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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동안 영화 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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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다녀와서

4월 17일부터 19일 그러니까 금, 토, 일 이렇게 3일간 미국의 Taeho 호수란 곳에서 Spin Currents 2009 라는 학회가 있었는데 거기 다녀왔습니다. 뭐 Nature Science 합해서 서너편 이상 쓴 사람들이 talk 를 하는 것이었는데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사실 magnetic semiconductor 분야의 대가인 Hideo Ohno 교수를 알고 있었는데 전에 학회서 만났는데도 절 기억 못하더군요.

 

여러명에게 명함 줘도 자긴 명함 안가지고 다닌다고 하면서 주지도 않고 발표자료 이메일로 좀 보내달라고 했는데 한 명도 안보내주네요.

 

제가 삼성에서 race track 메모리 라는것을 하는데 이게 원래 IBM 에서 제안된겁니다. IBM 에서 지금도 하고있는 Luc Thomas 라는 친구만 그럭저럭 저와 얘기가 되더군요.  Application 에 쓸만한건 거의 없고 대세는 Spin hall effect 라든가 topological insulator 인데 이건뭐 물리적으로는 재미있는 시스템인듯 한데 일단 내용도 잘 모르겠고... 여하튼 느낌은 graphene 과 매우 유사하지만 graphene 이 한층만 만들어야 하기때문에 매우 어려운 반면 topological insulator 는 벌크 특성이 그래핀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니 이 점에서 그래핀 보다 나아보이더군요. 그래서 아마 요새 많이들 연구하는것 같습니다.

 

뭐 그러든가.

 

H. Ohno 아저씨는 gate bias 로 자화 방향을 바꾸는 놀라운 제안을 했는데 설령 그게 된다고 한들 어디다 써먹을까요? 스핀은 정말 이제 언제 나올지 모르는 quantum computing 빼놓고는 써먹을 데가 없는 것인지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논문은 써야 하는데 아이디어는 안떠오르고 그냥저냥 실험을 하면서 틈새시장을 찾아 후진 논문이나 쓰고 있습니다.

 

이건 하이에나도 아니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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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랜만에 쓰는군. 뭐 보러 오는 사람도 없으니...

2008 년에 하나도 안쓴건가? 도대체 2008 년은 뭘 하며 살았던 걸까?

 

지금 하는건

1. Current driven domain wall motion Jc 가 나노와이어 두께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했고 그걸 논문 쓰려고 하고 있음. 문제는 똑같은 내용의 실험을 (물론 방법은 다르지만) Dr. Klauii 라는 이 분야의 대가도 했는데 그 사람과 결과가 정반대라는 사실. 내 네임밸류를 그와 비교한다면 내 결과가 틀린것이 당연한데...

여하튼 그래서 논문 쓰기도 좀 어렵고 내 데이터에 확신도 그다지 많지도 않고

2. 나노와이어에서 볼텍스 도메인 월 두개 사이의 상호작용 조사 : 이건 뭐 당연해서 리포트 할것도 없는데 뭔가 보고는 해야하고 정말 난감.

3. 그리고 damping constant 바꾸는 실험.

 

지금 안하는건

1. 게임. 언제부터인가 겜을 안하는데 그게 몇일 지속되더니 이젠 아예 안함. 부인이 3개월만 참으면 천만원 준다고 했음. 천만원 버는건 시간문제인듯. 대략 4월부터 안했다고 계산하면 6월 30일이면 천만원 받음. 게임을 안하니 그동안 겜하느라고 접어뒀던 각종 인생의 문제들이 파도처럼 밀려들고 회피로 버티며 무시해 왔던 나를 괴롭게 함.

2. 운동.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음. 하는적보다 안하는 적이 많으니

 

새로 시작하려는 것

1. 회사 악기 동호회에 가입했음. 다시 베이스를 치는 날이 올 것인가. 이런 단순한 것조차도 하기 힘들어 할까봐 걱정됨. 시간이 엄청 빨리감. 오늘도 별다르게 하는일 없이 하루가 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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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

뭐 중독인건 맞는듯 하다. 일끝나고 한두판. 그리고 금요일은 밤새고 한다. 집에가면 경준이가 자꾸 방해해서 학교에서 밤새고 한다. 그리고 대략 새벽 네다섯시에 집에 간다. 수영이는 화내다 못해 이젠 거의 포기상태다. 말도 안한다.

