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무엇이 우리를 죽음으로 내모는가?

살아가는 얘기 4 (죽음에 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죽음으로 내모는가?


1. 다음 세가지 사건을 보자

사건1>  1명만 더 있었어도 대형참사는 막았다

= 불이 난 1079호의 기관사 최정환(33)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화재 사실을 사령실에 먼저 알리지 않은 이유를 “불을 먼저 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따라서 승무원이 2명이었다면 화재가 발생한 5호차량과 가까운 위치에 있던 차장(뒤쪽 승무)이 소화기를 들고 나가 불을 끄고 기관사는 사령실에 제대로 보고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됐다면 사령실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1080호가 역내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번 사고의 사망자는 대부분 1080호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1080호가 이미 역내에 진입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1080호 기관사는 경찰 조사에서 “출입문을 여는 스위치는 눌렀지만, 첫번째 객차의 문이 열린 것밖에 확인 못했다”고 했다. 결국 뒤쪽 차량의 문은 열리지 않았는데, 차장이 있었다면 더 확인할 가능성이 있었고, 긴급조처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엔 원래 앞뒤로 두 명의 기관사가 타서, 한 명은 운행을 맡고 한 명은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등의 상황을 확인하는 2인승무제였다. 그러던 것이 1998년부터 경영 합리화를 이유로 대구지하철을 비롯해 부산·인천지하철, 수도권의 국철 분당선과 도시철도공사 5∼8호선 등에서 1인제로 바뀌었다.  대구/특별취재반  (한겨레)


사건2> 철도청의 무분별한 외주가 노동자 7명 목숨 앗아가  

15일, 철도 선로작업하던 노동자 7명 사망
      
철도청의 무분별한 외주화가 노동자 7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15일 새벽 1시 5분경 전북 정읍시 감곡면 호남선 감곡역 부근에서 선로 침목교체 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인부 7명이 광주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김명학(40), 나일문(45)씨 등 7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철도노조는 이번 사건에 대해 "철도청의 무분별한 외주화와 암묵적 관행이 부른 예측된 사고"라며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외주용역화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이미 실행되고 있는 외주용역화 작업의 경우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장비가 완전하게 구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철도청의 외주화가 남발되면서 외주업체들이 진행하는 작업구간이 엄청난 숫자로 늘어나면서 철도청이 이 모든 것들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것"이라며 "외주업체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담보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구, 즉, 무전기나 기타 다른 장비들을 구비할 수 있도록 감독하지 못한 것은 청의 분명한 책임"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작업중이던 인부 중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무전기를 가진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는 또한 "호남선 전철화 작업은 2004년 4월 완공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은 완공시기를 올해 8월 혹은 9월로 조정하면서 작업량 및 공사구간이 엄청나게 증가해 시설 및 전기직 철도청 직원뿐만 아니라 외주업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또한 엄청나게 증가해 현장 직원들이나 용역업체 직원들을 암묵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작업을 하도록 강요하는 조건이 발생했다"며 "외주외주업체 노동자들은 성과급 형태로 임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작업을 하도록 은연중에 강요받고 있는 형편에서 작업 시작 시간 전에 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이미 일반화된 관행"이라고 밝혔다. 결국 인부들이 현장에서 계획된 시간 이전에 작업을 진행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적은인력, 많은 작업량, 원가절감이라는 등식에 맞추어 암묵적으로 진행되어 온 관행을 묵인한 철도청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교량 작업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교측보도 등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날 사고가 발생한 교량에는 교측보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백남희 선전국장은 "철도청의 외주화는 3단계에 걸쳐 불법하도급 형태로 진행되는 등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외주화, 용역업체 등으로 통합적인 관리가 어려웠고, 무전기 하나 휴대하지 못하는 등 외주용역업체 노동자들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예견된 사고였다"고 밝혔다. 백남희 선전국장은 또한 "외주, 용역화가 철폐되지 않는다면 이후로도 이런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내놓은 철도청 시설, 운영 분리안 역시 이런 사고의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참세상)


사건3> 감귤 재배 농민 부채를 비관해 목매...

