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째]108배

2010/02/25 00:22

 

졸립다.

피곤하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만큼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나하나 처리해가고

하나하나 끝내가며

꿋꿋하게 살다보니

어려울 것 같은 일들이 의외로 쉬어졌다.

너무 많은 일들도

어찌어찌 해가고

실수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어찌어찌 메워가고

 

지나간 일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근심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다시한번 새긴다.

묵묵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지.

 

 

91. 나 자신의 평화를 기원하며 아흔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요 몇일 맨날 다짐글이다.

그만큼 매일매일 흔들린다.

갑자기 일이 쏟아지고

화낼일이 많아지고 미안해야 일도 많아지고

시간내 끝내기에 업무량도 많으면서

심신을 살핀다는 게 어렵다.

물론 몸이 피곤한것도 참으로 괴롭지만

마음이 흔들리면 주체할 수 없어진다.

그래서 매일 참회하고

내일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게 되는 것 같다.

......

보잘 것 없지만 이렇게 108배를 하고 몇 자 적다보면

나에게 말을 걸게 되고

나를 들여다보게 되어

마음이 편안해지고 억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차분해진다.

참 감사하다.

 

'내일 상처입히게 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평화를 빕니다.

저를 용서하세요. '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그건 당연한게 아니야.

 

 

 

 

............

 

오늘은 아빠 생일이다.

1년전부터 사드리고 싶었던

등산화를 사드렸다.

아빠는 자신에게 돈을 쓰지 않는다.

오직 병원비로만 쓸 뿐이다.

1년에 10만원도 채 쓰지 않으실 것이다.

그런 사람이기에 등산화도 남에게 얻어 사이즈도 작은데 신고 다니신다.

요즘은 더 아픈 곳이 많이 지셨다.

주름도 많고

약한 소리를 많이 하신다.

그럴때마다 너무 맘이 아프다.

등산화는 비쌌지만 1년여를 준비한 결과 조금 무리한 선에서 장만할 수 있었다.

등산화는 사양하지 않으셨다.

뭐든 돈쓰지 말라던 아빠가 참 좋아하시기만 하셨다.

돈 많이 쓴거 아니냐고 걱정하셨지만 그래도 좋은게 더 컸다.

진짜 가지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필요하셨던 모양이다.

아파도 쉬지 못하고 일하시는 아빠를 보며

약을 한움큼 드시는 아빠를 보며

난 그냥 뒤에서 안아드렸다.

아빠 배가 남산만해서 안을 때마다 재밌다. 드럼통을 안는듯?

 

아빠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저도 건강할랍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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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째]108배

2010/02/24 01:33

 

 

역시나 하나하나 만만하지 않은 일들이 있어

가슴이 답답했다.

아무리 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없길 바라지 말라고 하지만서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 입으로 비어져나오는 '힘들다'란 말을 참기가 참 힘들었다.

 

그렇게 일을 끝내고 강연을 들었다.

베네수엘라 꼬뮌정치 이야기를 듣다보니

하루 내 힘들었던 일이 대순가...란 생각이 들었다.

참 즐거울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을 실현한다는 것은.

하고 싶은 것을 찾고 꿈꿀 수 있다는 것은.

 

운동은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것 하나 절대적일 수 없으며 당운동이든, 무정부운동이든, 무엇이든

각자의 깊이와 고민과 영역과 기발한 시도들과 정책들

그것이 베네수엘라의 기본이다란 말에 동의한다.

차베스는 단지 그 모임들이 잘 유지되고 확장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들은 자기 판단에 근거해서 자기 전략을 세우고 실현한다.

 

자기근거에 따른 자기 판단. 그리고 자기전략

그것을 발현해 내고 실현해 내는 것.

정말 하고 싶다.

정말 필요하다.

 

지금까지 그런것을 연습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기존의 사회에서건 운동단체에서건 틀을 벗어나면 안될 것 같은 두려움에 얼마나 많은 자기 검열을 했던가.

그것이 너무 속상해서

단단한 뿌리. 내공을 기르고 싶어서

일본어 공부와 108배를 시작했다.

내 삶과 분리되지 않은 운동

단지 나만의 만족을 위한 삶이 아니라

세상을 조금더 바꾸기 위한 실천들.

