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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다.

붉은사랑님의 ["얼굴들"] 에 관련된 글.

할일이 코 앞에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어서 길게는 못쓰고

그저 노트 정도. 그래도 적어 놓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을 토해놓아야 또 생각할 공간이 생긴다.

한마디로 성능 나쁜 컴이다. 내 머리는.

 

여튼 다들 꼭 봣으면 하는 다큐다.

 

<얼굴들> - 지혜 감독

 

보는 내내 고마웠다. 감독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그녀들에게도 고마웠다.

다큐를 보고 나서 감독에게 메세지를 날렸다.

'외롭지 않게 해줘서 고마워~'

 

투쟁을 하는 그녀들,

그녀들의 얼굴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투쟁을 하면서도 가사, 육아는 그녀들의 몫이다.

단식을 하면서도 식구들 먹을꺼리 걱정이다.

 

인터뷰하는 중에도 물 심부름.

헐레벌덕 들어와 저녁을 차리고는 힘들어 먹지도 못하고

식구들 밥 먹는 모습만 쳐다 보면서 한켠에 앉아 있는...

 

적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속에도 있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으니까.

난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일상적인 투쟁을 한다.

혼자 가사노동을 하고 목이 메이지 않으려 노력한다.

끊임 없이 나의 감정과 상황을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이야기한다.

가끔 너무 구구절절해 구차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렇게 이야기 안하고서 모른다고 속상해하면 오히려 더 외롭다.

그래서 구차하더라도 자세히 아주 자세히 말한다.

그래서 조금씩 쟁취한다. 그렇게 쟁취하는 데 8년이 걸렸다.

하지만 조금만 상황이 달라지면 질적으로 다른 투쟁을 또 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묘미인지도 모른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하나씩 구조를 읽어내고

요구사항을 만들고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고 또 앞의 사람의 요구사항을 듣고

평등하기 위해 끊임 없이 투쟁하는 거.

가끔 외롭긴한데 나만 그런게 아니다.

그녀들이 있다. 다들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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