 

영화 식스센스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상당기간동안 부인과 말도 안하고 지낸다. 물론 나중에 알게되지만 자신은 유령이었던 것이다.

 

나도 유령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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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지금 쓰는 장비는 Alexander Schwarz 라는 친구가 상당부분 디자인했다. 물론 제작은 Marcus Liebmann 이란 친구가 대부분 했지만...

Alexander 는 이 프로젝트를 맞고 스키타다 다리가 부러져서 병원에 몇달 입원했다고 한다. 그동안 진공 설계랑 저온 설계에 관한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게 그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얘기하더라. 뭐 당어 아저씨네가 진공이나 저온 설계에 대해서는 노하우가 많아서 그런거 안읽고도 내려온 전통에 맞춰서 설계를 할 수 있지만 어쨌든 그때 책을 읽은게 큰 도움이 됐나보다. 

 

그러니까 적당히 쉬어야 한다는 말이다. 때론 약간 긴 시간동안 말이다.

 

수영이랑 나는 이제 여행에 관심없다. 우리의 여행 목적지는 이제 딱 하나 남았다. 아니 셋 남았다고 해야할지도. 우린 아무곳에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배낭여행 같이 도시 구경하는 여행하는 사람들 보면 왜 고생하나 싶다.  다 사람사는 동네일뿐이다. 그래서 그냥 쉴 수 있는곳이 좋다. 말디브 같은. 그래서 우리의 여행 목적지 일순위는 언제나 말디브다. 뭐 푸켓이나 이런곳도 괜찮다. 걍 아무것도 안하는 곳 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수영이가 눈의 여왕 드라마를 봤으니까 라플란드 정도... 물론 갈 수 있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머지 하나는 죽기전에 티벳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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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얻던 그날

중요한 날은 반드시 기록해 둬야지. 그러니까 여기서 데이터 뽑던 날 말이다. 작년 10월정도니까 이미 많이 지났다. 그래도 대충 기억난다. 10월 말이던가 11월 초던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재유럽 한인 과학자들의 컨퍼런스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재독 과협에 적을 두고 있기때문에 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참가비, 숙박비, 비행기비를 대준다길래 얼씨구나 하고 참가 신청을 했다. 경준이 포함해서 가족 모두 가게 되었다.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파리여행이 아닐까 싶다. 왜냐면 파리는 다시는 가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하튼 데이터는 파리 출발하기 바로 전날 얻었다. 그런데 그 대략 삼일전쯤 내가 비자 연장을 안했다는 사실과 또 여권도 연장해야 다시 독일로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함부르크에 영사업무 보는 곳이 없으니까 베를린까지 가야했다. 그래서 파리가기 이틀전에 베를린에 기차타고 갔다. 수영이가 경준이 보기 지겨워하는것 같아서 경준이도 데려갔다. 35세 아빠와 두살 아이의 베를린 여행... 지금 생각해보면 수영이 없이 하는 이런 여행은 경준이와 내 인생을 통틀어 첨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보통은 수영이도 같이 다니니까 말이다. 전에 상훈이가 한번 쭉 훑어준 코스를 다시한번 돌아봤다. 그러니까 베를린의 동독지역 말이다. 그때는 상훈이를 그냥 졸졸 쫓아다녀서 별 감흥도 없고 기억나는것도 없었는데 경준이랑 단 둘이 다니니 감회가 새로왔다. 훔볼트 대학부터 알렉산더 광장까지 쭉 걸었다. 맑스 엥겔스 동상도 보고... 경준이는 트람타는 재미에 꽤 즐거워 했던듯... 그리고 늦게 집에 도착했고 그 다음날 아침은 비자 연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자 연장을 끝내고 학교에 한 11시쯤 가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때 데이터... 그 담날은 새벽비행기 타고 파리로 출발했다. 정말 대략 삼일동안 한 일년어치의 일들을 끼워넣었던 느낌이다.

 

그래서 데이터 안나오는 요즘엔 가끔 이런 착각에 빠진다.

여행 한번 또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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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어 아저씨도 드디어 네이쳐 내다.