아주 초라할지 모르나 명확한 확신이 있는 한걸음.

그 단 한걸음을 내딛고 싶다. 

 

 

7. ‘내가 원하는 진정한 삶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강연자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에 참 널려 있다고 했다.

왜 내눈엔 안보이지?

 

지혜를 닦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 하나 실천하다보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

그때

그것을 꼭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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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째]108배

2010/02/23 02:18

 

 

친구 4명의 졸업축하파티를 했다.

학생운동 끝물에 들어와

전망도 방법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

단 한명을 만나고자 어쩌면 매순간 자신의 전부를 쏟아부었을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실상

이들이 졸업하면 학교에 남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초라하고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내세울게 없어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후배들에게

자꾸 움츠려드는

그들에게 졸업은 실상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에게 그랬듯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조직했다기 보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치열했다

 

 

72. 함께 웃고 함께 울며 함께 길을 가는 친구를 모시며 일흔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살아남아 장하다.

애썻어.

우리모두 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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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째]108배

2010/02/21 23:47

 

하루종일 잠만 자도

잠은 계속 온다.

아마 이틀밤을 꼬박 자야

그나마 잠이 덜 올 것 같다.

이번주만 보내면

사업이 어느정도 정리된다.

하지만 마지막 일주일이 고비다.

바짝 정신차리고 바짝 집중해서 잘 마무리해야지.

 

그래도 주말저녁만 되면

다음날부터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이 걱정된다.

당연히 힘들지.

당연히 복잡하고 하기 싫지.

어쩌면 더 힘들지도 몰라.

그래도 오늘 살아있는 생명의 경의로움에 감사하며

내일 묵묵히 살아내면 되는거다.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할수 있는건 없다.

 

 

99. 깨달음으로 충만한 마음의 평화를 위해 아흔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알아채기

과거에 집착말고 미래에 근심말고

나약하거나 비겁하지 않은 지혜의 힘으로

충만한 마음의 평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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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째]108배

2010/02/21 04:06

 

 

오랜만에 학생시절 함께 고민했던 사람들을 만났다.

안본지 2~3년은 훨씬 되었지만

금세 공백을 뛰어넘어 버린다.

12시에 만나

새벽 3시까지 6차를 갔다.

점심먹고, 차마시고, 맥주마시고, 소주먹고, 맥주마시고, 소주먹고...;

 

서운한이야기도 반가운이야기도

이제는 서로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시간이 됐나보다.

 

 

93.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평화를 위해 아흔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새벽 4시

밀린 108배를 하며

오늘 만난 이들의 평화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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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째]108배

2010/02/20 00:16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만큼 피곤하다.

어깨가 결리고

그게 목으로 올라와 소위 '뒷골이 땡기는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집에 와 동생에게 어깨를 맞기고

머리까지 아프다고 했더니

이러다가 원형탈모생기는거 아니냐고 걱정한다.

 

"니가 어깨도 주물러주고 108배도 하잖아"

 

그래놓고 슬그머니 걱정이 된다.

정말 이러다

원형탈모라도 생기면 어쩌지?

그런 걱정이 들만큼

요즘은 하루하루가 만만치 않다.

 

 

아마도

12월 1월 2월까지 쉬지않고 빡씨게 일해왔기 때문이니라

긴장을 풀지 않고 생활하니 어깨가 뭉치고

화날일도 욕할일도 많으니 그게 다 뒷골로 갔겠지.

사실 정말 화내고 욕할 일이었나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게 힘들었나 생각해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은데

'뒷골이 땡기는 상태'가 되고서 사태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낀다.

아..

쉼이 필요하다.

 

그러나

내일 임대차계약이 한 건

개업식을 하는 곳이 한 건

학생 때 같이 고민했던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굉장히 중요한자리 모임이 하나

대학 때 활동했던 동아리 방중학습 모임이 하나

..

그래서

10시까지 사무실에 나가서 준비를 하고 11시에 계약을 하고

12시에 모임을 한 뒤 방중학습하는 후배들을 보러가는 것이 내일의 일정이다.

아...

쉬고 싶은데

그리고선 일요일엔 토론회 및 강연회가 잡혀있고 그것도 꼭 가고싶은, 혹은 가야하는 모임인데

바빠도 하고 싶은을 못하면 영영 못한다고 생각해서

다른 학습일정도 같이 달렸더니

이젠 몸에서 파업을 할 조짐이 강하다.

