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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19
    징검다리 어린이도서관 1주년행사
    깡통

감도협에 원고를 보내고...

끊어짐과 이어짐의 징검다리


1. 도서관 준비 과정


예본교회가 광명시 철산2동에서 광명7동으로 이사를 한 후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어린이도서관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철산 2동에 있을 때에도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책을 가까이 하게끔 노력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갈팡질팡 했습니다.

 

이사를 한 후 본격적으로 도서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광명시에 있는 어린이도서관을 방문도 하고 나름대로 고민을 하는 중에 인터넷 자료를 검색하다 ‘감리교어린이도서관협의회’라는 카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신입 교육 예정이 있다는 글에 감리교어린이도서관협의회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우리 교회는 타교단(예수교대한성결교회)인데 참석을 해도 좋냐는 문의에 ‘함께 해보자’라는 임원들의 말에 용기를 얻어 신입교육을 받고 현재는 준회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도서관을 시작할 때 감리교어린이도서관협회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신입회원교육 때 저녁 늦은 시각까지 도서관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도서관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었고 좀 무리하게 세웠던 계획도 현실성 있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개관을 준비하던 2004년 지역 주민들에게 도서관 이름을 공모하였고 그 중 몇 가지를 정리하여 교회 성도들과 어린이들의 투표로 정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코딱지라는 이름으로 도서관 이름을 굳어지다가 큰 아이들과 어른들의 표 몰이로 결국 ‘징검다리’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32평정도 되는데 입구에서부터 반 정도를 자바라로 분리해서 도서관으로 능률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혹여나 교회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부모들에게 안심(?)하고 도서관에 보내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사용 공간을 분리한 것입니다.

 

징검다리는 시작부터 교회와 도서관을 재정적으로 분리하고 광명시 하안도서관 사서들에게 2차례에 걸쳐 실사를 받아 사립 문고 설립 허가를 받고(1차 실사 때 시설 미비로 한 차례  실사를 더 받음) 허가증을 가지고 세무서에 가서 고유번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은행에 가서 징검다리라는 도서관이름으로 후원계좌통장을 만들었습니다. 고유번호를 받게 되면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기 때문에 후원금 모금에 용이한 점이 있습니다.

 

2. 지역과 함께 하는 도서관

 

징검다리는 광명시나 시립도서관측의 도움보다는 평생학습원내에 있는 청개구리 어린이 도서관, 동원 어린이 서점, 동화 읽는 어른 모임, 공주모임 등에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청개구리 어린이 도서관이 주관하는 어머니독서교실에서 아이들 책에 대해 함께 공부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뜻 맞는 몇몇 엄마들이 공주모임(공부하는 주부 모임)이라는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청개구리와 징검다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매 주 수요일 공주모임에서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하고 있고, 동화 읽는 어른 모임에서 한 달에 한 번 책을 읽어주거나 빛그림을 보여주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겨울방학에는 책 박물관을 구경하고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에 가서 맛있는 자장면 먹고, 정월 대보름엔 연 날리고 약식 해먹고, 여름방학에는 나무로 곤충 만들고 동화구연도 해보고, 추석에는 송편 만들고 신나는 전래놀이하고, 크리스마스에는 모여서 단체게임과 도서관에서 하루 밤 자는 행사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고유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방학은 아이들을 모아 놀 수 있는 좋은 기회라 그냥 보내지 않고 작은 행사라도 꾸며 보았습니다.  

 

10월에는 광명시에서 열렸던 “평생학습축제”에서 공주모임과 함께 징검다리에서 그림책에 나오는 캐릭터 의상을 의논 하고 만들어 아이들과 입어보며 한 달간 설레며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장하고 큰 북을 울리며 행사장을 도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때 평생학습원에서 800여권의 책을 기증받아 이웃 어려운 공부방과 400여권을 나누는 행사도 했습니다.


또한, 청개구리 어린이 도서관의 도움으로 하제선생님을 모시고 ‘어머니 독서교실(5강)’을 지역 어머니 대상으로 하였고, 감리교 어린이 도서관 협의회와 광명시 자원봉사 센타의 도움으로 여름방학 행사도 마련했습니다.