사상 최악의 감귤대란으로 부채에 시달리던 감귤 재배 농민이 “내리 4년째 내리막길 감귤농업과 양배추 파동으로 완전 망했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노동자 고 배달호씨 분신에 이은 농민의 자살이다. 노무현 새 정부에게 던지는 노동자, 농민의 연이은 절규이자 시대의 무거운 짐이다.
  
  “잘 살자고 일했는데 그 대가가 너무 기가 막혀”
  
  제주 지역신문인 제민일보와 제주일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30분경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 납읍리 속칭 ‘버드낭케’ 동쪽 소나무 밭에서 이 동네에 살고 있는 농민 김모씨(40)가 소나무에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김씨의 여동생(28)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99년부터 고향에 돌아와 감귤농사를 시작했던 김씨는 4년 동안 감귤을 출하했으나 농협 대출금도 제대로 갚지 못했고 지난해 말 사상 최악의 감귤 값 폭락사태가 일어나 그간 쌓여왔던 1억여원의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이를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유서에서 "내리 4년째 내리막길 감귤농업과 양배추 파동으로 완전 망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모두가 잘 살자고 일했는데 그 대가가 너무도 기가 막혀 말을 잇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일보

  몇 년간 감귤 농사가 잘 되지 않자 김씨는 차선책으로 양배추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양배추 값도 폭락해 좌절한 김씨는 그동안 부인에게도 동반자살을 권유하는 등 심한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유족들은 진술했다.
  
  김씨는 유서에서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모두가 잘 살자고 일했는데 그 대가가 너무도 기가 막혀 말을 잇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부인은 19일 “휴식년제가 끝난 지난해 감귤 수확을 앞두고 새 컨테이너를 사 놓으며 잔뜩 기대를 걸었는데 막상 수확하고 나니 출하조차 하기 힘들었다”며 한라병원 장례식장에서 울먹였다고 제주일보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남편은 눈 뜨면 과수원과 밭에 가고 해가 진 후에야 돌아올 정도로 자신에게 철저했던 사람”이라며 “4년째 살아보려고 애썼지만 더 찌들게 했다”고 말한 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장례식장에서 유족들도 “행정 당국은 이제서야 ㎏당 2백원을 주며 감귤을 수매하겠다는 등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며 “숨진 김씨처럼 안타까운 희생이 앞으로는 없도록 감귤 농민의 피끓는 심정을 알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누가 농민 김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
  
  누가 농민 김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  



2. 무엇이, 누가, 무고한 민중들을 죽음으로 내모는가?


(1) 노동자

현대자동차에서는 과로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작년에만 10명 이상이 사망)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등 에서는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은 이유로 하여 추락사 압사 폭발사고가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다.
남구 온산공단에서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으로 해로운 다량의 공해가 날마다 쉼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누가 울산시장이든 누가 환경담당 검사로 오든 하나도 틀려진 게 없다.
상대적으로 노동운동이 발전했다는 울산노동자들이 이러할 진데 전국의 제조업체를 더 말해 무엇하랴...

철도노동자가 죽어나갔던 게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에만도 30여 명 이상이 철도 위에서, 전기감전으로 죽어갔다.
요란한 기차소리라지만 철도선로 위에서 작업을 하면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기차가 오는 것을 알리는 붉은기를 드는 노동자를 98년 이후 '대량해고' 했기 때문이다.

생각하기만 해도 위험할 것 같은 광산노동자 어선노동자 건설노동자 운수노동자들은 차마 생략하기로 하자.


