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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의 잠

지금 8시 반, 미루는 잔다.

최근 날이 길어져서 8시가 넘어도 안자더니 오늘은 7시부터 졸려서 통곡을 하길래 양치질을 시키고업었더니 바로 골아떨어졌다.

 

이상하게 상구백이 없는 날은 더 빨리 잔다. 아마도 자극도 덜하고 내가 미루한테만 집중해서 놀아줄 수도 있고 그리고 자기전에 해야 하는 목욕과 저녁먹이기를 바로 바로 해서 잠자기 준비를 빨리할 수 있어서 그런거 같다.  상구백이 복귀하면 내가 미루를 전담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달부터 연습중인데 미루밤잠이 늦어지면 그만큼 나도 힘들어진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조절이 필요하다. 아픈 곳은 슬슬 치료가 되가는데 체력은 아직이다. 이제 슬슬 만들어가야 하니까 아무래도 미루전담기간 초반에 너무 많이 체력을 소비하면 오래 못 간다. 아마도 이번주 초에 편두통에 시달렸던 것도 지난 주말 무리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라는 게 나의 결론. 그래서 이번주 주말에 엄마네 집에 가서 모처럼만에 친정에 와 있는 여동생을 볼까 했는데 아무래도 오버인거 같아서 접었다.

 

그럼...이번 주말은 어찌 보내나?? (주말은 혼자서 미루랑 지낸다.)자숙해야지. 하루 종일 미루랑 보내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녀석이 한동안 괴롭혔던 분리불안도 조금 나아졌고 글고 가만히 녀석을 살펴본 결과 나에게 의지하려는 마음과 자유롭고 싶어하는 마음 사이에서 하루에도 여러번 왔다 갔다 한다는 거다. 그래서 막 달려들땐 그냥 안아주는 게 상책이다.  그럼 한 몇분 후에는 내려놔도 혼자서 잘 논다. 그럼 그때 설겆이도 하고 빨래도 널고 하면 된다.

 

그리고 육아의 오아시스, 낮잠. 집에서 낮잠 자는 날에는 거의 2시간을 넘겨 잘때가 많다. 그럼 우선 잘때 같이 잔다.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미루는 낑하는데 그때 다시 잠을 연장해서 재운다. 그리고 나는 옆에서 누워서 책을 본다. 아니면 그 반대로 우선 책을 보고 잠을 자던지. 여튼 둘다 꿀맛이다. 그러고 나면 남은 하루를 보낼 심이 생긴다.

 

미루는 아무리 봐도 씩씩이 아기에 심술가루가 좀 뿌려진 아기같다. 이 이야기를 했더니 벼루집이 화들짝 놀란다. 자기 아기를 심술아기라고 했다고. 진경맘 말대로 자기 아기를 심술아기라고 하는 엄마는 없다는  데. 음..미루가 심술가루가 좀 뿌려져있다고 미루가 싫거나 밉진 않고 그냥 그렇다는 거다. 그리고 나도 그냥 그렇구나 인식하는 거고. 그리고 가끔 경렬하게 자기 의사표현을 할땐 재미나고 그렇다.  이런면이 심술가루구나 하면서 여유로와질수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유용하다.

 

요즘은 자기가 의사를 표현했는데 전달이 안되면 앉아서 통곡하는 자세로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엉엉 운다. 그러면 안되는데 난 왜그리 그 장면이 웃긴지. 달래면서도 한편으론 웃음을 참느라 힘들다.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 "진짜 사람 됐어~"

 

튼튼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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