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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54회

 

 

 

1

 

 

읽는 라디오 살자, 문을 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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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늘을 보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높고 파란하늘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데

그 위에 펼쳐진 구름들의 다양한 모습이 편안한 수채화를 보는 느낌을 안겨줍니다.

구름의 모습도 매번 변화를 줘서 매일 다른 그림을 보는 기분이죠.

이런 때는 먹구름도 나름의 운치를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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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즐거움을 안겨주는 건 아닙니다.

땅에서도 더 다양하고 활기찬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한 달 전에 심은 배추가 꽤 자랐습니다.

하루하루 식물이 자라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쑥쑥 자라는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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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동안 많은 걸 제공해줬던 오이가 아직도 자라고 있습니다.

줄기와 이파리는 힘이 없이 늘어져 있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도 생명력을 이어가면서 오이가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여름철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건 아니지만

며칠에 한 번씩 따먹는 오이 맛은 상쾌함을 더해주기에 그만입니다.

 

 

이제 조금 지나면

좀 더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서

기온이 뚝뚝 떨어질 테고

파란하늘을 보기도 어려워지고

겨울채소들의 성장도 더뎌질 테고

여름채소들은 시들겠죠.

그때까지 만이라도 지금의 상쾌함을 마음껏 즐겨봐야겠습니다.

 

 

 

2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명상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습니다.

 

 

몇 번 숨을 고르고

마음을 집중하려는데

마음이 조금 들썩이더군요.

그래서 주문처럼 조용히 문장을 되뇌었습니다.

 

 

나는 편안하다

나는 편안하다

나는 편안하다

나는 편안하다

나는 편안하다

편안

편안

편안

편안

편안

 

 

그렇게 몇 번을 되뇌었더니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문장을 되뇌었습니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행복

행복

행복
행복

행복

 

 

그렇게 행복의 주문을 반복하고 있더니 온몸에 행복의 기운이 퍼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의 소원을 읊조려봤습니다.

 

 

사람을 사랑하자

사람을 사랑하자

사람을 사랑하자

사람을 사랑하자

사람을 사랑하자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몇 번을 반복해서 사랑을 불러봤지만 마음속에서는 잡념만 일어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저에게 주문을 걸듯이 문장을 되뇌었습니다.

 

 

나는 자애롭다

나는 자애롭다

나는 자애롭다

나는 자애롭다

나는 자애롭다

자애

자애

자애

자애

자애

 

 

몇 번에 걸쳐 주문을 되뇌어봤지만 잡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집중은 점점 떨어져갔습니다.

그런 마음의 상태를 바라보면서 자애의 주문을 몇 번 더 읊조리고는 눈을 떴습니다.

 

 

아직 밖은 어두웠습니다.

물을 한잔 마시러 마루로 나갔더니

사랑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저를 반기더군요.

그런 사랑이를 쓰다듬어주고

물을 한잔 마셨습니다.

 

 

그날 하루도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면서

마음속에서는 크고 작은 생각들이 파도를 쳤지만

가능하면 편안한 상태에서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 노력이 잘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3

 

 

요즘에는 하우스에서 일을 할 때 사랑이와 같이 들어갑니다.

사랑이는 일을 하는 제 주변을 서성이다가

제가 부르면 얼른 다가옵니다.

그러면 저는 사랑이를 쓰다듬으면서 서로의 정을 나누곤 합니다.

 

 

 

 

 

그런데 사랑이에게 공이 있을 때는 태도가 바뀝니다.

제가 부르면 저를 경계하듯이 바라보다가

제가 다가가면 공을 물고 도망가 버립니다.

그런 사랑이의 태도가 우습기도 하고 약간 서운하기도 하죠.

 

 

 

 

 

성민이 : 야, 너는 왜 공을 물고 도망가냐?

사랑이 : 니가 뺐을까 봐서 그러지.

성민이 : 야, 그 공은 니가 갖고 놀라고 내가 준건데 내가 그걸 왜 뺐냐?

사랑이 : 내가 공을 갖고 있으면 너는 뺐어서 멀리 던져버리잖아.

성민이 : 야, 그건 니 공을 뺐는 게 아니라 니가 좀 더 재미있게 놀면서 운동도 하라고 그러는 거지.

사랑이 : 아이, 난 그렇게 운동하는 건 싫어. 그냥 내가 알아서 공을 갖고 놀 거야.

성민이 : 흥, 그러면서 별로 놀지도 않더구만. 예전에는 공을 물어 와서 땅에다가 묻어버리기도 하던데 요즘에는 안 그러네?

사랑이 : 내 껄 자꾸 가져가려고 하니까 그랬던 건데, 땅에 묻으면 나중에 찾을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내가 물고 다니는 거야.

성민이 : 푸흐흐흐, 그랬어? 그러면 앞으로 공 던지기 하면 안 되겠네?

사랑이 : 아니, 뭐, 던져도 내가 물어오면 되니까 괜찮기는 한데 나한테 공이 있을 때는 뺐지 말았으면 좋겠어.

성민이 : 알았어, 니가 싫다면 하지 않을게. 그래도 니가 이렇게 내 곁에서 같이 있어주니까 나는 좋다.

사랑이 : 나도 니 옆에서 같이 놀 수 있어서 좋아.

 

 

 

 

(Jacob Collier의 ‘Sleeping On My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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