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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경작자 이기보다는

* 이 글은 새민중언론님의 [[참여] 새 민중언론의 주인이 됩시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그대가 바로 새 민중언론의 주체다! 진보네를 한 번 따라해봤다^^

 

하여, 오늘 우리 새 매체는 감히 전국적 정치신문을 참칭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는 새 민중언론으로  이 땅 민중운동을 선도하겠다고 나설만큼 주제넘지도 않다.

 

파시스트 정부에 의해 감옥에 갖힌후 지식인의 노동이란 모름지기 어떠해야 하는지 자신의 저서들을 통해 완벽하게 증명해 낸 그람시는 말했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모두 역사의 경작자가 되고 싶어했다. 아무도 역사의 '거름'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먼저 땅에 거름을 주지 않고 경작을 할 수가 있을까? 그러므로 경작자와 거름은 둘 다 필요한 것이다."

 

 새 인터넷신문은 변혁의 밭을 갈고, 씨뿌리고, 물꼬를 트는 민중언론을 감히 자임한다. 파종하고 거름을 주고 물꼬를 트면 작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면 민중들은 다시 파종할 종자를 남겨두고서는 그 작물을 배불리 먹으리라. 과감히 함께 씨뿌리고 거름을 주러 나서자고 제안하고 싶다. 약간의 거름 냄새 쯤이야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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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로간 호랑나비

요즘 공사가 정말 다망하여 블로그에 신경을 잘 못썼다. 최근 언론을 들여다 보면 독도가 거의 갖다 발라져 있다. 이 현상을 삐딱하게 바라보곤 있었지만 혹 나만 왕따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기사를 썼다

 

사실 어제 처음  [기자의 눈]을 썼었는데...보도 기사 하나 없이 초치는 소리만 하면 어떡하냐는 주위의 우려에 동감하는 바, 오늘 기사 하나, 기자의 눈 하나 두 건을 썼다. 그간 이런 저런 기사 쓰면서 내외적 통제 기제를 드물게 작동시키긴 하는데 이 기사 쓸 때 만큼 조심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명백한 실효적 지배' 등등하는 구절까지 억지 춘향식으로 끼워넣었더랬다.

 

하여튼 난리다. 남녀노소, 남북한 해외, 보수 개혁 할 것 없이 독도로 대동단결이다. 누가 한 마디 쓴소리를 할 법한데 월드컵 때 쓴소리 했던 인권운동사랑방이 거의 린치 당하다 시피 했던걸 본 탓인지 아니면 워낙 일본이 헛소리를 하는 탓인지 한 목소리 일색이다.

 

그런데 상황이 점입가경에 접어들고 있다. 북핵저지연대랑 한총련이 한 목소리로 한자리에서 시위하는 것이야 그렇다 손 치더라도 단지, 할복, 투신에 이어 분신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상황은 급기야 코미디의 반열에 접어들고 있으니 모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지정에 맞서 대마도의 날을 지정하겠다고 나섰다. 결혼 서비스 회사 선우 에서는 '독도 수호 미팅'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늘 들었던 가장 압권인 뉴스는 독도는 우리땅을 불렀던 정광태와 콧털 김흥국이 손을 잡고 "독도로 간 호랑나비" 앨범을 제작하기로 했단다.

 

울고 싶은데 뺨때려 준다고 일본 덕에 한나라당 내분은 흐지 부지 되고있고 열우당은 과거사법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고 정동영은 연일 티비에 나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키고 있다.

 

이 정도면 가히 윈-윈 게임이라 할 만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다시 잘 팔린단다. 출판사는 작가는 이 사태를 예견하고 이 소설을 썼다는 카피로 공세적 광고를 재개했다. 그 책은 미국 몰래 핵미사일 개발기술을 연구한 한국정부가 그 기술을 북한으로 빼돌려 핵미사일을 만들어놓았다가 독도와 울산 등지로 침범한 일본한테 핵미사일을 쏜다는 그야 말로 소설 같은 소설인데 허허. 요즘 독도 때문에 남북 통합 되는 것 보면 가능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제국주의와 파시즘이 정말 나쁜 것은 상대방의 그것을 촉발시키고 강요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세계 대전 당시 유럽의 노동계급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옆 나라의 노동계급과 제 목숨들을 버려가며 싸운 전례가 있지 않은가? 지금 일본제국주의는 한국의 국수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마 양국의 파시스트들을 슬며시 웃음을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시즘으로 제국주의를 막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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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

