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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그' 18개월

이제 미루가 침팬지에서 네안데르탈인이 되었다.

지난 토요일로 만 18개월. 그러니까 태어난지 18개월이 된 거다.

참 마이 자랐다. 매번 이렇게 표현하지만 달리 감탄사를 날릴 것이 없다.

그저 매 순간 놀랄 밖에.

버트~~~이번에는 좀 긴장이 된다. 침팬지에서 네안데르탈인이라니...

 

이런 책이 있다. <엄마, 나는 아직 침팬지에요>. 여서는 유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유아를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수백만 년에 걸친 인류의 진화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누면 이렇게.

 

-12개월~18개월 : 막 걷기 시작한 매력적인 침팬지아이(5백만 년전 ~ 2백만 년 전)

-18개월~24개월 : 방망이를 휘두르는 꼬마 네안데르탈인(2백만 년 전 ~ 15만 년 전)

-24개월 ~ 36개월 : 언어가 능숙해지는 영리한 동굴아이 (15만 년 전 ~ 6만 년 전)

- 36개월 ~ 48개월 : 사회성이 커지는 재주 많은 정착민 (6만 년 전 ~ 1만 년 전)

 

그러니 미루는 이제 새로운 세상으로 접어든 거이다. 아흐~

 

1. 네안데르탈인

우선 앞으로 미루를 이해하기 위해 네안데르탈인의 특징을 간략히 정리해 보자.

 

운을 띄우면~

N : 타고난 호기심 Naturally curious

E : 감정적인 요요현상(좀더 성숙해진 듯하다가도 다시 퇴행하는 특성) Emotional yo yo

A : 일단 행동부터 앞선다 Acts before thinking

N : "싫어" "No!"

D : 도전정신 Defiant

E : 넘치는 에너지 Energetic

R : 난폭함 Rough and tumble

T : 민감함 Thin-skinned

H : 즐거움 Happy

A : 짧은 집중력  Attention is short

L : 제한된 언어  Language is limited

 

요즘 미루를 보고 있으면 딱 맞는 말이다.

노는 시간중 거의 대부분을 괴성을 지르며 달린다. 손에는 뭔가를 든채...

그리고 한가지에 꽂히면 뽕을 뽑는다. 오늘은 목욕탕에서 하도 안나오려고 하길래 혼자서 놀라고 문도 거의 닫고 나뒀는데도 뭐라 뭐라 웅얼거리면서 혼자 한참을 놀았다. 아...여름이면 괴안찮을테지만 겨울인디...증말 신경 쓰였다. 하지만 그런 걱정 때문에 나오지 않겠다고 하는 아이를 휘릭 들고 나온다면...그 이후 상황은 보나 마나다.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감상을 이 한마디로 정리하련다.

항상 달리는 미루

 

"만일 기차를 탔을 때 옆자리에 석기시대인이 앉는다면 자리를 옮길 것이다.

그러나 옆자리에 네안데르탈인이 앉는다면...기차를 바꿔 탈 것이다." - 파울 조던

 



2. 미루의 놀이들

 

미루는 놀이집에 다니니 사실 집에 와서는 따로 놀이를 위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

버트 아이들은 모든 것이 놀이고 배우는 일이지.

 

그림 그리기

크레용으로 그림도 그리지만 대부분 나 혼자 그림을 그리고 옆에서 미루는 크레용의 용도의 범위를 실험한다. 던지기도 하고 입에 대보면서 나의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 한손으로 크레용을 들고는 다른 손에 그려지나 그려 보기도 한다. 그리고 주로 방바닥, 깔아놓은 이불 등에 그림을 그린다아~~~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 나의 그림에 대한 평을 해준다.

한번은 꽃을 그렸는데 미루왈 "머시따" 이런 찬사를 ㅎㅎ 그저 감격할 밖에.

그리고 푸우를 그렸는데, 미루왈 "푸우~" 진정 감동 받았다.

그 그림을 푸우로 알아보다니 그래서 나도 댓구를 해줬다.

 "진정 그대는 멋지구리~"

 

음악 즐기기

음악은 미루 인생에 참 중요한 놀이인것 같다. 뒤집기 시작할 때 부터 이승철 노래에 반응해서 업드려서 음악을 감상하느라 꼼짝도 안하고 있곤했다. 