내가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사실 대략 10년 또는 그 이상 된거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액티브하게 일하기 시작한것도 대략 1998 년 정도 부터이니까... 결국 진짜 데이터는 작년 4월정도인가에 Uwe 라는 박사과정 학생이 NiO 표면에서 Antiferromagnetic ordering 을 AFM 으로 직접 확인함을 통해서 얻어졌다. 그리고 바로 논문을 써서 네이쳐에 냈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억셉트됐다는 연락이 왔다. 오늘은 파티중. 물론 내 이름은 없다. 아쉽게도. 사실 뭐 별로 한 일이 없으니 이름 실어달라고 할 수도 없지... 한국 연구원 같으면 걍 실어줄텐데 여긴 그런 분위기 아니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게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Uwe 를 보면... 난 제작년 8월 (2005.8) 에 여기와서 일을 시작했다. AFM 그룹은 그때까지도 조금씩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긴 했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그러니까 1998 년 부터 2006년 4월까지 8년간 아무런 데이터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Uwe 역시 왜 Exchange coupling 이 안보이는가에 대해 대략 설명함을 통해 졸업논문을 마무리 지으려는 생각인듯 싶었다. 그래서 새로 만들어진 프로젝트는 아무도 결과를 얻지 못했던 NiO 시료를 포기하고 이미 당어네서 STM 으로 좋은 결과를 얻은 Mn/W(110) 라든가 Fe/W(001) 의 금속 시료를 보자는 쪽이었다. 내가 하게된 일도 이것이었다. AFM 으로는 NiO 같은 부도체를 보는것이 더 임팩트가 큰 일임에는 틀림없다. 즉 약간 임팩트가 줄지만 일단 되나 확인해보자는게 주목적이었던 셈이다. Uwe 가 대충 실험을 정리해갈 단계에서 그러나 매우 신기하게도 갑자기 데이터를 얻었다. 그리고 며칠 후 또 더 나은 데이터를 얻어서 그럭저럭 reproducible 하게 얻어짐을 확인했다. 내가 하게된 일은 이제 뭐 큰 의미는 없어졌다. 이미 된다는게 확인됐으니까... 난 기술이나 배워가자는 생각으로 어쨌든 계속 일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인가에 Fe/W(001) 시료에서의 Antiferromagnetic Ordering 데이터를 얻었다. 그러니까 세계 두번째로 Exchange coupling 을 AFM 으로 측정한것이다. 데이터를 얻을 당시 너무 기뻤다. 근데 지금은 뭐 그냥 덤덤. 지루한 인생이 계속될 뿐이다. 이제는 크게 임팩트 있는 일도 아닌 셈이고...

한번 얻은것이 우연이었는지 그담부터는 잘 안되더라. 뭐 일렉트로닉스 바꾼다느니 장비 수리하느니 등등의 일들때문에 시스템을 다시 안정적으로 돌리지 못한탓도 있고 내가 좀 방황하는 것도 있고...

 

사실 이정도 했으면 한국에 돌아가도 누가 대접좀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데 한국에서는 뭐 냉담한것 같다. 이거야 돈 안되는 거니까 누가 알아주겠는가?  어쨌든 난 박사도 운좋게 땄고 데이터도 운좋게 얻었으니 이만하면 운좋은 인생을 사는것 같아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함부르크의 칙칙한 날씨 탓인가. 난 현실세계가 적응이 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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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모델

부인이 환경쪽에 있어서 얘기를 좀 듣습니다. 부인은 여기에 있는 막스 플랑크 기상 연구소에 가서 놀다 옵니다.  기상 연구소에서 하는 일이 여러개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과거 기후를 모델링을 통해 추측하는 거지요. 과거라 하면 1000 년전 이정도가 아니라 빙하기 또는 뭐 그이전...

참 쓸데없는 일이죠. 지금 시대가 어느땐데 그때 기후가 어땠는지를 연구하나요... 몇년전 여기있는 친구의 여자친구를 첨 만났을때 뭐하냐고 했더니 기후 연구 한다면서 빙하기 기후를 모델링으로 알아낸다고 하더군요. 아놔 그런 쓸데없는걸 왜하나요 하고 묻고 싶었지만 과학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참았죠.