오늘 , 아니지 어제구나 어떤 회의를 했는데 대략 잘 됐다고 볼 순 있지만 따져 보면 내 일이 엄청 늘었다ㅠㅠㅠ

 

 

그러나 그 이후는, 역시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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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

하하하. 어제는 참 행복한(행복한 이라는 형용사가 좀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 잘 안 쓰는 편인데 즐거운 이라고 쓰려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하루였다. 게다가 오늘은 날씨도 참 청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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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리고 영화보기

* 이 글은 <엄마...>게시판 가기님의 [상영기간이 1주일이었고나...] 에 관련된 글입니다.

지난 주에 알엠님이랑 인터뷰를 했더랬지요.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먼저 풀어놓을가 싶었지만 직업 의식 탓인지(?) 먼저 기사 업로드를 했습니다. ("나는 행복하다,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인터뷰]다큐멘터리 '엄마'로 일반 관객 만나게 된 류미례 감독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931 )

 

알엠님은 감사하게도 직접 사무실까지 나오셨고 게다가 비타 500이라는 엄청난 것 까지 손에 들고 오셨겠지 않겠어요. 한동안 사무실에서 알엠님에 대한 칭송이 자자했었습니다.

 

기사를 쓸 때 마다, 특히 인터뷰 기사를 쓸 때 마다 느끼는 건데 '내가 과연 들은 만큼 글로 풀어낼 수 있는가' 하는 자괴감이 바로 그것입니다.

 

두 시간 남짓, 알엠님과 재밌게 나눈 이야기들을 제가 1/10 이라도 풀어냈는지 참 걱정이 앞서는군요. 써놓고 보니 빼 먹은 부분도 많은 것 같은데 또 분량은 만만찮고..나 참.

 

나눈 이야기들은 하여튼 기사에 있으니 그걸 참조하시고...

 

일요일 저녁에는 하이퍼텍 나다 에 가서 '엄마'를 보았지요. 사람이 많이 들어야 한다는 일념하에 영화 시작할때랑 끝날 때는 관객 세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영화를 극장에서 본 느낌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정말 잘 왔다'라는 것 하나하고 이 영화를 같은 상영시간에 본 남성 두명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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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생 다인이'. 그리고 사라진 누나들

월간 사회진보연대 1,2월 합본호 기고글. 사실 내 이전 글을 확대 재생산 한 것임 ㅠㅠ

 

‘71년생 다인이’, 그리고 사라진 누나들


신세대 소설가로 불리는 일군의 사람들 중에, 특히 리얼리즘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사람 중에 김종광이라는 작가가 있다. 김종광은 70년대 산으로 1998년 단편 '경찰서여, 안녕'으로 등단했는데 이문구 틱한 의뭉스러움이나 이 시대를 나름대로 눈 돌리지 않고 바라보려는 모습이 참 좋더라. 게다가 이른바 메이저 캠 운동 이야기들이 주름 잡는 한국 문학에서 그간 한 번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제2캠퍼스를 무대로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도 참 맘에 든다. 뭐 김종광이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도 많겠지만 신동엽 창작기금을 수여받기도 한, 나름대로 유명하다면 유명한 작가 축에 끼는 사람이다.


김종광이라는 작가의 장점을 몇 개 늘어놓았지만 맘에 안드는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세상 운동 혼자 다 한듯 비장하게 후일담을 풀어놓던 소위 386들이랑은 다르지만 역시 후일담 스런 냄새를 팍팍 풍기는 거랑, 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운동의 시대는 지났다며 힘 빼는 소리 반복하는 건 눈꼴 사납기 짝이 없다. (가만 보면 다들 지가 운동 그만 둔 때를 기점으로 ‘운동의 시대는 끝났노라’고 선언하는 경향이 있다. 이건 419세대들부터 김종광 같은 90년대 초반 학번 세대까지 멈추지 않는 전통이다. 아마 앞으로도 이런 선언은 주구장창 계속되겠지?)