최근에는 평택에 관한 뮤직비됴에 꽂혀서 그걸 틀어주면 적어도 그 비됴의 런닝타임인 4분 40초 동안은 꼼짝을 안한다. 비됴를 보면서 거기서 "농사 계속 하세요~" 하면 미루가 답을 하기도 한다. "응" 하고.

옷 갈아입을 때 저항하면 이때 이 비됴를 틀어주고 옷을 갈아입힌다. 너무한가??

여튼 오늘은 그 여세를 몰아서 '평화를 택해라' 라는 머리띠를 하고 밥을 먹기도 했다. 

내가 선창을 하면 미루가 "태캐라~!"  하며 구호도 외쳤다.

그리고 내가 노래 불러 주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 꽂혀 있는 노래는 '따따따' 이다.

다른 노래를 부르려고 하면 "으응~ 따따따~~" 한다. 무섭다.

"따따따 따따따 주먹손으로

따따따 따따따 나팔 붑니다.

우리들은 어린음악대

동네에서 나팔붑니다"

물론 마지막 가사를 조금 바꾼 것이다. "동네에서 제일가지요". 입시제도가 폐지되어야 할 마당에 '제일' 이라니 안될 말이다.  물론 이 가사를 가지고 새삼은 이런 말을 했다. 완성되지 않는 곡이 되었군요. 어쩌랴..그래도 서열화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고 프다.

"평화를 택해라" 머리띠를 한 미루...해달라고 했다. 진정

 

"태캐라" 구호 외치는 중. 시키지 않았다. 가도 가의 인생이 있으니...강요는 안한다.

 

목욕놀이

목욕을 한때 무지 싫어했다. 물론 요즘도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진정 싫어한다.

하지만 한번 필이 꽂히면 스탑을 모른다.

(이것도 네안데르탈인의 특징 중 하나. 스윗치가 없다는 것.) 

목욕을 할 때는 같이 하는데, 미루가 어느 정도 단단히 앉을 수 있을 때부터는 미루를 아기 욕조에 앉혀 놓고 나는 옆에서 샤워를 했다. 상구백이 복귀할 당시에는 여름이라 워낙 덥기도 했고 미루 잘 때까지 기다릴 수 없기도 했고 또 잔다고 하더라도 자는 아기 놓고 목욕할 때 들리는 환청으로 숨이 멎을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같이 하는데 나 먼저 씼고 나와서 옷을 입고 다시 미루를 데리러 들어가는데 욕실문 앞에 서서 옷을 입을라치면 꼭 미루가 안에서 문을 닫는다. 

그럼 내가 "미루 어디있지?"  하면서 찾는 시늉을 한다. 그러면 안에서 뭐라 뭐라 하면서 웃는다. 내가 자기를 못 찾는 것이 재미있다는 웃음 소리다. 그럼 내가 문을 열면서 "아구~ 미루 여기 있네, " 하면 다시 재빠르게 문을 닫는다. 이런 과정을 옷 입는 내내하고 어떨때는 옷 입고 나서도 한참을 욕실문 앞에 쪼그려 앉아서 한다.

 

목욕탕에서 내가 못 찾는다고 즐거워하는 모습

 

곡물 가지고 놀기

물론 다른 놀이들도 하신다. 블록 쌓기, 컵 쌓기, 

그 중 최고는 곡물 가지고 놀기이다. 내가 밥을 하려고 쌀을 꺼내면 미루는 꼭 그 자리에 가서 씽크대 안에 있는 쌀을 꺼낸다. 그 꺼낸 쌀 주어담기는 하루 일과중 하나이다. 그러다 며칠 전에는 조용하다가 휘리릭 하는 소리를 들어 보니 팥을 꺼내 놀고 있었다. 너무 열중해서 헤치고 있어서 그냥 나는 그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팥이 너무 멀리 가진 않도록 한쪽을 수건으로 막아놓고. 난 잠시의 평화를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낭중에 팥 주어 담느라고 씅질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쌀 보다는 낫지 않는가?

 

미끄럼 타기

우리집에 유일한 진정 놀이기구, 미끄럼틀! 비올이 준 미끄럼틀, 그동안 연우네 집에 가 있다 연우네가 이사가면서 다시 돌아온 미끄럼틀은 미루에겐 흥분의 대상이다.

