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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주익 열사....그리고.... 故 정은임 아나운서

새벽 세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봅니다.

올 가을에는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겠죠?

마치 고공 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에 겨우 겨우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 버틴 분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저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11월 18일 오프닝



193,000원.

한 정치인에게는 한끼 식사조차 해결할 수 없는

터무니없이 적은 돈입니다.


하지만

막걸리 한사발에 김치 한 보시기로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에게는

며칠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는 큰 돈입니다.


그리고

한 아버지에게는요,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길에서조차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한,

짐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아이들에게 휠리스를 사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일하는 아버지, 故 김주익씨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이 193,000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193,000원.

인라인스케이트 세켤레 값입니다.


35m 상공에서 100여일도 혼자 꿋꿋하게 버텼지만

세 아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에는 아픈 마음을 숨기지 못한 아버지.


그 아버지를 대신해서

남겨진 아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준 사람이 있습니다.

부자도, 정치인도 아니구요

그저 평범한, 한 일하는 어머니였습니다.


유서속에 그 휠리스 대목에 목이 메인 이 분은요,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주머니를 털었습니다.

그리고 휠리스보다 덜 위험한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서,

아버지를 잃은,

이 위험한 세상에 남겨진 아이들에게 건넸습니다.


2003년 늦가을.

대한민국의 노동귀족들이 사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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