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외로움 이겨낸.

from 뭔지 2004/11/19 00:35

참.. ...

 

예전에 안치환이 부르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꽃다지가 부르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좋다.

글고 이젠 안치환이 불러도 싫지 않다.

 

특히 '그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바람소리가 휭휭 난다.

 



 

오늘 인천 배다리 헌책방골목의 아벨서점에 들렀다.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30년동안 몇일만 빼고는 명절도 없이 헌책방문을 여셨단다. (!!!!!!)

갈 곳도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혼자서라도 매일매일 문을 열고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고.

 

...

 

일주일에 한번은 쉬어야 되는거 아닙니까 했더니

손님들이 날 잡아서 오산, 수원 등 멀~리서 찾아오니 미안해서 문을 여신단다.

그래도 쉬어야 되는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좀 쉬고 싶은 생각도 있으시다고.

속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난 오늘 더욱 뭔가 웃기지도 않는 사람이다)

 

 

일년에 15일 쯤 휴가기간을 두고..

다른 나라 헌책방 골목을 가서 보고 싶으시다고. 헉.

그냥 책방이 아니라 이 공간, 배다리 헌책방 골목으로 들어서면 시커먼 세상일 잊고

잠시라도 우중충한 헌 책을 통해 환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소름이 돋는다.

이제까지는 머리에 든 것도 없고 해서 아무일도 안하고 가게만 지켰지만

 

나이가 드니 이 책들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드신다고.

작년 봄 즈음, 책방골목 근처의 창고를 작은 전시관으로 꾸미셨다.

'아벨 전시관'이라는 이름의 그 전시장은 오래된 책이 전시된 전시관과 작은 전시장으로 나뉘어 있다.

작은 전시장은 마음이 담긴 사연이 있다면 그냥 무료로 대관해 주신다.

평소에는 인천의 옛날 사진들을 판넬해서 상설전시를 한다.

 

 

책들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건 이제 나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는 것도 되겠지요.라고.

헛소리라고는 눈꼽만치도 안하실 사장님은 참,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 어처구니는 30년동안 문을 연 사장님이 갖고 계신다.

사장님은 30년 이상 계속 맷돌을 돌리고 계신 것이다.

 

 

아벨서점 기사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page=&menu=s10600&no=67349&rel_no=23&character_article_code=01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20&article_id=0000128934§ion_id=102&menu_id=102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소박하게, 끈질기게 몇 십년이고 지속시켜 나갈 수 있을까.

...

나는 커서 뭐가 될까.

지금 잘 하고 있는건가.

잘난척하는 마음이 날 한 군데에 정착시키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19 00:35 2004/11/19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