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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04
- 초등학교 3학년들의 입양에 대한 생각
5월 11일은 입양의 날
5월이 다가오면 입양관련 이야기들이 언론에서 흘러나오고, 대부분 해외 입양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입양 관련 기사를 살펴보면, 기자의 시선에 따라 크게 두 줄기의 흐름으로 나뉜다. 한 흐름은 해외 입양에 대한 부정적 시선, 또 다른 흐름은 입양에 대한 긍정적 시선. 사실 해외 입양에 대한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거나 현재 진행형인 고통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부정적 시선의 흐름을 따라간다.
부정적 시선의 큰 줄기는, 인종차별과 국가가 책임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인종차별은 입양인 이 입양아였기 때문이 아니라,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에 의한 부분이 더 크다.
최근 상영되고 있는 ‘라이스보이 슬립스’에서 엄마 ‘소영’이 아들 ‘동현’에게 놀리는 친구들에게 “두유 노 태권도”라고 말하고 혼내주라는 말은 당시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지난 4월 10일 SBS 뉴스 "두 유 노 태권도? 퍽!" 미나리 이어 또 터졌다( https://youtu.be/CSxaxup22NI ) 0:46~0:59 부분에 감독 안소니 심의 인터뷰 내용에도 자신이 당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 나온다.
입양인 이라서 인종차별을 받았다기보다는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이 만연한 사회에 대한 피해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국가에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최근 기사 4월 29일 한겨레 “한국도 양부모도 우릴 버렸다”…국외 입양인 5명의 ‘팔린 삶’(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9891.html ) 기사를 보면 정 린 스트란스키는 이렇게 말을 한다.
정 “여러분은 우리가 입양기관, 가족, 의사의 속임수에 의해 밀반출된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건 시스템, 전체 시스템이 한 것이다. 나이 든 한국 사람들은 ‘우리가 애들을 팔았다’고 루머처럼 얘기한다. 그걸 숨기려 하지 않고 얘기한다. (입양에) 너무 많은 플레이어가 있고, 모든 사람이 그걸 알고 있다는 게 나를 정말 좌절하게 한다.”
어떤 나이 든 한국 사람들이 우리가 애들을 팔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일까? 과연 아이들을 팔았을까?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은 너무 차이가 심해서 간극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단지,
최근 5월 4일자 매일경제 "입양도 힘들어요"… 두 번 외면받는 베이비박스 아기들( https://www.mk.co.kr/news/society/10728801 )을 통해 현재 국내 입양 상황에 대해서 대신 말을 하고 싶다. 판단은 각자 알아서.
입양 부모로 산다는 것.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다보면 내가 입양 부모인지 잊고 살다가도, 입양관련 기사를 보면 때때로 해외 입양인 이 국내에 돌아와 친부모를 찾는 다는 말을 할 때 내가 입양 부모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와 같은 입양 부모는 친부모가 아닌가? 아이와의 관계에서 모든 법적 권리를 가진 나는 그냥 입양한 부모일 뿐인 것인가?
현재 국내 입양을 하는 부모들은 입양 기관에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부부가 첫째를 입양할 당시에는 수수료가 있었다. 정부에서 입양 기관에 지원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입양 부모들은 입양 기관에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불했었다. 그렇다면 우리 부부는 첫째를 돈을 주고 산 건가?
둘째는 입양 부모가 내던 비용을 국가가 입양 기관에 지불했기 때문에 입양 기관에 우리 부부가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대신 비용을 지불했으니 국가에서 사서 우리 부부에게 보낸 건가?
조금 근본적(?)인 물음. 국가의 책임은? 해외 입양을 반대한다면, 해외로 입양되지 않는 아이들은 어디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일까? 국내 입양? 시설? 해외로 입양이 안 되고, 국내 입양도 안되는 아이들은 보육시설에 가야 하는데, 보육시설이 국내에 있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되는 것일까?
보육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이 퇴소시기가 다가오면 보호 종료 아동에 대한 자립과 관련한 이야기가 언론에서 잠시 나오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정상일까?
원가정이 지켜져야 한다.
아이가 자신을 낳은 부모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양 부모는 없다. 단지, 그 부모 상황이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하기 어렵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때로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상대방의 약점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나는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방식이 문제가 있으니 내 방식이 옳다는 주장이 얼마나 많은 혼란을 불러오는지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입장을 사람들에게 설득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주장이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 좋다. 해외 입양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자신을 낳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국가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부모와 함께 살아가기 어려운 아이들은 우선적으로 새로운 부모를 찾아서 함께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입양 더 나아가 입양에 반대하는 이들은 어떻게 하면 부모와 함께 살아가기 어려운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말을 하면 좋겠다.
지난 2011년 5월 3일 뿌리의 집 김도현 목사에게 들었던 말이 기억난다.
입양법의 전면개정을 앞두고 어린 핏덩이들을 생각할 때 잠을 못자겠다고 했던 말을 기억한다. 입양부모들에게는 미안하다고 했던 그 말도. 현재 낳은 부모와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 중 입양을 가지 못해서 보육시설에서 생활을 하게 된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에 대해서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해외 입양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요즘 교육계에서는 학부모라는 단어보다는 양육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구성되고 있어서, 학부모라는 단어가 주는 함의가 조금씩 어긋나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원가족이니 친부모니 이런 말. 특히 낳은 부모는 절대 선이라는 신화적 시선은 이제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세상에 나온 아이는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 5월 5일 어린이 날 비가 내려 준비하던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시간이 남아 적어본다.
2023.05.05.
기억, 너머, 저편
2012년 8월 15일 ~ 17일 한국입양홍보회가 속리산 유스타운에서 진행한 입양세미나 및 별캠프. 16일 다른 입양 아동들과 함께 한 첫째, 다른 입양아동들과 뭔가를 보고 있는 모습이 예뻐서 찍었던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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