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 아침에 노인이 되었다.
2010/04/03 22:28 잡기장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하다가, 나는 그냥 노인이 되었다.
얼마전에 14살때로 돌아가는 중년아저씨가 나오는 만화를 봐서 일까.
거기서와는 반대로 나의 영혼은 70-80세 노인의 몸으로 들어간 듯 했다. 발걸음이 말그대로 물리적으로 너무나 무거웠고 걷고 있는 것인지 끌려가는 것인지 알수 없이 느리게. 그렇게 걷지 않으면 몸이 버겨내질 못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렸고 몸 어디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집에서 한강을 거쳐 돌아오는 그 익숙한 산책길을 그토록 오래 고통스럽게 걸어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어느 순간 너무 힘들었지만 돌아가기에도 더 걸어가기에도 너무나 힘에 부친 그런 것. 그렇게 천천히 걷다보니 몸에서 열도 나지 않아서 꽁꽁 싸매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추웠다.
나는 다시 상담을 받아야할 것 같다. 몸의 모든 부위에서 느껴지는 근육통에 나는 그래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받으러 가게 될까.. 그건 잘 모르겠다. 나는 상담을 받아야할 상태인것 같지만, 이번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정말로 삶이 죽음보다 나은 것인가에 대해서 나는 할말을 못찾고 있다. 정말로 진심으로 모르겠다. 정말로 삶은 죽음보다 나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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