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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8회

 

 

 

1

 

 

‘읽는 라디오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여덟 번째 문을 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영화 얘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영화 첨밀밀을 봤습니다.

오래 전에 나온 유명한 영화였는데 이제야 보게 됐습니다.

꿈을 찾아 홍콩에 간 두 젊은 남녀가 척박한 그곳에서 서로 밀고 당기고 하면서 사랑을 그려가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다가설듯하다가 멀어지고, 멀어지려하면 다시 다가오는 둘의 관계가 마음을 애잔하게 하더군요.

현실성이 거의 없는 뻔한 러브스토리였는데도 그 관계의 다가섬과 멀어짐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해봤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그런 드라마틱한 사랑이 실재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는 다가왔다가 멀어지고 멀어졌다가 다시 다가오는 관계들이 너무 많습니다.

세상의 파도 속에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오래된 관계가 부서지기도 하기를 반복하는데...

음... 영화 속 연인과 다른 점은 그 관계에 그리 큰 애정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겠죠.

 

 

오래간만에 괜찮은 멜로영화를 보고 감상에 빠져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김호철의 ‘흐르는 강물 따라서’라는 노래를 듣게 됐습니다.

약간 거친듯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두고 있었더니

내 삶의 파도에 휩쓸려 떠나가 버린 이들의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그들이 나를 기억한다면 어떤 감정으로 되새기고 있을까요?

그 생각을 했더니 참 부끄러워지네요.

 

 

 

 

 

 

 

2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로 채워진 잡지가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얘기여서 내용도 특별하지 않습니다.

그 평범함이 편안하고 좋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들의 얘기를 따라갔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다가 말미에 인터뷰이가 다른 인터뷰이를 위한 질문을 남기는 순서가 있습니다.

그들이 내놓는 질문이라는 것도 너무도 평범해서 피식 웃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 지극히 평범하고 소소한 질문이 좋아서

그 분들이 내놓은 질문에 답을 해보았습니다.

 

 

 

 

질문 : 들품님을 가장 크게 웃게 하는 게 무엇인가요?

답변 : 음... 제 삶에서 웃음이 사라진지가 오래돼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조카들이 어렸을 때 재롱을 보면서 웃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이 기억도 몇 년 전 기억이기는 합니다.

 

 

질문 :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듣고 싶은 말은 어떤 건가요?

답변 : 너를 위해서 뭔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즐거워.

 

 

질문 : 지금 누구랑 뭘 먹고 싶으세요? 여기서 포인트는 ‘지금’입니다.

답변 : 가족들이랑 맛있는 식사

 

 

질문 :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답변 : 특별한 계획은 없고... 음... 그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봅니다.

 

 

 

 

이 평범하고 소소한 질문에 대답을 하다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여러분도 한 번 답변을 달아보세요.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미세먼지도 별로 없고 날씨도 너무 좋아서 더 늦기 전에 봄을 즐기려고 나와 봤습니다.

코로나 시국이라서 사람들 많은 곳은 갈 수 없으니 한적한 바닷가로 와봤습니다.

조그만 어선이 있길래 선장님에게 부탁을 해서 가까운 바다로 나가봤습니다.

 

 

잔잔한 바다를 가르며 10여 분 정도 달려간 후 멈춰섰습니다.

잔잔한 물결에 몸과 마음을 맡긴 채 편안하게 주변을 바라봤습니다.

저 멀리 있는 육지가 딴 세상인 것처럼 보이고

머리 위의 하늘은 바다와 비슷한 푸른색이어서 그런지 훨씬 가깝게 느껴졌고

발아래 새로운 세상을 품은 바다는 요지경 같아 보였습니다.

 

 

땅 위에서 바라볼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겁니다.

산 위에 올라가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세상이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바다 위에 누워서 세상을 바라보면 땅과 바다와 하늘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게 어우러진 세상을 느끼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됩니다.

보잘 것 없는 저를 출렁이는 바다에 그냥 맡겨뒀더니 바다와 하늘과 땅이 저를 포근하게 감싸주더군요.

 

 

이 느낌이 너무 좋아서 오늘 방송은 바다 위에서 마치겠습니다.

이 편안함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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