나 프백 처럼 줄창 보게 만들지는 않아서.

 

3. 이건 최근의 변화는 아닌데...

아뭏든 봄부터 수업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은 선생이 아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하고 눈 마주치는게 어색해서

비스듬히 서서 칠판을 바라보면서

풀이를 해 주고 마지못한 듯이 가끔 정면을 보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수업 시작할 때 제일 처음 입을 여는 순간이

전보다 훨씬 견딜만 하다.

 

4. 슈아 블로그에 얼마전 덧글로도 달았지만

연우가 얼마전부터 마구 존대말을 해서 정신이 없을려고 한다.

잠꼬대까지 --;;

오늘 새벽에도 " 물 안 먹어요." 그러더라.

어제는 "다른 바지 안 입어요" 그러고.

존대말도 존대말이지만 연우가 말은 좀 빠른편이라

우리는 연우의 의사를 문장으로 듣지만,

아마  이 월령의 다른 아이들도 다 그럴것이다.

** 안해요, ** 싫어요, ** 하고 싶어요

를 입에 달고 산다.

특히 연우는 내가 그동안 먹는 걸 얼마나 강요했는지

안 먹어요, 란 말을 꼬박 꼬박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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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이라고 해봤자 별건 아니고...

 

1. 우리집이 네스팟 범위안에 있다는 사실을

 얼마전에 ZL이 발견했다.

 아파트 앞에 근린공원 운동장이 네스팟 지역이라 그런 것 같다는.

 

  인터넷 신청한 주민들 바보.

 

2. 바로 지난 설이다.

시어머니는 발목 뼈가 부러지는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고

ZL동생네 부부가 서로 심기가 틀어져

결과적으로 아이들을 방치하는 바람에

 연우랑 같이  남자 아이 둘까지 보느라고

나중에 서울와서 몸살난게.

 은근슬쩍 남의 애 보기 노동에 얹히는

사람들에 대해 거의 도덕적 단죄를 했었는데...

 

오늘 부터 부모님이 주중에 연우를 돌보러

어제 올라오셨다.

시동생이랑 아이들도 같이 왔는데

어제도 그렇고 이번 추석에도 보니까

그 사촌들이랑 연우가 너무 너무 잘 논다.

사실 여덟살, 여섯살 (우리 나이로) 이니까

같이 놀 터울은 아닌데

연우가 끼어 있는 상황을 아이들도 재밌어 해서

옆에 어른 한명만 같이 지켜보고 있으면

손 갈 일이 없어서 진짜 편했다.

전에  찐하게 며칠 같이 보냈던 기억때문인지

큰엄마인 나도 편하게 대하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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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무민 가족

 

어릴 때 서울 사는 둘째 이모 집에서

읽었던 동화책 중에

나중에 커서 보니

사자와 마녀와

무민 가족과 요술 모자

가 있었던 것이다.

 

무민 가족,

그때껏 보았던 동화책과는 사뭇 달랐던지

지금도 그 동화책이 꽂혀 있던 책장이랑

그 옆에 앉아 정신 없이 책을 볼때

불을 켜지 않아 약간 어둑어둑했던 장면이

기억 날 정도다.

 

무엇이 그렇게 달랐는가 하면,

소년 한길사에서 나온 무민가족 시리즈 책 날개에

있는 말대로

 

모자끝에서 장화 끝까지

삶이 기쁨이 넘치는 나라

 

이 바다와 땅과 하늘 어딘가에는

괴짜는 괴짜대로 이해받고

겁쟁이는 겁쟁이대로 사랑받고

고집쟁이는 고집쟁이대로 존중받고 

꼴찌는 꼴찌대로 위로받고

모두가 자유를 사랑하고

모두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모두가 모두를 위하며 사는

작고 작은 생물들만의 세상이 있다

 

이런 기운이 넘쳐흐르는 동화였기 때문이렸다.

그리고 지금 보니

작가인 토베 얀슨의 놀라운 상상력과 진정 자유로운 사람이

보여 주는 열린 마음이 만들어낸 무민들과 작은 동물들에다

때로는 무시 무시하게 거칠고

때로는 살랑 살랑 꽃과 풀들이 넘실댈 것 같은  

핀란드란 곳의 자연이  담뿍 담겨 있어서

더 이야기가 층층이 풍요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컴컴하고  차가운 그로크나

공들여 만든 방파제며 정원을 깡그리 휩쓸고 가버리는 파도와

무정한 바다,

등대지기의 책임에 압도되서 멀리 멀리 달아나

작은 오두막에 납작 누워 일없이 고기잡는 어부,

혜성이 다가오면서 달궈진 대지안에서

목말라 허덕이는 작은 생물들,

황량한 달의 분화구를 들여다보며 보석을 찾는

쓸쓸한 요술쟁이가

나오지만 어둡지 않다.