올 봄부터는 화요일에는 지역 어머니들의 종이접기 동아리에서 종이접기를, 수요일에는 수채화 교실, 목요일에는 도덕산 올라가기, 금요일에는 책 읽고 놀자 프로그램, 토요일에는 영화상영, 월 1회 동화읽는어른모임 책읽어주기로 개편해서 운영하려고 합니다.


3. 징검다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부분

 

이제 1주년 행사를 한 징검다리는 앞으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습니다.


첫 째, 도서관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작년 감리교 어린이 도서관 협의회 총회 때도 공부방과의 연계부분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도서관을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가 공부방 또는 지역아동센타가 주는 이미지는 저소득층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좀 더 통합적인 공간으로 도서관을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을 운영해 보니 주로 이용하는 아이들이 저소득층, 가정에서 방치되는 아이들임으로 사실상 공부방의 역할을 하고 있어 공부방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둘 째, 지역사회 시립 도서관의과 연계와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차별화입니다.

현실적으로 지역사회 시립 도서관과의 연계는 아직 넘어야 할 큰 산이고 올 4월에는 징검다리 가까운 거리에 시립어린이전문도서관이 개관할 예정이라 기뻐해야함에도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징검다리가 프로그램 운영이나 도서관 체제의 차별화에 좀 더 노력해야 하는데 아직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프로그램 운영이 문화센타나 지역자치센타와 별다른 차이가 없고 봄부터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도서관 활성화에 도움은 주겠지만 지속성(자원봉사의 한계)이나 학원처럼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과연 도서관 정체성에 어떤 도움이 될까하는 고민도 함께 하게 됩니다. 


셋 째, 도서관에 모이는 아이들의 정서적 도움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많이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내면의 상처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진희 사모가 지난 한 해 동안 독서치료를 공부하고 지금 조금씩 아이들과 책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마음속을 이야기하고 긍정적인 자아관을 세워주는데 노력하고 있지만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넷 째, 도서관 사서 채용과 징검다리가 위치한 지역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부모님들의 참여가 아직 소극적이라 것입니다. 어머니 독서교실도 하고 어머니 모임을 결성했지만 주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진희사모가 도서관 지키미를 하고 있는데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교회와 도서관에 다니는 아이들의 이상한 기류가 형성되어 지키미를 탈진(?)시켜 버렸습니다. 사서가 있으면 이런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 분리가 될 수 있고 좀 더 전문적인 일을 맡아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알쏭달쏭 재미있는 도서관 이야기를 써 달라는 안목사님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무거운 이야기까지 써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진희 사모가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옮기며 마무리 합니다. 


2005년 12월


"선생님, 자살이 뭔지 아세요?"

불안을 가장하고 밝은 목소리로 묻는 ㅁ의 질문에 눈물을 참고 물었다.

"ㅁ는 자살이 뭔지 아니?"

"네, 아주 잔인하거요."

다른 아이들에게도 물어보았다.

"자기 스스로 죽는거 아니예요?"

"그래....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거......."

"ㅁ야!  선생님이 옛날 얘기 하나 해줄까?"

"옛날에 진희라는 여자 아이가 살았는데 그 아이는 일기장에 매일 죽고 싶다는 이야기만 썼데. 엄마도 아빠도 세상에 그 누구도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썼데..."

얘기를 듣던  아이들 중 한 명이

"ㅁ야! 언니도 작년에 죽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어. 그런데 올 해부터는 안하기로 했어"

순간 너무 놀랐다. 집안이 어렵긴 해도 늘 밝은 아이였는데 그 아이의 마음도 지옥이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죽고 싶다고 일기장에 쓴 아이가 선생님이죠?"

"ㅁ야! 선생님 슬퍼 보이니?"

“아뇨. 행복해 보여요."

"ㅁ야,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어. 잘 견디고 이긴다면 웃으며 좋아할 날이 올 거야. 선생님이 잘 참아서 이렇게 너희들같이 좋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잖아."

밤새 조용히 하얀 눈이 내린 다음 날, 도서관에 모인 아이들은 죽음을 이야기 했다.

나는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으며 아이들의 눈망울을 본다.

"애들아, 우리 김치볶음밥 해 먹을까?"

"와! 선생님표 볶음밥 왔다 잖아요."

애들아, 너희들이 '세상의 왔다'라는 걸 선생님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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