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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02회)

1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겠거니 했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을이 올줄은 몰랐습니다.
‘어제까지는 여름이었고, 오늘부터는 가을이다’라는 식입니다.


창문을 다 열고 이불도 덥지 않고 자다가
창문을 다 닫고 자게 되더니
얇은 이불이 힘겨워서 조금 두터운 이불로 교체했는데
아버지는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이게 사흘 동안에 벌어진 일입니다.


힘겨운 여름 끝에 너무 갑작스럽게 가을이 찾아와서 조금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숨통이 확 트이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찬바람 때문에 비염이 코를 답답하게 만들지만
폐속 깊숙이 들어가는 찬기운이 너무 좋습니다.
녹두를 정리하고 브루콜리를 심고 허리통증으로 병원에도 다니느라 어수선하지만
새로운 활력이 샘솟는 것같아서 정말로 좋습니다.


아, 가을 기분에 도취되어 인사를 못했내요.
반갑습니다, 오늘 방송은 성민이와 함께 하겠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 가을이 대부분 반가우시겠죠?
그러고보니 9월이 시작됐네요.
조금 있으면 추석도 오고요.
추석이 반갑지 않은 분들도 많겠지만, 후후후후.


너무 갑작스러워서 코스모스도 아직 피지 못했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가을입니다.
혹한도 폭염도 미세먼지도 걱정할 것 없는 가을이 왔습니다.


여러분, 가을을 즐길 준비하셔야죠?
어어어 하다보면 후다닥 지나가버리니
지금부터 마음껏 즐겨봅시다.


델리스파이스의 ‘항상 엔진을 켜 둘게’ 듣겠습니다.

 

 

 

2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승용차랑 접촉사고가 났는데
다행이 저는 다친데가 없었지만 자전거가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사고를 내신 분이 처음부터 너무 미안해하셔서
화를 내고 다투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연락처만 받고 헤어졌습니다.


망가진 자전거를 고치러갔더니
기어랑 브레이크가 망가졌는데 부품이 없다고 하더군요.
잠시 고민하다가 그곳에 있는 중고자전거로 교체해버렸습니다.


제가 타던 자전거보다 오래되고 중간중간 녹도 쓸어있는 자전거여서 좀 속상했습니다.
새로 자건저를 사고 비용을 청구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귀찮기도 하고 사고 낸 분에게 미안할 것 같기도 해서 포기했습니다.
‘조금 손해보고 살자’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그분에게 10만원 비용을 얘기해드렸습니다.


다음날 오전에 그분에게서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입금했습니다. 교통비 5만원 더 넣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금 짜증나고 아쉬웠던 전날의 기분이 완전히 날아가는 문자였습니다.


내가 착하게 살면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런 노래가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한번 들어볼래요?
가을방학의 ‘취미는 사랑’

 

 

 

3


교체한 중고자전거는 생각 이상으로 엉망이었습니다.
브레이크는 뻑뻑해서 조절이 힘들고
기어는 조금만 조절해도 덜컹걸다가 체인이 빠져버립니다.
이런 자전거를 10만원이나 주고 사온 제 자신이 한심했습니다.


당연히 자전거점으로 가서 문제점을 얘기했더니
주인 왈 “자전거는 이상이 없는데 조작이 서툴러서 그런거다”랍니다.
너무 명백한 문제라 말을 길게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에 환불해달라고 했더니
다시 주인 왈 “자건거를 타다가 이상이 생긴 걸 환불해달라면 어떻하냐? 안된다.”
너무 어의가 없어서 자전거를 사간지 3일밖에 안됐다고 했더니
다시 주인 왈 “하루나 이틀만에 물어달라는 건 되지만 3일 지나면 안된다.”랍니다.
어린애처럼 때쓰는게 짜증나서 휴대폰을 꺼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주인 왈 “경찰이 무서워서 이러는 건 아니고...” 하면서 환불을 해줬습니다.


저를 짜증나게 했던 자전거점 주인은
몇 달 전에 자전거를 고치러갔다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던 분입니다.
그래서 이 방송에서 그분에 대한 얘기도 즐겁게 했었는데...


뒤돌아 생각해보면
아이들처럼 얕은 잔머리로 궁색한 변명을 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합니다.
잠시 짜증이 나기를 했지만 천성은 착한 분인 것 같았습니다.
10만원에 대한 욕심 때문에 억지를 좀 부렸던거죠.


인터넷으로 자전거를 알아봤더니 20만원 정도 하더군요.
결국 사고 내신 분에게 받은 15만원에 5만원을 더 보태서 새것을 주문했습니다.
돌아보면 우여곡절 끝에 새 자전거를 하나 사는 샘이됐습니다.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볼 수 있는 하늘의 모습입니다.


낮은 구름은 검은 먹구름이고
그 위로 하얀 뭉게구름이 있고
그 위로 환한 햇살이 비치고
그 위로 높고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눈으로 봤을 때는 예술작품 같았는데
사진으로 옮겨놓고보니 질감이 많이 다르기는 하네요.


하늘을 볼 여유가 있다면
요즘 하늘은 참으로 불만한 하늘입니다.

 


(Kitaro의 ‘Merc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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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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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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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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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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