오히려 이러한 소재 (사실 삶에서 따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없는

주인공들이지)가 있어서 잔잔히 차오르는 기쁨이나

진짜 모자끝에서 장화끝까지 맹렬히 넘치는

즐거움이 더 생생하게  묘사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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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바리님의 [반편견, 다문화 교육] 에 관련된 글.

 

까먹지 않으려고 트랙백 걸었습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아주머니가 오신다고

어제, 오늘 집을 치우노라 치웠습니다.

 

언제까지 다른 사람이 월요일 아침이면

'딩동' 하고 들어올까요?

하긴.. 평택에 가면 할머니가 오신다고 했지요.

아침에 일찍 무슨 일 있으면 괜히 전날부터

잠이 안 오는 성미였는데

연우 키우면서

많이 느긋해졌나 했는데

사실 줄곧 긴장이 있긴 했나 봐요.

 

아이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청해야 하는거 잘 알아요.

이런 저런 걱정이며 생각할 거리를 혼자 어깨에

지고 살고 싶지 않은데.

그러느라 현재를 놓치고 싶지 않은데.

오늘 여의도 공원에 나가서

돗자리 위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대요.

높은 하늘은 벌써 가을 같았는데요.

오랜만에 느긋한 마음을 맛보았어요.

 

지구상에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아이 키우는거 반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야할거 같아요.

꼭 그래야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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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 말

 

어제 그간 왔던 분한테

큰 맘 먹고

'인연이 여기까지인 것 같다"

고 말 했을때 반응이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밤이랑 아침에 전화를 해서

결국 나를 바꿔달라해

또 오래 통화를 하게 됐다.

 

다짜고짜

그러는거 아니라며,

아주 계획적이라며,

사람을 가지고 노느냐며,

얼마나 못된 일인지

그 동네에 가서 애보는 사람들

붙들고 다 얘기해보겠노라며

말, 말, 말을

하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토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계속 봐주시라고

사정 사정 하다가

갑자기 말 바꾼 것에

이다지도 화를 내는 것인가 했는데.

 

듣다보니 엉뚱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휴가 갔다 온거 다 셈해서 다시 통장으로

넣어드린게 지난 금요일이었다..

(갈등은 목요일 저녁부터 삐져 나온거고)

휴가비며 뭐며 전화로 다 얘기 했는데도

그 돈을 월급 후 이때껏 며칠간의 일당으로

생각하고서

그 때 이미 그만둘 생각으로 돈까지 넣어 놓고

이중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

사정 사정 하길래

단지 내에 좋은 일자리도 포기했는데

그러자 마자 그만 하자는 것이

의도적이란 것이다.

휴~

정말 바깥 세상이 얼마나

야비하고 강팍하길래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냐 그래.

 

이제 더이상 연우를 맡기는 입장이 아니라

그간의 이야기를 홀가분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차분하게 이야기하면 도무지 내게 말할 차례를 안 주고

막 언성을 높이고 쉬지 않고 말해대니까

비로소 조용히 듣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 들은 말이

시간이 지나니까

다시 마음속에 아프게 와 닿는다.

말, 말, 말!

그리고 가슴이 쿵쿵 뛴다.

정말 그 사람이 내일이라도

우리 동네 공원에 나타나서

막 이야기를 하고 다닐 것 같다.

 

마지막에는

또 어찌 어찌

이런 저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잘 지내시라,

연우 바꿔서 빠이,빠이 까지 하고 전화를 끝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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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오늘 있었던 중요한 일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연우가 처음으로 화장실 좌변기에 앉아서 응가를 했다!

평소 하루에 한 번, 상당히 된 응가를 보던 연우가

어제 먹은 토마토가 약간 상했는지

아침에 한 번 많이 누고 11시, 12시에 많이 무른 똥을 누었다.

" 똥 마려, 똥 마려"

" 배 아파! 배 아파!" 이러면서 찡그리고 다니다가

멈춰선 진짜 '뿌지직' 소리를 내면서

토마토 껍질이 선명히  보이는 똥을 누었다,

 

저녁밥 먹고도  한 번 더 똥을 누고 싶어 했는데

뿌지직 소리에 기저귀를 열어보니

방귀 끝에 살짝 묻어만 있어서

좌변기에 앉혀 보았다.

어른 변기 위에 아기 변기 시트를 올려 논지는

꽤 되었는데 실지로 앉혀 본 건 지지난 주였고

한 10초 쯤 앉아 있으면 내려 달라고 성화여서

한 번도 볼일을 봐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상당히 급했던지

잠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뒤이어 '뿌지직' 그리고 '퐁당 퐁당' 소리가 났지롱~

닦아 주고 옆에서 아빠랑 박수치고 물 내리는 거 보여주고 등등.