여하튼 김종광의 소설 중에 2002년 월드컵이 한참일때 발표된 '71년생 다인이' 라는 장편소설이 있다. 제목 그대로 71년생이고 90학번인 양다인이라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이다. 주인공 양다인이는 고딩때는 전교조의 세례를 받고 대학와서는 전대협에서 한총련을 건너는 바로 그 시기에 어느 수도권 대학에서 운동의 끝자락을 부여잡고(아마도 엔엘) 빡시게 활동하다가 빵살이도 한 번 하고 나와 이런저런 청년단체에서 일하다가도 일하다가 정신차렸답시고 벤처 창업하겠다고 설레발을 떨다 또 말아먹고 하여튼 삶을 팍팍해 하는 그런 여성이다.


이 소설은 6명의 관찰자를 통해 양다인을 조명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양다인은 남달리 저항의식이 강력한 그야 말로 싹수가 정말 빨간 타고난 운동권이었댄다. 대략 양다인의 성장과정을 훑어보자면 부모는 70년대 운동권이었는 데다가 전교조 세대로서 고등학교 때부터 독서회를 조직해 학교와 충돌을 일으키고 전교조 지지시위를 주동했고 대학 입학해서는 ‘술자리 최후의 용사’로서 이름을 날렸단다. 게다가 말빨은 또 얼마나 센지 작가의 표현을 잠깐 빌려 오자면 “다인이는 청산유수라는 말을 증명하기 위해서 나타난 애 같았다”니 원 참.


이 것 뿐이 아니다. 말로 안 되니까 권위, 나이, 감정을 앞세우며 폭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선배(물론 남자 선배지)는 태권도 공인 3단인 다인이에 의해 즉시 술집 바닥에 뭉개지곤 했으니 작중 다인이의 별명은 ‘원더우먼’이란다.

각설하고 이런 타고난 운동권이자 원더우먼인 양다인이는 학생운동 접고, 사회운동 하다가, 벤처창업했다가 망하고 나선 “나는 신념이고 뭐고 다 잃어버렸어”라고 찌질하게 털어놓는다. 뭐 그럴 수도 있지만 원더우먼의 몰락사치고는 너무 싱겁고 희화화된 느낌이 든다.


소설 소개는 이 쯤에서 그치고, 내가 이 소설을 참 재밌게 읽은 이유는 또 따로 있는듯 싶다. 나 역시 70년대 전반부에 이 땅에 태어난데다가 90학번 또래의 세례를 직접적으로 받은 세대라 그렇지 싶다. 게다가 양다인을 보면서 내가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선배, 그 중에서도 특히 누나들이 떠올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2남 중에 장남이고 친가 쪽 사촌형제들은 열셋인데 전부다 남자다--;; 십삼남 무녀란 말이다. 그리고 남자 중학교, 남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런 전차로 어릴 때부터 누나 있는 친구들이 참으로 부러웠더랬다. 어찌하다 평균 많이 다른 성비를 지난 단과대, 학과로 진학을 했는데 동기들 중에 여자애들 많은 것 보다 때 늦은 누나 풍년이 든 게 더 좋더라.


그 때만 해도 해도 과방 한구석에서 통기타 줄을 튕기면서 노래 부르는 고운 누나들이 좀 있었다. 돌이켜 보면 기타 연주 실력이야 초보를 겨우 벗어난 수준이고 레퍼토리야 서정적 멜로디를 지닌 민중가요가 대종이었지만 맑은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모습은 무구한 자태 바로 그것이었다. 노래 한 곡조 뽑고 담배 연기 코로 내 뿜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안 시켜도 자진 해서 커피 뽑아다 바칠 정도였다.

그 뿐인가? 강경대 열사가 죽은 지 삼년이 되는 그날 내 손목을 붙잡고 맛있는 것 사준다며 명지대로 데려간 누나도 있었고(생각해보면 그 때 따라간 후배가 나 하나였다. 그 누나는 속으로 참 열불 났었겠지) 최루탄 향이 알싸하게 날릴 때면 손으로 눈 비비지 마라며 내 눈에 자기 담배 연기를 불어넣어 주던, 마음 싱숭생숭하게 만들던 누나도 있었다. 깡마른 체구에 목소리는 쇳소리인데다가 재미도 없는 커리로 세미나 시키던, 그러나 욕하는 모습은 묘하게 섹시했던 누나도 있었고 학생회 선거 지고 나서 구슬피 통곡하던 누나들도 있었다.


