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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요상한 포스팅이 첫화면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계속 보기가 뭐해서리.

밀어내기 블질.

 

 

며칠전 독립영화인의 밤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였다.

저번 인디다큐페스티발 개막식에도 잠시 다녀왔지만

개막식하고 개막작만 달랑 보고 와서 사람들하고는 인사만 하고

얘기를 지대로 못했다. 아쉽지 뭐.

 

여튼 여전히 젖이 불어서 세시간이나 네시간에 한번씩 유축기로 젖을 짜야하기 때문에

멀리는 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이다.

 

여튼 한꺼번에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

워낙에 행사 자체가 10시 이후가 되야 지대로 시작이니.

미루 재워 놓고 함 가봐야지 했다.

근데 그날이 미루한테 눈 찔린 날이다.

아기가 아나? 엄마가 어디 가려는지...

여튼 심하게 눈이 찔리고 안자려고 발버둥치는 미루 땜시 지쳐 버려서

정작 미루가 잠이 든 10시. 갈 마음이 안났다.

근데 상구백이 등을 떠민다.

가서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고 오라고.

 

상구백과 나는 좀 다른 구석이 있는데

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 반면에

상구백은 책을 읽으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 편이다.

 

여튼 발이 무거웠지만 갔다.

 

으...갔더니 역시나 반가운 얼굴들.

난 좀 솔직한 편이다. 다큐를 보고 동종업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때는.

내가 느낀 것을 이야기하고 궁금했던 것을 물어 보고

그리고 또 하나 감독이 어떤 고민을 했나 확인한다.

진정 확인. 그래서 그 감독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확인한다. ㅋㅋ

좀 우습긴 하지만 나는 나 나름대로의 좋은 다큐가 있는 것 같다.

다큐를 보다가 불편했던 것이 있으면 확인해 본다.

그래야 그 감독을 오해하지 않을 수 있고 그리고 그 감독의 고민도 나눌 수 있으니까.

여튼 그런 대화를 좋아하는데 역시나 감독들을 만나니까 좋더라.

새롭게 알게 된 감독도 있었는데 대상과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또 다른 감독하고는 나레이션에 대한 이야기.

한동안 한국 독립다큐에서 일인칭 나레이션을 많이 쓰고 있다. 

감독이 직접 나레이션을 한다는 이야기다. 감독이 직접 나레이션을 하면 이점이 많은 것 같다. 밀착된다고 해야 하나? 감독이 목소리로 관객을 만나니 그 상황에 대해 밀착된 느낌이 든다는 거다. 나 같은 경우에는 징검다리로 일인칭 나레이션을 사용했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이젠 그 일인칭 나레이션에 대해 성찰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거다. 어떤 표현을 할 수 있고 어떤 한계가 있고 어떨 때 쓰면 좋다 등등...이번 작업이 일인칭 나레이션으로 가야하는 데 좀 다르게 가고 싶단 욕심이 들기도 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

 

그리고 시와가 지금 내가 하는 작업에 도움이 될만한 다큐를 추천해줬다.

이것도 큰 수확~~ (시와~ 뭐 잊은 거 없수??? )

 

그리고 개인 상담. 이건 개인 문제니 쓸 수 없지~

 

그리고 또 비밀 하나.

 

여튼 사람들과 다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좋다.

가뜩이나 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그 동안 고민 했던 것들이 엑기스로 막 나오는 것이

꽉차게 소통한 거 같아 '보람차기' 까지 했다.

 

2시가 되서야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물론 그 자리는 쭈욱 계속 되었고

 

가려고 일어났는데 손을 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감독은

너무나 잡기 좋은 손을 가져서 둘이 한참을 손을 잡고 이야기를 했다.

이전에 봤을 때는 새침해서 날 안좋아하나 보다 했는데

자기가 맨정신엔 좀 그렇다고 술이 들어가서 용기를 냈는지

손을 꼭 잡고 꼭 다시 보고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해서

나도 흔쾌히 꼭 보자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여튼 그렇게 잡기가 좋은 손은 처음이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손을 가졌다. 그 감독은.

담에도 꼭 잡아야지.

 

결국 젖이 불어서 시와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낼름 돌아왔다.

그러면서 역시나 시와는 참 따뜻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생각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자. 조금씩 활동반경을 넓히자.

그리고 상구백에게도 자극의 기회를 만들도록 옆에서 바람 넣자" 였다.

 

물론 상구백은 혼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스탈이긴 하지만

최근엔 집에 사람 불러다가 저녁 먹는 것도 즐기는 눈치다.

반찬은 얼마 없지만 그래도 사람 불러서 밥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게 즐겁단다.

뭐 그렇다고 나처럼 막 즐기는 건 아니고 이제 조금 그 재미을 안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 너무 들이밀면 뒤로 빠질지 모르니 조금씩 조금씩 즐기게 해줘야겠다.

 

여튼 자극은 좋은 것이다.

 

근데 음 밀어내기 블질.

이거 힘드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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