 소변은.. 아직 자기 기저귀가 가득 차 있으면 싫어하면서

새 기저귀를 가져오는 정도고 별로 누기 전, 후에 의식하는 것 같진 않다.

오전에 팬티를 두번 입혀 봤는데

 두번다 바닥이 오줌으로 흥건이 젖어서야 알아챘다.

 

두번째일은

약 일년 반 동안 낮에 연우를 봐 주던 분에게

저녁에 전화로 인연이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즉, 그만 오시라고 얘기한 것이다.

내일은 연구소 가서 방학 때 날라다 놓은 책이며 논문 챙겨오고

논문 교정본도 부쳐야 하니까

낮까진 ZL 이 볼 것이다.

평택으로 이사 가면 어머니가 주중에 봐주시기로 되 있으니

앞으로 두달 반 가량 볼 사람을 찾아야겠다.

뭐,, 지난 주 목요일부터 불거진 일이 이렇게 정리 된 것인데

사실 나는 갈등이 삐져 나온 직후부턴  줄곧 저자세였다.

당연히 서로 그간의 이야기를 한다 해도

 연우를 계속 맡기는 입장이니

제대로된 논쟁이 전혀 될 수가 없는 거지.

내가 잘못했노라, (제발) 계속 와주시라,

이렇게 나왔는데

우리쪽과 그 분 사정으로 이번주 내내 안 보고

내일 다시 보려 하니

가닥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머리와는 달리 심장이 쿵쿵 뛰고 안 되겠는거라.

나한테 몹쓸 짓 한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이번 만큼은 지금까지와 달리 대처해보고 싶다.

결과가 어떨지도 궁금하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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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생각해보면 웬만큼 커서  읽은 추리 소설의 대부분은 여름에 읽은 것 같다.

그것도 8월, 요즘 같이 열대야가 오락 가락 하는 날씨에.

왜 여름이냐면...

 대학에 와서 한 동안은 추리 소설 같은 오락물을 돈들여, 시간 들여 읽으면

안 되는 줄 알고 방학 때 잠깐 집에 내려가 있을 때나 집에 굴러다니는 팬더 출판사 (출판사 이름이

생각이 안남. 팬더 문양이 있었던 것 같음) 에서 나온 아가사 크리스티 물을 재탕으로 보았고.

 

나름 연구직에 종사하게 되었을 때는 눈 번쩍 뜨고 상쾌하게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갖지 못해 찌뿌둥한 채 이부자리에서 뒹구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

역시 의식적으로 엔터테인 하는 시간을 낼 수 없었고.

(쓰고 보니 굉장히 특이한 이유다)

 

 ZL이랑 같이 살면서는  TNG, DS 9 등

" Space, the final frontier, these are the voyage of ..."

의 세계에 날마다 한시간씩 할애하느라 활자물과 또 논다는게

용납이 되지 않았고.

(놀면서도 이런 희한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8월이 되어 열대야가 찾아 오면

어차피 낮에 정신이 영 몽롱하니까

이럴 때도 확실히 집중이 되는 놀거리로

돌아 오게 된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작년부턴 밤에 깨어나는 연우까지 한 몫해서

작년 이맘 때는

팔란티어와 스밀랴의 눈에 대한 감각을 한 번에 읽었던 것 같다.

(팔란티어는 연구소 동료 방 여기 저기를 전전하다가

지금은 아마도 공주에 내려간 분이 가지고 간 듯 하고

솔직히 스밀랴는 읽어보라고 권하기가 싫었다. 왜?

나만 몰래 알고 있으려고....)

 

에를렌두르, 엘린보르그, 콜라표르두르, 모스펠스바에르...

아이슬란드 사람 이름과 지명이란다.

어제밤 희한하게 더웠고 연우도 몇번 깨어주시고 해서

오늘 딱 엔터테인 하라는 날이다.

벼르고 있던 아이슬란드 사람이 쓴 추리 소설을 사서

옆에 두고 읽는 중.

 

ZL 연구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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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자연 휴양림

 

오늘 새벽에 정말 더웠다.

평소보다 일찍 열한 시쯤 자러 갔는데

자다가 눈을 번쩍 떠보니 한시 막 지난 시각이었다.

왜 깬거지?  다시 자려 하는데

연우가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부채질에 선풍기에..

그러나 사후 약방문!

깨서 " 어버~" 하길래 업어주고

뉘었더니 " 엄마도~" 하길래

누워서 젖좀 먹이고

하여간 잠이 들었는데

다시 깨버렸다.

부랴 부랴 작은방에서 자는   ZL을 깨워

(사실 이미 깨어 있었다고 한다)

거실에 자리 펴고 에어컨 틀고 했는데

무슨 화가 그렇게 났는지

연우는 젖을 꼭 문 채로 발길질하면서

흐느끼고 신경질을 내더라.