지난 노동자대회에 상구백은 나가야 하고 난 미루를 봐야하는데...정말 그날은 혈압이 너무 낮아져서 참 힘들었다. 머리가 저린것이 곧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런 날 두고 노대에 가는 상구백도 미웠지만 더 속상했던 것은 나는 노대에 갈 수 없었다는 거였다. 나도 가고팠다구~~~!

여튼 몸과 마음이 아픈데 미루와 거세게 놀기에는 너무 힘에 겨운 일. 전날 연우네서 가져다놨던 미끄럼틀을 꾸역 조립해서 마루에 놓았다. 적당히 놓을 자리가 없었는데 아무래도 현관쪽 공간이 좋겠다 싶었다. 어차피 현관은 집에 들어올 때 나갈때만 쓰는 공간이니까 싶어서 거다 놓았더니 자리도 많이 차지 않고 좋았다. 역시 사고의 전환이 중요혀~ 스스로 감동 받으니 기분도 좋아졌고 미끄럼틀을 보고 좋아라 하니 기운이 좀 났다. 다행이 미루는 미끄럼틀을 즐기지만 혼자서는 안타는 조심스러움을 보여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알엠이 말한 미끄럼 사고가 여전히 맘에 걸리는 거지...여튼 조심 조심 잼나게 타고 있다. 근데 문제는 꼭 나보러 먼저 타라고 한다는 거. 흨...미끄럼틀의 폭이 좁아서 항상 골반이 낀다. 골반은 어쩔 수 없잖니....미루야 좀 봐주라~ 

그날 신나게 놀았던 지 담날 깨서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미끄럼틀을 보면서 환한 얼굴로 "어~"한다.

디게 좋은가 보다

 

그밖의 놀이들

상자로 장구치기

상자를 버리려고 나뒀더니 갑자기 그 앞에서 춤을 추더니 한번 폼도 잡아주시면서

상자에 다가다더니 장구를 치는 시늉을 한다. 놀이집에서 장구를 쳤던 적이 있는데 그게 생각난 모냥.

나비처럼 사뿐히 춤을 춘다.

상자를 장구 삼아 양손에 젓가락 들고 덩기덕한다.

 

상구백 안경, 혹은 물안경 끼고 놀기

상구백을 더 좋아하는 거 같아. 그가 하는 짓을 즐겨한다. 

내 지갑에서 카드 꺼내 놀기

귀신 같이 주요 카드만 꺼내서 논다. 한번은 실험을 해봤는데, 카드를 달라길래 자주 쓰지 않는 카드를 줬더니 던져 버리고 다른 카드 달라고 하길래 주요 카드를 줬더니 신나하며 놀더라. 귀신이다.

이 사진은 유난히 좋다. 당시 청소도 마쳤고 쇼파 커버도 새로 갈아 끼워 매우 개운한 맘이었다.청소 도구를 정리하고 돌아보니 미루가 이렇게 쇼파에 누워 놀고 있었다. 참 평화로웠다.

물론 잠깐 동안의 평화였지만...흨.

 

3. 미루의 먹기

미루는 대략 잘 먹는다. 가끔 삼일 동안 두끼만 겨우 먹으면서도 잘지내는 기적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략 그런대로 잘 먹는다. 그런데 문제는 전날 먹었던 것은 담날 안 먹는다는 거다. ㅠㅠ 주로 저녁에 요리를 해서 그날 저녁을 먹고 담날 아침에는 전날 먹던 국이나 찌개를 데워서 먹는데 전날은 기가 막히게 잘 먹던 음식을 담날에는 안 먹는다. 그러니 매 끼니 마다 음식을 할 수도 없고 죽을 맛이다. 게다가 나는 저혈압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하루 중 제일 힘든 일이다. 그나마 상구백이 출근하면서 미루를 놀이집에 데려다 주니 다행인데 상구백이 출근 준비하는 중에 나는 미루 먹이고 옷 갈아입히고 놀이집 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밥도 안 먹고 옷도 안 갈아입으려고 하면 낮은 혈압에 헤롱한 컨디션이 바닥을 치고 급기야는 짜증을 내게 된다. 둘다한테....슬프다. 낭중에는 민망하고.

 

여튼 그래도 그때를 제외하고는 대략 잘 먹어주신다.

요상한 버릇은 국이나 국물이 있는 밥을 다 먹고나면 남은 국물을 꼭 사발체 들고 마신다.

