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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나기

상구백이 아르바이트 때문에 근 3달 동안 주말에 쉬질 못했다. (이 대목에서 상구백에 심심한 위로를)

고로 주말은 온전히 미루와 나의 시간이다. 주말나기 초반에는 두려움 때문에 금욜이면 냄비 가득가득 국이며 덮밥으로 먹을 수 있는 이런 저런 요리들을 그득그득해놓았었다. ㅎㅎㅎ

그러다 밤이 되어 미루가 자면 나도 같이 골아떨어져서는 상구백 올때까지 자다가 상구백 오면 그날 있었던 이야기하느라고 1시 2두시를 넘기 일 수 였다. 

 

요즘? 뭐 요즘도 미루 자면 같이 잘 수 밖에 없는 것은 같은데...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듯.

건 두가지인데 하나는 나름 아기랑 보내는 것에 대해 익숙해져서고

또 다른 하나는 미루가 많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주 토욜은 해가 더 뜨면 더울 것 같아서 아침 8시 부터 공원에 나갔다.

미루는 주로 오전 10 즈음하여 징징모드인데 이때 밖에 나와서 산책도 하고 밥도 먹이면 그런대로 시간 잘 보낼 수 있다. 근디....이번주에는 느무 더웠다. 게다가 그래서 그런지 밥도 안 먹고 밥을 한 입도 안되는 신공을 보이면서 속을 태웠다.

 

신발을 신겨 운동장에 놔두니 축구교실에 온 아이들이 쭉 늘어선 줄에 가서는 고개를 이빠이 들어 올리고는 뭐라 뭐라 한다.  초등학교 저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보기에 미루는 완죤 꼬꼬꼬맹이다. 그런게 와서 뭐라 하니 귀찮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가 부다. 다행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셈이 "동생 안다치게 해야쥐~" 해서 맘이 놓였다.

 

여튼 한참을 거서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하고 따라하고 아는 척 하다가 돌아왔다.

상구백은 이런 기질은 나를 닮았단다....좋은 소린지..--

 

9시쯤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 더웠다.

난 한번 열이 차면 빠지지 않는 요상한 체질인데...땀도 안나고...이와는 반대로 상구백은 땀은 많이 나는데 땀이 나는 즉시 열은 빠지는...그런 체질이다. 우좌지간 샤워를 해도 열이 안빠져 그만 이때부터 에어컨을 켰다. 그리고는 하루종일...그래서 그랬는지 미루가 낮잠 자고 나서 오후에는 열이 실실 나기 시작하더니 밤까지 열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잠을 재웠는데도 계속 자다 깨서는 울고 낑낑거렸다. 나중에는 나도 열이 나는 것 같았구.

 

오밤중에 상구백이 와서 나도 겨우 정신 차리고 해열제 먹여 재웠다.

눈을 떠 상구백 온지 확인하고는 한밤중에 급 반가움 모드로 전환해서는 막 들이댔다.

쯪...아빠 기근이다.  재우려고 뉘우니 막 통곡을 한다. "미루가 많이 놀고 싶지. 아빠랑 놀고 싶지. 아빠도 그래...근데 지금은 밤이야 자야해. 낼 놀자~" 그랬더니 꺼이 꺼이 소리가 좀 낮아지더니 누워서 잤다. 참나...

 

일욜은 그래도 상구백이 10시쯤 나가도 되어서 오전 산책은 상구백이 데리고 나갔다.

근데 이번에는 잘튀기는 농구공을 가진 아저씨에게 빠져서는 바람 빠진 농구공을 가진 상구백을 본채 만채해서 상구백이 상처 입고 돌아왔다. 심지어 아저씨한테 자기한테 공 달라는 시늉을 하면서 손을 들었단다. (왜 패스해달라고 할때 쓰는 제스츄어)아저씨가 약간 어이 없어 하면서 공을 들고 와서는 미루에게 줬단다. 아주 우낀다.

 

상구백 주먹밥 해서 보내고 미루랑 하루를 보내기 시작이다.

오늘은 어제의 경험을 교훈 삼아 에어컨 안키고 하루 보내기로 맘을 먹었다. 10시 넘어가면서 날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아기 욕조에 물을 받아 미루를 넣고는 옆에서 같이 놀았다. 뭐라 뭐라 말을 많이 하는데...참 궁금하다. 뭔 소리를 하는지. 어떤 것은 너무 선명하게 말을 해서 약간 놀라기도 한다. 특히 "이게 뭐야?" 이건...좀 무섭다. 그리고 가끔 말을 따라 하는데 어제는 이런 말도 했다. "멋있다" --;;

그저 조심해서 말해야겠단 생각 밖에 안든다.