일단 ‘71년생, 다인이’라는 소설 자체가 재밌게 술술 잘 읽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완독하고 딱 책 뚜껑을 덮고 나니, 그 누나들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 다들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바람이 전해주는 소식을 들으면 선전 업무에 치여 뼛골 빠지다가 결국 운동 접고 뒤늦게 향학열에 불타 잘 나가는 동시통역사가 됐다더라는 둥, 운동판에서 눈 맞아 결혼 했다가 남편 뒷바라지에 허덕인다는 둥, 평등가정의 대장정을 열어젖히겟노라는 야심찬 선언과 함께 결혼했는데 그 이후 소식은 아무도 모른다던 둥 여튼 둥둥둥이다.


게다가 뭔 이유 탓인진 모르겠지만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는 형들이랑은 가끔 생사확인도 하고 울적할 때면 전화해서 맛난거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는데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는 누나들은 연락처도 거의 모른다. 아 물론 너무 씩씩해서 탈일 정도인 누나 한 분도 낙락장송처럼(낙락장송이란 표현이 좀 어색한가? 그렇다고 한송이 국화꽃 처럼 운운은 더 말이 안되지) 떡하니 버티고 계시긴 하다.


에구 글을 마무리 지으려는데 분량이 좀 모자란 듯 싶다. 저자의 말을 약간 인용하며 횡설수설을 마치련다.


“전태일 열사가 분실했을 즈음에, 유신헌법이 등장했을 즈음에, 그때 태어난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초등학교 때 박정희가 죽었고, 광주가 있었고, 전두환이 새로이 대통령이 되었다.- 중략-대학교 1학년 때 최소한 한 번은 데모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리고 91년에는 괴로웠을 것이다. 4월과 5월, 많은 친구들을 잃었을 때 말이다. 졸업 무렵에 혹은 복학해서 전대협이 한총련으로 변모한 것을 보았고 좀더 뒤에는 연세대에 갇힌 후배들을 보았고, 서른 살이 내일 모레일 때 아이엠에프를 겪었고, 80년대 학생운동권이 제도적 정치무대에 폼나는 모습으로 입성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중략- 71년생이며 90학번이었던 다인이는 그들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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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설에다가 대보름까지 지났지만 날씨가 참 춥다. 비정규개악안(혹 누가 느낀 바 있는지 모르게지만 난 지금까지 비정규보호법안 이라는 공식명칭도 비정규법안이라는 통칭도 쓰지 않고 비정규 개악안이라는 명칭을 계속 써왔다) 도 또 미뤄지고..게다가 이게 미뤄지는데는 속 이야기가 많은데 이건 곧 개별 꼭지로 쓰도록 하고..

 

오늘 경찰청비정규직 현장에 좀 기대를 갖고 갔는데 개꽝으로 끝났다. 젠장 눈물 많은 조합원 하나 있는데 면담 소식 듣고 또 울더라. 빨갛게 언 뺨에 흐르는 한 줄 눈물이 어찌 그리...

 

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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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은 왜 HC가 안 됐나?

비정규개악안이 4월로 물건너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임시대대회도 3월로 밀려 하여튼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게 됐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지긋지긋하다. 어제 타매체 기자도 유보, 유보 지겹다더라만)  오늘은 그래서 많이 자고, 밀려뒀던 글도 좀 찾아 읽고, 이런 저런 재미난 뉴스거리도 찾아 보고 그랬다. (써야 할 글이 하나 있는데...내일까지니까 이건 내일 쓸란다ㅠㅠ)

 

한국일보에서 재밌는 기사를 하나 찾았다. 'DJ, YS... 이회창은 왜 HC가 안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퍽 흥미롭다. 사회언어학을 전공한 서강대 채서영 교수의 논문을 소개한 글인데 한국에서 유명한 정치인이 되려면 두문자(두글자가 아니라 머릿글자) 영어 약칭이 좋아야 하고 그 약칭에는 몇가지 기준이 있단다. 그러니까 YS, DJ, JP등은 부르기 쉬운 영어 약칭이라는 이야기..이회창이 98년에 '창' '대쪽'으로 불리는 자기 닉네임이 마음에 안든다고 기자들에게 HC라는 약칭을 이용해 달라고 그랬는데 단 한군데만 그걸 써줬단다--;;

 

이유인 즉슨 마지막 음에 C가 오면 00씨 하고 비슷하게 들려 좋지 않고 실명을 감추기 위해 언론에서 흔히 쓰는 H씨, K씨 등은 다 부정적인 경우에만 쓰인다는 이야기. 채교수는 전통적인 '호'를 대체해 정서적으로 중립적인 느낌을 줘서 영어 두문자 약칭이 우리나라에서 특이하게 널리 쓰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단다.

