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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라디오 문을 열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가게 문을 열자 조그만 엽서 두 개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까지 와서 엽서를 꽂아두고 가시는 마음이 전해져서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엽서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오늘 방송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여성 분은 해방된 조국에서 살아가고 계시는군요.
<녹슬은 해방구>(권상운 지음)라는 소설에서 1940년대에서 50년대의 소백산맥과 지리산 그리고 한라산에서 산화해가신 빨치산 여전사들이 생각납니다.. 사진 속의 고운 꽃들은 그들의 조국 해방의 염원을 담은 듯합니다.. 내일이 4.3항쟁의 날이네요..
지난 방송에서 미얀마의 투쟁소식과 함께 사이공의 흰옷이라는 노래를 들려드렸더니
곰탱이님이 이런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셨던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피 땀 눈물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삶이 주어지는 거겠죠.
또한 지금 다른 곳에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 모든 이들의 치열함을 가슴 속에 담아봅니다.
요즘 채소값 비싸지 않나요? 유통을 좀 어떻게 손봤으면 좋겠네요. 촛불든 사진도.. 잘 듣고갑니다. ^^
득명님은 지난 방송에서 농민들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해주셨네요.
사실 저도 마트에서 채소 값을 보면 비싸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정작 농사짓는 분들의 현실은 딴판이니...
이 방송을 통해서 이런 농민의 현실이 조금이라도 전해졌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가게를 연지 오래되지 않아서 내부가 조금 썰렁한 편인데
이렇게 한 장 두 장 전달되는 엽서들로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으려니
그곳에서 온기가 살살 전해지는 게 따뜻해서 좋습니다.
2
두 달여 전부터 장에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증상이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증상이 계속 이어지니까 신경이 쓰였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장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나 음식 등을 찾아보면서
나름대로 노력을 해봤지만 좀처럼 나아지질 않아서
한 달 만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면서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약을 처방해주더군요.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심각하지는 않지만 쉽게 호전되지도 않는 병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약을 먹으면서 마음을 편하게 갖고 일상생활을 하기로 했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초반에 호전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조금 마음이 누그려졌는데
얼마 후부터 다시 증상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약으로 인한 부작용까지 나타났습니다.
약을 끊을까말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계속 복용을 했는데
좀처럼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결국 약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고민에 빠져들었죠.
다시 병원을 찾아서 새로운 처방을 받아야할까?
약의 부작용이 사라지는 걸 당분간 지켜보고 판단할까?
스스로 노력을 하면서 조금 긴 호흡으로 몸을 관찰해볼까?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으니 몸이 알아서 변하지 않을까?
그러던 와중에 몸의 다른 곳에 이상증상이 나타나서 심란함을 더해줬습니다.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다른 곳의 이상증상은 별다른 문제가 아니었기에 특별한 처방은 없었습니다.
병원을 찾은 김에 과민성대장증후근에 대한 상담을 했더니 의사는 역시나 별다른 설명 없이 다른 약을 먹어보라고 권하더군요.
좀 더 경과를 지켜보고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는 병원을 나왔습니다.
다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관련 정보를 취합했습니다.
장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확인하고 음식에 변화를 줘봤습니다.
술은 당분간 끊기로 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마음의 안정을 위한 팁들도 챙겨서 실천했고
겨울 동안 목욕을 자주 못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반신욕도 자주 했습니다.
이런 노력들에도 증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서 신경이 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약에 의한 부작용이 사라지더니
아주 조금씩 장이 안정되어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하니까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몸과 마음이 편해지니까 한결 여유로운 삶이 됐습니다.
이 증상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몇 달 동안의 고민과 노력을 통해
내 몸을 유심히 살펴보고 보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내 몸을 자주 들여다보며 살아야겠습니다.
3
친한 친구와 통화를 했습니다.
오래간만에 전화해도 어제 만났던 것처럼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친구입니다.
밝고 환한 톤으로 제 전화를 받아주는 친구의 목소리에 제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조잘조잘 거리면서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다가
친구의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걸 알게 됐습니다.
오래전부터 허리가 좋지 않으셨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나빠지기 시작해서 작년부터는 거의 누워서 지냈다고 합니다.
오랜 지병인데다가 나이가 많으셔서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 달을 집에서 간병하다가 가족들이 의논한 끝에 재활병원이 같이 있는 요양병원으로 옮겼다는 겁니다.
아버지 얘기를 하면서도 친구는 밝은 목소리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가족도 한 달에 한번만 비대면 면회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전화로 연락을 해서 병원측에 전달하는 게 전부라고 했습니다.
덤덤하게 얘기를 이어가던 친구의 목소리가 한 번 흔들렸습니다.
“늙고 병든 아빠를 고려장처럼 병원에 버려두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두 달 쯤 지나니까 괜찮아지더라.”
밝은 목소리로 얘기하는 친구에게 저도 밝은 목소리로 토닥여줬습니다.
친구의 아버지랑은 그렇게 살가운 사이가 아니어서
평소에도 안부전화를 드리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친구와 통화를 마치고 친구 아버지에게 안부 전화를 드렸습니다.
전화가 연결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통화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연결이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마음속으로만 안부 인사를 드렸습니다.
4
이 그림은 이반 아이바조프스키라는 화가의 ‘파도’라는 작품입니다.
그림이 너무 생생하고 힘이 있어서 제가 거센 파도의 한복판에 있는 느낌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거센 풍파를 견뎌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강한 의지를 느끼신 분도 있을테고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삶의 불안함을 느끼신 분도 있을테고
인간의 오만함을 꾸짖는 자연의 위력을 느끼신 분도 있을테고
거친 세상 속에 같이 놓여있는 인간들의 연대와 연민을 느끼신 분도 있을테고
음...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느껴지시겠죠.
저는 파도가 지나간 다음을 생각해봤습니다.
이렇게 거센 파도가 지나고 난 뒤에 화사한 햇살과 고요한 평온함이 찾아올까요?
아니면 이보다 더 거센 폭풍우가 몰아칠까요?
이 거센 파도 뒤에 뭐가 기다릴지는 알 수 없지만
배는 침몰하지 않는 한 계속 항해하겠죠.
그렇게 항해가 계속되면 파도는 언제든지 밀려들테고
그렇게 파도를 견디면서 나아가다보면 웬만한 파도는 견딜만해지겠지만
출렁이는 바다는 계속될 겁니다.
이 거센 파도 속을 항해하는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Mei lan의 Oceans이라는 곡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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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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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자연의 폭풍우 치는 파도 속을 헤쳐 나가 살아 남는 것은 실로 커다란 의미가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라는 폭풍우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또한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