최근에는 소근육도 발달이 되서 숟가락 사용이 이전보다는 편안해졌다. 국이 든 숟가락을 국을 흘리지 않고 잘 떠먹는다. 물론 반반이고 그 집중시간도 또한 매우 짧다.

 그래도 가끔 정량의 밥을 먹고도 빈 그룻을 쳐다 보면서 "밥~" 외칠때는 난감하기도(밥이 없을때) 하고 반갑기도 하다.

 

모유 먹이기

미루는 아직 모유를 먹는다. 모유 먹이기 시작할때 너무 힘들게 정착을 해서 끊기가 아까워 계속 먹이고 있다. 한달 전에는 미루가 밤에 너무 자주 깨고 나도 몸이 너무 안좋아서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모유를 끊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지금 아니면 언제 내가 모유를 먹이나 하는 맘에 아쉬워 많이 망설였다. 결국 아쉬운 맘이 나를 설득하는 경지에 이르렀는데 그냥 열심히 운동해서 몸을 건강하게 하자라고 맘을 먹었다. 그랬더니 미루도 훨씬 잠을 잘 자고 나도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운동으로는 자전거 타기(이건 정말 좋다. 꼭 몸을 위해서도 좋지만 맘을 위해서도 참 좋은 운동이다.), 걷기(늦게 움직일때나 시간이 없을 때 자전거 타기는 약간 부담이 되는데 걷기는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약속 보다 약간 일찍 나가서 일정한 거리를 걷고 대중교통을 타는 식으로 하면 된다. 한때 이것에 심취해서 자정에도 막 걸어다니고 그랬다.)

 

미루는 낮에 놀이집에 있으니 집에 와서 손 씼고 옷 갈아 입고 바로 모유를 먹는다. 그러면서 몸도 주물러 주고 여기 저기 쓰다듬기도 하고 그날 있었던 일 이야기도 하고 그런다. 그 시간이 참 좋다. 미루도 그 시간이 좋은 듯 하고 무엇보다 나도 그 시간이 참 좋다. 눈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간지럼질도 하고 장난도 친다. 물론 젖을 먹으면서도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미루를 안고 있으려면 몸에 긴장이 되서 힘들다. 그래도 컨디션이 받춰주면 대략 괜찮다. 그리고...뭐...언제까지 이러랴 싶기도 하고... 앞으로 몇개월이겠지. 그냥 내키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만 하고 싶은 맘이다.

 

모유를 먹어서 그런지, (아직 젖량도 많다. 흨...줄여야지.) 여튼 덕분에 생산과정이 불투명한 우유를 적게 먹여도 되고 이전에 다큐멘터리에서 우유량을 많게 하려고 소에게 어떤 약을 먹이는데 이게 과해서 결국 우유량이 많아지고 소들도 젖몸살을 앓고 결국 유선염까지 걸려 괴로워하던 소를 본 적이 있다. 소도 불쌍하고 흨...여튼 그걸 본 이후로는 우유 먹긴해도 한쪽 마음은 늘 무겁다. 그리고 요즘처럼 실내공기가 건조할때 따뜻한 젖을 먹으면 금방 코가 뚤려서 신나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젖 먹이는 것이 여러가지로 참 간편하고 든든하단 생각이 든다.

 

4. 미루 잠자기

미루의 밤잠은 내가 미루를 볼때는 9시 30분쯤에 잠이 들어 7시 30분 전후로 깬다. 앞 뒤로 유동이 있지만 대략 10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낮잠은 2시간 정도. 근데 상구백이 볼때는 10시가 넘어 10시 30분이 되서 체력이 바닥 날때가 되서 겨우 잠이 든다. 그런 날은...푹 잘때도 있고 자주 깰때도 있다. 이제는 잘 시간이 지나도 그리 많이 힘들어하지 않는다. 체력이 늘어난 거지. 아주~~~체력이 좋으신거다. 흨....난 안그런데...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저녁 먹고 8시부터 누웠다. 건성으로 이런 저런 대답을 하다 눈을 떠보니 이미 10시가 되었다. 미루는 옆에서 업드려 자고. 에공...혼자 심심해하다 잠이 든거다. 미안하기도 하고 그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체력 약한 엄마랑 살아서 심심하지~~~ 그래도 조금 있어봐 엄마의 심심하지 않은 많은 면을 알게 될꺼야~~~

 

사실 요즘은 미루가 참 많이 컸구나 싶다. 아니 많이 살았구나...뭐 그런 생각 신생아때는 피곤해서 잠을 못들어 괴성을 지르며 괴로워했는데 이젠 졸려한다. 오늘도 피곤해 해서 물어보니 졸리다해서 집과 인사하고 방에 들어가 한 10분 정도 있다 잠이 들었다. 진정 많이 컸다.