 

하긴 김영삼 더러 '거산' 선생 김대중 더러 '후광' 선생 하는 식으로 호를 부르는 사람들이야 열렬한 지지자들 뿐이긴 하다.(여기서 돌발 퀴즈 ..전두환의 아호는 무엇이게? 답은 글 맨 끝에..)  현역 정치인 중에선 김덕룡 정도가 DR로 불리는 듯 싶네.. 또 누가 있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진영에서는 KT 라는 닉네임을 밀고 있는 모양인데 별로 먹히는 것 같진 않고...이른바 차기 주자들 가운데 정동영,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은 닉네임이 없는듯 싶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경우 '맹바기'등으로 불리지만  세음절이라서 무효!)

 

노무현 대통령은 보통 '노'라는 약칭으로 언론에서 많이 불린다. 김이박 같은 흔한 성이 아닌 경우 성이 약칭이 되는 경우는 꽤 있다. '노'말고 '단'도 그런 경우지..여러 명이 하나로 묶여서 불리는 경우도 있다.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 한 때 천신정으로 불렸고 문단심 혹은 단문심도 마찬가지 케이스.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김종필이 손을 잡았을때 유행한 DJP연합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경우.

 

영어 두문자 약칭은 아니지만 두글자로 된 약칭이나 닉네임은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다. 홍킹, 해미, 배트, 달군 등이 좋은 예다. (약칭은 두 음절이어야 부르기 쉽다. 용구라라는 말이 잘 안쓰이고 용용이라는 말은 잘 쓰인다는 것을 상기하라)  한 때 아주 잠시, 많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나도 '곤'이라 불린 적이 있었다. 만화 '곤' 이 유행할 즈음이지 싶다. 갑자기 나도 커서 훌륭한 인물 될라면 영어 두문자 닉네임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몰로트나 페이요는 스펠도 넷인데다가 삼음절이란 단점이 있다. 물론 울 엄마 아부지는 피요 라고 부르지만 ㅋㅋ

 

회사 댕길적에 개나 소나 톰, 메리, 피터, 쥬디 어쩌고 하는 강아지 스러운  같잖은 영어 이름 만들어서 명함 뒷면에 박고 다니는게 참 웃겼더랬다. 근데 나한테도 영어 닉네임 만들라고 압박하길래 TG Youn을 썼고 이메일도 TG@~ 으로 만들어 사용했더랬다. 정치인 가운데선 박태준이 한때 TJ로 불렸었다.

 

누가 그걸 보더니 '나더러 TGI Fridays 좋아하냐'고 묻더라 'AMC 가 Anycall Mobile Club 맞지요' 라는 질문 이래 가장 황당한 질문이었다ㅠㅠ

 

돌발퀴즈에 관한 해답 : 전두환의 아호는 '일해'란다. 일해재단이 바로 여기서 따온 말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특별한 약칭은 없고 흔히들 '물태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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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기조 이대로 가야 하나?

간만에 집에서 정식을 차려 먹었다. 가재미 구이, 명란 젓, 곰국, 우엉조림, 김치, 김, 무우초절임...내가 쓰는 밥상이 좀 작은 탓도 있지만 진짜 밥상이 비좁더라. 사실 나는 혼자 라면 끓여 먹더라도 신문지 깔고 냄비 채로 먹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릇에 담아서 먹고 밥 먹을때도 국이랑 와꾸를 딱 잡아서 먹는 스타일이긴 하다.

 

요즘에야 뭐 집에서 밥 먹을 일이 거의 없긴 했지만 하여튼 오늘 생선도 굽고 이것 저것 차려놓고 먹는데 별로 맛이 없더라. 사무실에서 북적거리면서 먹는게 습관이 되서 그런가? 누구는 나더러 '엄마병'에 걸렸다고 그러더라만 내가 준비한 음식을 딴 사람들이 맛나게 먹는게 더 좋긴 하다--;; 혼자 이것 저것 해서 먹는것 까지는 그냥 했는데 설겆이 할라니까 팍 짜증이 나더라 원.