 

 

6. 나의 영혼과 육체의 건강함을 위해서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27. 남에게 원한을 품지 않으며 스물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28. 남에게 성내는 마음을 두지 않으며 스물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오늘 참 수고하셨습니다.

참 열심히 사셨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남 험담을 너무 하셨습니다.

남을 많이 미워했습니다.

힘들다 힘들다 참 많이도 말씀하셨습니다.

지나간 일에 집착하고 미래를 근심하셨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더하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원형탈모는 아니잖아요.

오늘도 무사히 보냈구요.

나를 강하게 하는 시련에 감사하라고 하시지 않습니까.

계획한 일이 쉽게 되기를, 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하시지 않습니까.

화내지 마시고

미워하지 마시고

상대방의 욕구와 마음을 보세요.

그리고 그에 따른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겁니다.

 

화를 낸다고 따라내지 마세요.

미워하지 마세요.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를 살피세요.

나는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바라보세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 올 일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훌훌털고

지금 살아가는 무게만 지고 가게요.

 

 

참 열심히 살았어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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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째]108배

2010/02/19 00:34

 

 

요즘은 화를 참 많이 냈다.

오늘도 화를 냈다.

딱히 상대방이 미운 것은 아닌데

말을 하다보면 화를 내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화가 났는지도 알지 못하고

지금 나의 기분 상태가 어떤지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그냥 화가 나서 소리를 치고 있다.

몇번이나 반복되고 후회한다.

 

왜 나는 화를 내는가?

왜 나는 화를 참지 못하는가?

그것이 화낼 일이었던가?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가?

..

 

8. 나부터 찾고 나부터 다스릴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알아채기가 안되니 화부터 내는 것이리라.

무엇이 문제인지를 살피고 나와 거리를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리두기.

 

 

 

 

 

참으로 속상한 일이 있고

억울하기도 서운하기도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원망스럽고

변명하고 싶고

욕도 퍼붓고 싶다.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는것이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생각한다.

머릿속에서 계속 낮의 기억이 재생된다.

그리고 머리가 쭈빗쭈빗거린다.

뒷목이 당긴다.

뻐근하고 아리다.

그래도 어느새 다시 생각하고 있다.

108배를 하는 중간에도 생각난다.

그 일이 나에게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내가 너무 그 일에 가슴아파하고 있음을 느낀다.

생각으론 별로 속상해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혹은 이만큼 속상해 할일인가? 라고 생각할 일을

너무 신경쓰고 속상해하고 가슴아파한다.

 

왜?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무너져서?

내가 무시당한 것 같아서?

내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서?

존중받지 못해서?

믿음을 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믿음이 무너져서?

 

어느것 하나 시원하지 않다.

이런 내가 당황스럽다.

당황스럽다.

 

 

93.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평화를 위해 아흔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그나마 정리되는건

그냥 용서하고

내가 날 배신했다고

무시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평화를 기원해줬을때다.

서로간의 기대와 그것이 엇갈림으로 인한 오해.

그래.

더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들이 못사는 것 보다

잘사는게 더 맘 편할 것 같다.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평화를 위해

오늘 나를 너무 속상하게 한 두 사람의 평화를 위해

절을 올립니다.

 

 

 

 

 

미안합니다.

저를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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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째]108배

2010/02/17 22:33

 

 

60. 나를 강하게 하는 시련들에 대하여 감사하며 예순 번째 절을 올립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나를 강하게 하려고 주신거구나.. 감사하다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도 참 많이 힘든 날이었다.

왜 힘들었는지 생각해보면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일의 양이나 육체적인 부분보다는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다.

시간만 지나가길 빌고 있으니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다 날 강하게 하려고 주는 시련들이니

하나 하나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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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째]108배

2010/02/16 23:26

 

 

한 십여분을 울었던가

전화통을 붙잡고 5분동안 하소연을 했던가......

 

 

 

저소득층 창업대출사업 '희망키움뱅크' 업무를 어떨결에 맡아버려

6개월째 하고 있다.

그새 머리엔 15가닥이 넘는 흰머리가 나고

오늘은 12시 점심을 먹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몸으로 7시가 되어 사무실에 들어가

혼자서 펑펑 울었다.

