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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쁜이가 사라졌습니다.
어느 날 예쁜이 산책을 시켜주려 갔더니
예쁜이와 갓 낳은 강아지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쁜이 집까지 사라진 걸 보니 어딘가로 옮겨진 것 같았습니다.
예쁜이가 없어진 그 자리를 지켜보는데 많이 서운하더군요.
나중에 예쁜이에 대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방치되다시피 했던 예쁜이를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심지어 동물학대로 신고까지 들어가는 상황도 있어서
사람들 눈이 별로 없는 과수원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새로운 주인을 만난 건지 그냥 장소만 옮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쁜이의 이사 소식에 이런저런 걱정들이 생겼습니다.
새끼들이 태어나서 예민한 시기인데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하고 있을까?
그 동안 주위에서 챙겨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곳에서는 누가 챙겨주고 있을까?
매일 짧게라도 산책을 해줬었는데 산책을 시켜주는 사람은 있을까?
다른 개들의 접근을 차단하지 못하면 그곳에서도 임신과 출산을 반복할 텐데...
예쁜이가 감귤 선과장에 오고 나서 2년 동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까칠한 성격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었지만
나중에 친해지니까 아주 붙임성이 좋은 개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우스에 데리고 와서 풀어주면 뛰어놀기보다는 제 품에 안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 품에 안긴 예쁜이의 체온을 느끼면서 살며시 쓰다듬어주면 제 얼굴을 핥아주던 그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예쁜이를 걱정해주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정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었습니다.
그런 예쁜이가 없어지니까 주위의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고 걱정하는 마음들을 표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예쁜이와의 인연이 여기까지인 것을...
그동안의 소중했던 추억들에 감사할 뿐입니다.
2
<활동 후원을 요청합니다>
하나은행 16291013365207 신유아
20년 활동가로 살았다
후원회원을 조직하고 조직된 후원금은
사무실운영과 활동가의 생계비로 지원된다
그럼에도 늘 열악한 경제환경으로
퇴직금은 꿈도 못꾼다...
퇴사이후 실업급여로 1년을 살았다
이 과정에서 타단체 입사. 조직만들기등 고민을 많이 했으나 살아온 환경이 문제였다
문화적 연대활동은
집중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내맘대로 움직이는 연대활동으로
조직의 요구를 받기어려운 구조이다
(이런 환경을 문화연대는 충분히 받아주었지만 심리적 부담감이 많았다)
문화적 연대활동은
신의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대참여
사전답사 노조와 협의 아이디어 제작등
정해진 출퇴근이 어렵다
여러 이유중 이런 이유가
조직을 떠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홀로서기는 쉽지않은 도전이고
활동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면 힘든일이 될것이다
그럼에도 이 엄혹한 시기에 후원요청을 하려고한다
개인후원요청이 타당한가를 많이 고민했었다
조직을 만들어야만 가능한걸까...
결론은 정기후원으로 활동은 어렵겠지만
비정기 후원으로 가능한 수준에서 활동해보기로 했다
1년에 한번 생일을 기점으로 후원을 요청하고
이를 기반으로 1년 살기를 해보자는 결심이다
이 글을 올리기까지 무척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유아님의 sns에 올라온 글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남일 같지 않아서 마음이 짠하더군요.
나보다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해보지만
극빈층이나 차상위 계층의 삶을 견디면서
그런 활동을 오랫동안 이어가는 것은 신념과 열정만으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러다가 몸이라도 탈이 나면 변변히 기댈 곳도 없는 것이 현실이죠.
저도 예전에 이런 고민 속에 이 분과 비슷한 시도를 해봤지만
결과는 참담하기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 분의 글이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이런 호소가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모르지만
이런 일회성 노력으로 얼마만큼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될지 모르지만
이런 용기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외면할 수 없는 그 답답함과 간절함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보태봅니다.
3
그동안 고민하던 수도계량기 수리를 마쳤습니다.
계량기 밸브를 교체하는 비교적 간단한 문제였는데
계량기 관이 낮게 설치되어 있는데다가 주변이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서 까다로운 작업이 되 버렸습니다.
주변 콘크리트를 부수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정과 망치로는 도저히 깰 수 없어서
인근 공사장에서 장비를 빌려와서 깨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포크레인을 동원해야 하는데 비용문제 때문에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동생이 직장에서 설비를 담당하시는 분에게 부탁을 드렸고
그분이 쉬는 날 일부터 먼 길을 달려와 주셨습니다.
포크레인으로 해야 될 일을 사람이 직접 하려니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몇 시간을 고생한 끝에 계량기 주변 콘크리트를 부수는데 성공했지만
그 이후에도 이런저런 문제들이 이어지면서 예상 외로 길게 이어졌습니다.
콘크리트와 물과 오랫동안 싸움을 벌인 끝에 공사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지면서도 고생하신 분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한 달 가까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순하고 성실한 마을 수리계장은 연락을 받고 달려와 많은 애를 써주셨습니다.
인근 공사장 관계자분들은 제 부탁에 흔쾌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동생도 제가 고민하는 것을 알고는 일부러 직장 동료에게 부탁을 청했고요
직장 동료분도 쉬는 날 일부러 시간을 내서 힘든 일을 처리해주셨던 겁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이래저래 사람들에게 치이고 마음을 다치고 하면서 힘들 때가 많지만
우리 주변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물론 불편한 사람 한 명의 기운이 편한 사람 백 명의 기운을 다 밀어내기도 하지만
마음속에서 불편한 사람을 밀어내고 편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하다보면
제 삶의 기운은 편안함으로 채워질 겁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예쁜이도
고민 속에 용기를 냈던 신유아님도
제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주셨던 주위의 많은 분들에게도
이 편안한 기운이 고스란히 전달되길 빌어봅니다.
(Joep Van Rhijn의 ‘Morgenr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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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둥이가 시커먼 개들을 보면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어릴적 저와 놀아준 개들은 모두 다 주둥이가 시커멓게 생긴 친구들이였습니다. 형 누나들이 다 학교가면 꼬리를 당기기도 하고 개가 물면 나도 물고 말처럼 등을 올라타기도 하였었죠. 하루종일 함께 놀다 밥만 따로 먹었던 언제나 나를 반겨주는 내 친구였습니다. 외할머니댁에서 데리고온 친구들은 개장을 자꾸 부셔먹었었어요. 그래서 비를 맞기도 했었고요.어디선가 예쁜이는 젖을 잘 물려주며 잘 살고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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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이가 사라진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아직도 예쁜이가 있던 자리를 보면 마음이 허전합니다. 그저 잘 지내기를 빌어볼 뿐이죠.그 허전한 마음을 이렇게 함께 해주시니 마음이 든든해지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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