(2) 농민

농민들의 자살은 정말로 오래된 문제다.
90년 초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수많은 농민들이 빚을 갚지 못해서, 1년 내 피땀을 거름처럼 바쳐왔던 논밭을 갈아엎고 농약먹고 목매어서 자살하고 있다.
얼마전 정부가 체결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미국이 강요하는 쌀수입 전면개방이 곧 현실화된다면, 얼마나 많은 쌀농민 과일재배농민 축산농민들이 세상을 한탄하며 죽어갈지...


(3) 빈민

나이가 들거나 노동력을 상실한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물론 자본이 없다) 많지가 않다. 조그만 포장마차를 하거나(물론 이것도 상황이 그나마 좋은 경우이다) 노점상을 해 나가는 것, 공공근로를 하거나 소위 말하는 노가다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빈민가를 형성하고 있다.

98년 이후 전개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수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화로 내몰리고 실업.반실업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이 사회는 80대 20의 사회에서 90대 10의 사회로 빈익빈 부익부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실업으로 내몰리고, 이들 대부분이 도시빈민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는 노점상들을 '환경' 이라는 허울좋은 반인간적 명분으로 노점상들 가게를 때려부수고 영업을 하지도 못하게 한다.
어디 이뿐인가?
왜 꼭 그 추운 날에 대책도 없이 철거를 해대는지...
사람이 굶어죽고 얼어죽어도 정부와 가진자들에겐 남의 일일 뿐이다.


(4) 학생

이땅 300만 학생들은 학업을 마치고도 갈 곳이 없다. 취직할 곳이 없다.
이제 대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부터 취업을 고민해야 한다.
이런 대학생들보고 진리를 탐구하라고?  
이런 대학생들더러 '공부나 열심히 하는게 학생의 본분' 이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는 학생들더러, 조국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고, 탈선하지 말고, 데모하지 말라고?

학생들 거의 대부분은 졸업하면 볼펜노동자가 된다.(물론 이것도 옛날 말이긴 하다)
졸업해도 취직이 안되는데 어떻게 가만히 앉아서 공부만 하란 말인가...

학생들은 부모도 없는 줄 아는가?  
학생들의 부모는 대부분은 평생을 성실하게 일해 온 이땅의 자랑스런 노동자요 농민이다.
노동자가 죽어가고 쫓겨나는데, 농민들이 자살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란 걸 불을 보듯 뻔히 아는데...
부모들이 죽어가는 걸 보고도 가만히 앉아서 공부만 하는 간도 쓸개도 없는 학생을 원하는가?

학생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조국' 을 만들어 가는 것에 침묵하라고?
온통 부정부패와 사대매국이 판치는 정치판에, 미국이 '전쟁'을 공공연히 외치는 백척간두의 민족의 운명 앞에서, 죽어가는 조국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으라고? ...

한마디로 웃기는 이야기다.


(5) 전쟁

누가 일으켰는지도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미국테러 참사로, 아무 죄없는 애꿎은 아프카니스탄에는 줄초상이 났다.
'기회는 찬스라'...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위신이 서지 않던 미국은, 창고에 무더기로 쌓여있는 무기들을 아프카니스탄 어린이와 할머니와 민중들 머리 위에 쏟아부었다.
아무런 이유도 모르는 수많은 아프카니스탄 민중들이 죽어갔고 미국의 속국이 되었다.
미국에게 있어, 미개하고 하찮은 아프카니스탄 민중의 죽음은 그저 아무런 문제도 아닌 것이다.

올해 또다시 이라크 민중들이 이런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 의해 몇 년간에 걸친 철저한 경제봉쇄로 수백만 이라크 민중들이 굶어 죽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무진장한 석유와 중동지역의 든든한 군자정치적 거점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자신의 속셈을 전혀 숨기지 않고 있다.
'후세인 정권 전복' 이라는 깡패들이나 함직한 목표를 공공연히 내걸고 이라크 민중 전체를 학살하기 위해서 미국은, 자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유엔의 결의도, 국제사회의 비난도 아랑곳없는 오만한 행태를 멈추질 않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