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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손으로 직접 인공위성을 만들어서 쏘아 올리겠다는 포부를 가진 이가 있었다.
인공위성 발사비용 1억 원은 만 원짜리 티셔츠 만 장을 팔아서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손바닥 크기보다 조금 큰 그 인공위성은 단순한 송신장치 외에는 어떤 기능도 없었다.
그냥 자기가 만든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 목표일뿐이었다.
조금, 아니 엄청 황당한 이 일을 진지하게 하고 있는 과정을 다큐로 찍었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게 자신의 계획을 발표하던 그는 티셔츠 만 장 판매에서부터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티셔츠가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리는 것이었다.
부모님에게 은행대출을 받아달라고 부탁할까 고민도 해봤다.
우연히 어느 업체에서 스폰서 제의가 들어와 논의가 진행됐지만 모든 일정이 명확히 잡히지 않아 그것도 무산됐다.
어느 날 인공위성 발사 취지에 공감한 대학생이 자원봉사로 티셔츠 판매를 도와주겠다고 해서 숨통이 트였지만 좀처럼 진척이 없는 판매상황과 답답하기만 한 인공위성 제작과정 등에 한계를 느껴 나중에 그만두게 된다.
러시아 로켓에 인공위성을 싣기 위한 사전절차들은 우왕좌왕하면서도 하나씩 진척이 있었다.
결국 러시아 로켓에 인공위성을 싣는 것이 승인됐고 발사일자까지 확정됐다.
몇 달 안에 인공위성을 실제로 만들어서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티셔츠는 좀처럼 팔리지 않았고 인공위성은 설계도만 겨우 만들어져 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문제까지 생기면서 해야 될 일들은 폭주하는데, 시간은 촉박하고, 사람은 별로 없고, 공학적 지식은 부족하고,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카메라는 옆에서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엄청난 스트레스와 짜증과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관객이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계속 밀어붙이는 모습에 불안 불안하기도 했다.
기술적인 문제를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는 같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인공위선 틀을 제작하기로 한 업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같이 가슴이 철렁했고
주인공인 짜증을 내는 장면에서는 “아이 씨, 짜증 좀 내지마!”라고 꽥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졌다.
처음에 황당한 퍼포먼스를 지켜보는 기분으로 영화를 보다가 점점 그 과정에 빠져들더니 어느 순간 주인공과 카메라와 관객이 하나의 일정으로 같이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엄청난 노력 속에 인공위성을 보내야하는 D-day가 왔지만 인공위성은 완성하지 못했다.
잠시 허탈한 마음을 달래는데 업체 관계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주인공은 완성되지 못한 인공위성과 부품을 들고 업체가 있는 프랑스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겨우 인공위성을 완성했는데 러시아에서 로켓 발사가 연기됐다는 연락이 왔다.
황당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한 상황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무작정 러시아로부터의 소식만을 기다리면서
인공위성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여러 실험을 하던 중
발사 일정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왔고
각종 퍼포먼스를 위한 소품과 의상을 챙겨 러시아로 떠났다.
결국 로켓은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인공위성도 우주로 쏘아 올려 졌지만
목표로 했던 인공위성과의 교신은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별다른 미련이 없다는 듯이 영화는 끝났다.
누군가의 황당한 계획의 성공을 위해 간절하게 빌어봤던 경험이 참 좋았다.
그 프로젝트에 연결됐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모여들었고
그 에너지를 어떻게 사회 속으로 뿜어냈는지 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그 엄청난 에너지가 제대로 전달됐기에 더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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