부인이 다른 사람 박사 논문 하나 들고 왔더군요. 뭐 티벳의 기후를 연구한 것 같은데 기후 모델 중에 그런게 있답니다. 인간의 영향이 배제되었다면 현재의 식생이라든가 기후가 어땠을까를 알아내는 모델. 즉 실제의 기후나 식생은 이러한데 이 모델을 거치면 인간의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알아낼 수 있다는거죠. 정말 웃긴건 이런 모델을 통해서 (이 모델이 유명한지 고유 이름도 있더군요.) 티벳에 사는 인간들에 의해 온도가 1 도 더 올라갔다던가 뭐 그런걸 결론으로 냈습니다. 부인이 대충 그렇게 그 논문에 대해 설명해 줬는데 난 뭐 그런 말도 안되는 사기 논문이 어딨냐고 따졌죠. 1도건 2도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모델은 모델일뿐... 그리고 인간의 영향을 배제시키는 모델이란게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그 모델이 맞는지 어떻게 검증할 방법도 딱히 떠오르지 않고 뭐 이런 이유로 그런건 과학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뭐 부인은 자기도 이런걸 배워서 자기 졸업할때 써먹겠다는데 난 그런 웃기지도 않는 일은 하지도 말라고 했죠.

근데 부인이 하는말은 지금 지구 온난화에 의해 상승한 온도가 얼마니 기타등등 하는 것들도 다 모델에 의한 계산이라고 하네요. 그게 정치랑 연결되니까 뭐 탄소세니 어쩌니 기타등등 실제 돈과 관련된 일과 깊게 관련되고 있죠. 이쪽분야는 유럽이 매우 앞서있는데 미국에서는 유럽의 결과를 잘 못믿기 때문에 유럽이 선도하는 환경 논의에 대해 좀 배타적인듯. 하지만 미국도 뭐 대안은 없는듯하네요. 이런쪽 연구를 안했왔으니까.

뭐 쓸데 없는 일도 계속 하다보면 돈과 연결되는 경우도 있군요. 그 모델이 옳은지 그른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유럽은 그런 일을 계속해서 어쨌든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거죠. 모르는자 침묵할 수 밖에.

결국 세계 환경 논의가 유럽의 방식대로 주도된다면 유럽에서 개발한 각종 모델들을 통해 각 나라가 얼마의 탄소를 흡수 배출하는지 계산하게 되겠고 그에 따라서 탄소세를 부과하게 되겠군요. 과연 모든 나라들이 이런 모델이란 것에 동의를 하게될지 저로서는 잘 모르겠네요.

누구모델이 더 맞네 하고 열라 싸울것 같고 자국에 유리한 모델이 채택되도록 노력할것 같네요. 한국에서도 우리나라 숲이 다른나라 숲보다 탄소를 더 많이 흡수한다는 결론을 내기위한 방향으로 연구하려고 노력할거고 뭐 그런 모델도 만들려고 할거고 기타등등. 진실은 저 너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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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경준이가 책을 봅니다. 부모들이 잘 안 읽어줘서 그런지 요새는 혼자서도 뭐라 씨부렁거리면서 책을 보곤 하죠. 젤 좋아하는게 기차나 버스 자동차 등의 탈것류가 그려진 책들이죠.

뭐 하루는 그림책이었는데 해골그림이 그려져 있고 skeleton 이라고 씌여있습니다. 경준이 그걸 가리키면서 하는 말 "아빠!"

우이씨~~~

제가 이젠 해골로 보이나 봅니다. 독일와서 일년 지나니 언데드가 됐네요.

몸관리좀 해야겠는데 그것조차 귀찮군요. 요새는 밤마다 위도 좀 아프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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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원자 보기 또 도전

계속 같은 주제 실험하고 있습니다. 팁에 철 코팅하고 텅스텐 위에 입혀진 철박막을 보는겁니다. 철박막의 첫번째 층은 앤티페로고 두번째 층부터 페로입니다. 첫번째층을 원자 분해능으로 보는게 필요하죠. 계속 팁과 시료 사이의 거리를 줄입니다. 갑자기 팅 하더니 팁 박네요. 자리 바꿔서 다시 어프로치 해보니 팁의 길이가 거의 수십 nm 나 짧아졌네요. 흐미 그리고 그전까지 크게 나오던 자기 신호 (MFM 신호)가 사라졌습니다. 팁에 코팅되있던 철이 샘플에 붙은 거죠. 즉 팁 코팅이 다 날라간 셈입니다. 뭐 이제 원자 봐바야 소용없습니다. 자기 팁으로 원자를 보는게 목적이니까요. 그래도 걍 시도합니다.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까... 원자인지 뭔지 노이즈만 보이네요. FFT 하면 그래도 가까스로 원자의 피크가 보이네요. 뭐 여하튼 의미없는 일이죠. 여지껏 팁 세개 해봤는데 다 같은 현상을 보이네요. 즉 원자를 보기전에 먼저 팁에 붙은 철이 시료로 옮겨갑니다. 사실 상식적으로 철이 동족인 철에게 더 잘붙겠지 팁 물질인 실리콘 산화막에 더 잘 붙어있겠습니까? 뭐 이런 이유로 이런류의 실험은 물건너간것 같기도 하네요. 어찌보면 단순한건데도 실험해보기전까지는 모르는거죠. 산화막을 없애고 해보면 잘 될려나. 실리콘과 철은 잘 붙어있을지도 모르죠.  영우 말대로 우리는 정말 아는게 없죠. 아는게 없기 때문에 운이 중요합니다.