겨우 겨우 잠들고 나도 에어컨 온도 높이고

옆에 꼬불쳐 잔 시간이 아마 세시쯤 이었던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일곱시 반이고

아이는 누워서 꼼지락 꼼지락 옆에 TV 장을

만지고 있었다.

 

아이고... 계속되는 수면 부족!

 

 지난 번에 갔던 자연휴양림 관련 포스팅을 하면 웬지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7월 25일을 끼고 예약 가능한

자연휴양림을 찾다가

충청도 서산에 있는 용현 휴양림이 걸려서

하루 자고 왔다.

내려갈 때는 아루집 선수들을 꼬여

아산 스파를 들리는 기염을 토했는데....

사진이 한장도 없어서 이건 패쓰.

연우는 무진장 좋아해서 기력이 빠진게

눈에 보일 때까지 풀에서 안 나오려고 했고

나와선 옆에 딸린 온천탕에 갔더니

탕이란 탕은 죄다 만족스러워하고

특히  노천탕에 열광했다.

 

휴양림에 가선 물놀이에 지쳐서 푸욱 잘 줄 알았는데

새벽 6시에 일어나 버려서 아빠, 엄마 교대로

걸리고 업어서 휴양림 내 산책로를 한시간씩 돌았다.

 

 

휴양림 안에 약 800미터 코스의 산림욕장이 있었다.

나지막한 경사라지만 돌멩이며 나무 뿌리가 걸려서

아이가 혼자 걷기 어려운 길이여서 이렇게

들리고 업혀서 다녀왔다.

 

 

휴양림 근처 백제시대 절인 보원사 절터가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발굴하는 사람들 일하는 거 처음 보았는데

손이랑 호미로 땅을 설설설 파헤치더라.

유적지 한 두번 가본게 아닌 것 같이 나온 사진이다.

이 사진 찍고 잠시후 똥을 쌌다. 

 

 

이 불이문을 지나면 서산 마애 삼존불이 나온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엄마는

요새 버닝하고 있는 빨대 꽂아 우유먹기로

연우 주의를 돌리는데 성공했다.

매일 매일 우유가 들어오는 지역이 아니라서

멸균 팩 우유밖에 없었는데

처음엔 빨대로 잘 먹다가 쑥쑥 안 나오는게

싫었던지 요렇게 구멍에 입을 대고 손으로 꾹 눌러서 먹고 있더라.

옷에 다 흘릴 줄 알고 기겁을 했는데

의외로 아주 경제적으로 잘 먹고 있었다.

 

삼존불이 상상했던 것 보다 아담한 크기라서 놀랐다.

연우는 보자 마자

" 아가!"

하고 또

" 세개!"

해서 깜짝 놀랐는데 곧 이어

" 두개! 네개! 다섯개!"

해서 우리를 웃겼다.

그건 그렇고 삼존불이 아가로 보이나 보다.

어젠가 오늘 아침에도 삼존불이 나온 다른 사진을 보면서

" 아가!"

했다고 한다.

백제의 미소는 아가의 미소~

 

삼존불에서 나와 원래는 개심사를 가려고 했는데

잘못 나왔는지 수덕사 표시판이 있었다.

수덕사도 좋지~

그러나 아직도 알수 없는 이유로 영영 다른 길로

가고 말았던 것이다.

두시간 가까이 볼것 없는 국도를 헤매다가

어디든 바닷물 구경을 하고 가자고

노래를 불러서 찾아간 곳은

당진 성구미 포구라는 곳이었다.

사실 바다 구경은 관심 밖이고

 이 지방 별미라는 '박속낙지탕'이란

음식을 꼭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아서

무작정 바닷가로 온 것인데

아직 철이 아니라네요.

당진에는 큰 규모의 화력 발전소가 있어서

당진 바닷가를 따라 엄청나게 큰 송전탑들이

셀수 없이 많이 늘어서 있었다.

 

썰물 때였나 본데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니

온통 살아서 꿈틀 거리는 작은 바다 생명들로 가득했다.

조개며 고동을 호미로(여기서도!) 캐서

망을 절반넘게 채우고 있는 아줌마, 아저씨가  여럿 있었다.

 

 

집에 올라와서 연우 씻겨서 재우고

난리를 치고 나간 집 좀 치우고 나니

한 열시쯤 되었던 것 같다.

 

잠도 부족하고 아이랑 차속에서 씨름하고

피곤한 여행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향긋하고 구수한 뒷맛이 느껴져서

또 아이랑 여행을 가고 싶다.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이상하게도

서산, 홍성 어느메선가 헤메던 중

잠깐 내려서 국도변을 걸었던 것인데

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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