 

목욕하고 나와서 집을 좀 치우기로 맘 먹었다. 많이 지저분하거든...^^

미루에게 이것 저것 들려서는 "세탁기에 넣고와~" 하니 그저 들고 서 있는다. 잉~

세탁기를 모르는거야. 흨...그래서 손 잡고 가서 세탁기에 같이 넣었다.

요건 오늘 아침에 다시 해 봤더니 들고 세탁기 가서 넣더라. 으흐흐...

상구백은 여전히 자신의 옷가지들을 욕실 앞에 벗어 놓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런걸 생각하면 미루라도 잘 가르쳐야겠다.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일"에 대해서!!!

 

목욕하고 나서 에어컨 조금 키우고 잠을 재우니 잤다. 미루는 잠자기 시작할때 땀을 엄청 흘린다. 정말 등짝이 흔건하다. 잠을 자는 내내도 땀을 흘리긴 하는데 잠자기 시작할때 흘리는 땀은 잠들기를 방해하기 때문에 잠시 에어컨을 켰다. 잠이 들고 나서는 에어컨 끄고 현관문을 열어 놓으니 나름 바람이 분다. 좀 덥긴 한데 이게 훨 좋다.

 

두시간 정도 자고 일어난 미루..역시 밥을 안 먹을 것 같아서 유모차에 태워 집 가까이 있는 식당에 갔다. 나름 먹을만한 곳이라 미루 생기고 나서는 멀리 갈 수 없는 조건 때문에 맘 편히 이용했던 곳이다. 콩국수를 시켜 면발을 좀 줬더니 이건 또 먹는 재미가 있어서인지 좀 먹는다. 휴~~~ 토요일 세끼. 일요일 아침까지해서 총 네끼만에 처음 입을 연거다. 참나~~~

 

점심 먹고 와서 다시 한번 샤워 한판~

미루랑 음악 들으며 춤도 추고 책도 읽다가 빌려온 DVD를 틀어 놓고 놀면서 이런 저런 집안일을 하는데...갑자기 심히 징징거림서 자길 봐주길 바래서...업었다. 그랬더니 갑자기 고개를 파묵고는 잔다. 참나...그게 오후 5시...지금 자면 어쪄냐고요~~ 밤에 자야쥐~~

그래도 자는 녀석 깨울 수는 없고 해서 살 눕혔더니 막 업으라고 불 같이 화를 내며 깬다. 다시 업었다. 미루...이제 13kg을 육박한다. 무겁다. 겨우 겨우 내려놓으니 6시까지 내쳐 잔다. 참...자니 편하긴 한데 밤잠이 걱정이다.

 

6시쯤 깨서는 저녁은 제대로 해줄 맘으로 반찬을 하고 저녁을 먹이려 했더니 또 징징한다. 낌새가 수상해서 얼렁 밥을 먹고 재우니 도 잔다. 물론 좀 징징거리기도 하고 자다 깨다 하면서 겨우 잤다. 재우려고 불은 끈게 7시 45분쯤인데 다 재웠다 싶어서 보니 9시더라. 중간에 더울 것 같아. 에어컨을 켰다 끄는데 그 소리 듣고 벌덕 일어나질 않나. 자는 줄 알고 작은 불 키고 책 볼라 했드니 고개를 번쩍 들질 않나...아무래도 너무 더운 거 같아서 에어컨을 켰더니 잔다. ^^ 시간이 많이 걸리긴했지만 그래도 저녁 6시에 일어나 9시에 자면 정말 다행이다 싶다.

 

참 안 먹은거 빼고는 그럭저럭 잘 보낸 것 같다. 산책도 하고 이런 저런 놀이도 하고 열이 나서 심히 아플 수도 있었는데 반나절 열나고 담날 괜찮아졌고.  그래도 요건 오늘 내일 잘 살펴야 한다.  목안에 염증이 생겨서 열이 났을 수도 있으니...잘 살펴야지.

 

음 그래도 미루가 많이 큰거지? ^^

그런데 맘에 걸리는 게 있다. 주말에 혼자서 아이를 보다 보니 어디 나갈 엄두가 안난다.

반복되는 일정이 아기에게는 평온함을 준다지만 그래도 가끔은 미루가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싶다.

음.....담부터는 어디 나다닐 일정을 잡아볼까?? 음....어디가 좋을까?? 혼자서 아가 짐 들고 차도 없는데 가능하기나 할까?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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