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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5/12
- 뿌리의 집 김도현 대표님께.
김희경 작가가 한겨레에 쓴 “들어보셨어요, 입양인의 말?”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80421.html )에 대해서 나는 댓글을 달았다.
두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16살 딸의 구박을 받으며 살아가는 소시민이고
12살 딸에게 잔소리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딸들이 다들 지 엄마를 닮아서 애비 보기를 호구로 봅니다.
성공한 입양도, 실패한 입양도 아닌 그저 다른 집들처럼 나름 평범하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이 아니고 입양 가정 대부분이 그리살고 있습니다.
16살 아이는 생 후 45일 12살 아이는 9개월 때 만났습니다.
작가님 부탁드립니다.
글을 쓰실때에는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쓰시면 좋겠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댓글이 달렸다.
“작가님은 '일반화' 하지 않는다고 본문에 썼구만요.
모든 케이스를 다 담는 것을 목적으로 쓴 기사도 아니고요
이제껏 감추어져 일반 사람들이 몰랐던 부분을 알리는 건데요.
굳이 방향이 다른 기사에
우리 애들은 잘 컸고 대부분 입양가정 잘 살아요~ 이런 멘트는
자다 봉창입니다
잘사는 분들 계속 쭉 잘 살면서 아이들 입 안막으면 됩니다.
그럼 그 아이들이 커서 진짜를 이야기 하겠죠“
그래서 내가 김희경 작가의 글에 무슨 이유로 반응을 했는지, 김희경 작가의 마지막 부분을 옮긴다.
“내가 만난 입양인들의 생각을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을수록, 아이를 중심에 놓는 입양은 더 많은 입양 알선을 추구하는 민간기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생모는 대부분 위기에 내몰려 홀로 출산하며 곤경에 빠진 어린 여성들이다. 누구와 상담하고 어떤 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아이의 평생이 좌우된다. 제도를 일거에 바꿀 수 없다면 입양 동의 전 친생부모의 상담과 아이의 보호만큼은 국가가 맡아야 한다. 수십년간 민간에 내맡긴 제도 탓에 ‘입양 3자’ 모두가 실패하는 ‘정인이들’의 비극은 이제 끝내야 한다.”
이야기를 들을수록?(누구 이야기를 듣는 것일까?) 김희경 작가에게 묻고 싶다. 아이를 중심에 놓는 입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우리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뿐 아니라 다른 집 아이들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라는 말이,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일까?
모든 케이스를 다 담는 것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라고하면, 김희경 작가는 무슨 내용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입양인의 입을 누가 막지?
나는 불행합니다. 나는 원초적 상처 때문에 힘들다. 라고 말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나는 아이들 입을 막을 생각이 없다. 능력도 없다.
12살 먹은 아이가 7살 때 인가? 자신을 낳은 엄마가 보고 싶다고 했다. 어린이 집 선생님께 아내가 말을 하자, 그 선생님은 이렇게 말을 했다. ‘거울을 보라고 하세요.’
아내는 그 대답을 듣고 한 참을 웃었다.
공개입양을 한 사람들은 아이들의 입을 막지 않는다. 자신의 아이들이 잘 자라서 어른이 되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뿐.
첫째가 16살이다. 2006년까지만해도 공개입양 가정이 많지 않았다. 첫째를 입양하던 기관에서(큰 기관은 아니었다) 우리가 공개입양 첫 번째 경우였다.
며칠 전 입양을 담당하던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우리 아이들 잘 자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희경 작가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것이다.
사진은 2021년 1월 27일 구로마을TV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