 

이명박 정부의 말 같지도 않은 이러한 사업을

당장 때려칠까도 생각해봤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과

때쳐치고 하고 싶은 일도 마땅치 않고 뾰족하게 지역에서 길이 보이지도 않고...

거기에 사업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어

차마 그만두지 못하고 더 잘해보겠다고 최대한 부끄럽지 않게 하겠노라고 다짐하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내들의 보이고 싶지 않은 가장 초라한 부분을 봐버린 나로써

다른 이에게 다시 그 이야기를 하게 하지는 않아야지라는

조그마한 마음으로...

 

그런데 오늘은 그 사람들에게 난 단지 관리자일 뿐 아니냐는 생각이 담긴 말을 들었다.

 

어쩜 맞을지도 몰라.

바쁘단 핑계로

힘들단 핑계로...

별로 충격같지도 않았는데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눈물이 나는지

신뢰에 상처를 입어 그런지

너무 막막한 삶들을 봐서 그런지

내가 아무것도 해줄 게 없다는 무기력감에 그러는지....

아이처럼 서운하다 따지고 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렸다.

 

9. 오늘 여기 살아 있는 목숨이 귀중함을 생각하며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살아있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썩 절망스럽지만은 않은 하루였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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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1

2010/02/15 23:17

 

2009년 학교를 나와 돈을 벌기 시작해서부터

나의 건강과 엄마와의 시간을 위해

등산을 시작했다.

 

언뜻 모악산을 13회, 장안산을 2회, 팔공산 1회, 운장산 3회, 만덕산 1회, 계룡산 1회, 경각산 1회, 내장산 1회, 내변산 1회..  24회정도...!!

일년에 등산 한번도 안했던 내가 1년 간 횟수치고는 참으로 많다.

 

담이 걸려 소위 목이 돌아가지 않은 상태를 경험하고;;

26살의 몸상태가 아님을 절감한 뒤

주말엔 산을 타기 위해 시간을 내었다.

물론, 4년 배테랑 등산마니아 엄마가 있었고,

돈을 많이 벌어 용돈을 많이 주거나

그럴듯한 직장에 취직하여 다른이에게 자랑삼아 이야기 할 꺼리도 안되기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 밖에는 할 수 없었기에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등산을 선택했다.

그렇게 어울려 등산을 하다보니 20회가 훌쩍 넘은 것이다.

거기에 고사리 끊으러 가고

두릅따러 간 횟수까지 합치면 더 늘어나겠지만 그건 등산이라고 부르긴 힘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산을 하려고 나서는데에는 참 많은 결심이 필요하다.

전주에서 버스로 이동하기 쉽고 등산이라 할만한 산을 꼽자면

'모악산'이기에 모악산을 가자고 했지만

여러번 등산경험을 통해 죽을똥 살똥 몇번의 고비를 넘어야 정상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심란해지는건 별 수 없었다. 

 

상학으로 가는 차를 타도 도착한 모악산에는

참으로 사람이 많았다.

떡진 머리를 모자로 감쌌지만 그리 좋은 몰골은 아니기에

아는 사람을 못본채하고 ㅎ

등산길에 올랐다.

아래는 질척였고 중간중간 언 곳도 많았으며 더 올라가니 눈이 소복히 쌓여 딴세상이었다.

총 4시간 등반을 끝내고

보통 죽을똥 살똥 2시간 반을

쉬엄쉬엄 4시간 다녀오니

참으로 편하고 즐거운 산행이었다. 

 

보폭을 좁게하면 힘들지 않다더니 

아빠의 조언은 너무도 딱 맞아떨어졌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그게 나의 수준이었던 모양이다. 

 

1년여 등산을 통해 얻은 큰 수확!

몸으로 익힌 소중한 경험이다. 

앞으로 등산을 참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젠, 나도 등산을 좋아한다.

아빠랑 가면 여러가지 나무나 나물을 배울 수 있어서 즐겁고

공기도 좋고

아름답고

매번 오르막에선 못오를 것 같다는 절망감에 빠져도

결국 한발만 띄면 오를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깨우치기도 하고

..

차암 좋다!

 

 

 

올해엔 지리산을 노려볼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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