 

앞으로도 집에서 밥 먹을 일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없는데 나의 식사 정책을 그냥 대강 있는데로 챙겨 먹기로 바꾸어야 하는지 품위 유지 정책을 계속고수해야 할 런지 모르겠다. 우짜쓰까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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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이의 있습니다&quot;

'영등포 구민회관' 문제의 그곳에 오늘 또 다시 갔다. 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가 있었더랬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싱겁게 끝났다. 이런저런 경선 가운데 네팀 나와서 1등이 2/3 이상 득표한것 본 것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난 안그래도 사무실에서 친 이용득으로 찍혀있는지라--;; 사진도 조심해서 실었건만 레이버 투데이는 이런 사진을 냅다 실어버렸다. 사진 제목은 더 압권이다. 제목은 바로 "이겼다"^^ 

 


 

여튼 꽤나 재밌는 구경이었다. 선거 직전 모기자는 480표를 찍었는데 실 득표수는 484표가 나왔다. 그 기자와 매체의 역량에 감탄하는 것은 둘째로, 조직빨 표계산이 그렇게 정확하게 나올 수 있는 조직은 글쎄...

 

승부란게 좀 어금버금해야 재밌는데 한국노총의 카리스마 리에 비해 대항마들을 너무 약했다. 글구 자주는 아니지만 내가 한국노총을 가보거나 사람들을 만난 건 그나마, 싸우는 자리 농성자리 집회 자리 기자회견 자리였는데 오늘 오리지널 한국노총 주류 천여명을 한꺼번에 본 소감은^^ 말 안할란다.

 

달랑 십분씩 주어지는 최종 유세는 너무 미진한 감이 있었지만 표차가 너무 큰 탓인지 결과에 다들 깨끗하게 승복하더라. 게다가 나머지 후보 셋이 전부다 이용득 위원장 더러 '민주노총 따라하기식 사업'이라고 비판했지만 현명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투쟁위주(?), 민주노총 따라하기 식 사업을 보인 이용득 위원장에게 몰표를 줬다.

 

근데 이 아저씨의 임기는 3년이다. 즉 08년까지란 말이다. 그 와중에는 지자체 선거, 대선, 국회의원 선거 일정이 다 포함되어 있다. 또한 07년까지 처리해야 할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 로드맵도 다 포함된다. 글구 지난 해 금융노조의 선봉장 조흥은행 조합원 700이 민노당에 단체 입당하기도 했다. 당연히 상호간에 사인이 있었겠지?

 

통합노총 위원장의 야심을 숨기지 않는, 어쩌면 더 큰 야심이 있을지 모르는, 게다가 현재까지는 한국노총 내 보수던 개혁이던 이 양반한테 꽉 잡혀 있기 때문에 이 양반의 행보는 충분히 주목해볼만 하다. 게다가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이 우경화 드라이브를 타면 이 양반의 파괴력은 맞물려 의외로 강해질지도 모른다.

 

좌파 입장에서 어떻게 봐야할지 엉터리 토정비결을 짚어보면 난 뭐 밑질 건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기본적으로 기존 한국노총의 말도 안되는 관행들이 일부나마 털어지는 효과를 가져 오는 것은 이런들 저런들 긍정적이고 우경화 세력들이 저쪽으로 묶여져 버려 갈라치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

 

첨언: 위원장 선거 이후 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선되 의사봉을 잡은 이용득 위원장이 "관례에 따라 전형위원회를 구성해 부위원장과 회계감사를 지명해 찬반 투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의있습니까?" 하고 약간은 부끄러운 뉘앙스로 대의원들에게 물었다.

 

모두가 예스라고 말해도 홀로 노 라고 외치는 사람이 어디에든 있는 법. 한 대의원이 당당하게 손을 번쩍 들고 "이의 있습니다"하고 외쳤다. 순간 분위기는 싸해졌고 나는 속으로 '음 역시 어디든 인물은 있는 법'하고 생각했더랬다. 근데 그 대의원은 "중앙위원도 부위원장, 회계감사랑 한꺼번에 지명해주십시요" 하고 우렁차게 외쳤다.

 

나는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역시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진 후 여기저기서 "옳소" "배고프다" "재청이오" 하는 추임새들이 연달아 터지더라. 이런것 보다는 차라리 신나 뿌리는게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냥 그렇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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