 

SPSTM 의 성공은 아마도 철이 텅스텐에 잘 붙어있기때문인듯 하네요. 이게 다 운이죠. STM 의 팁으로 많이 사용되는 텅스텐은 철 잘 잡고 있는데 왜 AFM 팁으로 사용되는 실리콘은 이걸 못잡고 있는지... 산화막 벗겨내도 안된다면 다음엔 아예 시료를 철에서 망간 (역시 AF 임) 으로 바꿔봐야겠네요.

 

이 프로젝트는 영 맘에 안드네요. 내가 생각한게 있는데 그걸 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원자 이미지 안보고도 exchange coupling 을 AFM 으로 측정하는건데 여러모로 난점이 많아서 선뜻 이거하자고 주장하기도 어렵군요. 미스컷된 철기판에 은이나 금을 입히고 그 위에서 철 코팅된 팁으로 이미지하는건데, 금이나 은은 철과 합금을 형성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니 좀 더 가능성있어 보이네요. 근데 어떤 논문 보니까 미세 스케일에서는 합금을 이루기도 한다고... 뭐 이래저래 아는건 없죠. 제가 여러 논문 찾아서 원래는 합금 안이루는데 이루기도 한다는 논문이 있더라 뭐 이런식으로 애들한테 얘기하니까 애들 시큰둥한 반응...

이래서 뭔가를 하려면 적당히 남을 속여야 하나봅니다. 솔직히 모든걸 말하면 듣는사람 오히려 짜증냅니다. 논문쓸때 특히 그렇죠. Abstract 에 쓴대로 모든 데이터가 다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그건 이런 이유때문이고 저런 이유때문이고 주절주절 써대면... 레프리들 상당히 머리아파 합니다. 왜 인생 그렇게 어렵게 사냐는 듯 얘기하죠. 때론 아주 친절히 걍 그런 복잡한 사설은 빼고 쉬운 내용만 넣어. 이렇게 말해주는 레프리도 있습니다. 아주 고맙죠. 그런거 빼면 억셉트 시켜주겠다는 거니까.

 

논리에 맞는 데이터만 끼워 넣으면 아주 좋아들 합니다. 보통 그렇게 하는데 때론 약점이 있는 데이터를 어쩔 수 없이 끼워넣어야 하죠. 약점을 커멘트 안하고 넘어가기도 하는데 혹시 레프리가 이걸 꼬투리 잡으면 어쩌나 하고 고민합니다. 그래서 논문 쓰는 시간이 더 길어지죠. 하지만... 레프리들은 대부분 인식 못합니다. 전혀 엉뚱한거 지적하는게 대부분. 그러나 약점을 정확히 집어내는 극소수의 레프리를 만났을때의 희열감!

 

존경스럽죠. 특히 레프리의 다음과 같은 반응이 가장 존경스럽습니다.

이 논문은 어떤 어떤 점을 연구했고 어떤 의미가 있으며 ... 그래서 매우 잘 씌여진 논문이고 출판하는데 동의한다. 하. 지. 만. 이런이런... 점은 좀 이상하며 커멘트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약점을 집어낼때...

 

가장 실망스러운 레프리의 답변은

아 씨바 별 흥미있는 주제도 아니고 영어도 제대로 쓴것 같지 않으니 네이티브 스피커한테 교정도 좀 받아야 하고 우리 저널에 낼만한 수준이 아니니 대략 다음과 같은 하급저널에 "영어교정 후" 내는 걸 추천한다. 

 

흠 왜 이런걸 쓰고 있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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