 

5. 신체 발달

미루는 열심히 자라고 있다. 오늘 병원에 가서 18개월 신체검사 비스무리를 했는데, 키 90cm에 몸무게 14kg이란다.  열심히 먹고 자고 해서 그런지 한마디로 튼실하다. 감기를 달고 살긴하지만 잘 견뎌내고 징징거리지 않는다. 다행이지. 그래도 요즘 좀 기침이 깊어져서 걱정이다. 집에만 있으면 같이 지내면 되니 걱정이 덜 되는데 놀이집에 가 있어야 하니 아프면 걱정이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약을 먹이게 된다. 될 수 있으면 적게.

최근 미루의 에로에로 버전 사진....(새삼이 좋아라 하는 버전 ㅋㅋ)

 

6. 언어 발달 및 의사소통

미루가 말을 알아 듣고. 특히 이런 말, "엄마 이거 하고 책 읽어줄께. 잠시만 기다려~" 하면 기다려준다. 오...이거 아주 좋다. 점점 의사소통이란 걸 하게 되니 이전에는 몸으로만 그리고 일방적으로 미루의 의사를 읽으려 노력했다면 이제는 미루도 내 의사에 반응을 하니...진정 의사소통.

물론 이전에도 했지만 좀 더 쉽게 그리고 좀 더 섬세하게 하게 된다....좋다.

 

오늘 아침에는 귤을 까주는데 이런다. "먹기 시러요" 그렇구나. 먹기 싫구나. ㅋㅋ

이제 두 단어를 연결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된거다. 이건 아주 다른 단계인듯.

 

그리고 다양한 표현도 한다.

추운데 베란다에서 놀길래 들어와서 놀라고 했더니 "시러요" 한다. 그래도 한번더 "여기서 놀면 좋겠네~" 하면서 들어와 놀기를 권하니 이런다. "안해요~~~" 불만의 뜻을 담아 눈을 찌그리면서 요를 길게 빼면서...바로 " 아네~~~ 그러세요." 하고 물러나서 양말과 조끼를 가져다 입혔다.

 

진정 대화를 하는 경우.

내가 뭐라 뭐라 이야기를 하고 미루가 "응" 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데. 말을 알아 듣는 것인지는 잘 몰겠고 그렇다고 확인할 수는 없잖은가...미루가 기분 나쁘잖어. 그저 그 흐름과 리듬이 좋아서 미루가 응 할 수 있는 질문들을 하는데 이번주말에는 새로운 경험. 주말에 혼자 애 보는 것이 힘들어 엄마집에 갔는데 미루가 11시반까지 할아버지 할머니랑 노느라 힘들기도 했는지 어느순간 팍 쓰러져 잤다. 나도 그때는 이미 지쳐있던 상태였고 그렇게 같이 잤는데 3시반쯤 뒤척이길래 배가 고픈가 싶어서 젖을 먹이려고 했더니 낑한다. 이상해서 엉덩이를 만졌는데 똥이 있는 거다. 읔...똥을 싼 기저귀를 차고 자고 있었던 거다. 으그....화르륵 일어나 불을 키고 미루를 들쳐 안고 욕실로 가서 기저귀 갈고 엉덩이 씼기고 재웠다. 많이 미안했다. 한 네시간을 똥을 달고 있었다니....흨...

담날 미루에게 어제 일을 이야기하면서 미안하단 맘을 전했다.

 

"어제 밤에는 놀랬지?"

"응"

"갑자기 깨서 목욕하고 놀랬지?"

"응"

"똥을 샀는데도 엄마는 모르고 힘들었지."

"응"

"힘들고 불편하고 찝찝했겠다"

"응"

"엄마가 미안해요. 담부터는 조심해서 잘 볼께"

"응"

"미루도 똥 싸면 엄마한테 이야기해줘요."

"응"

"근데 아빠한테는 이야기하지 말아. 비밀이야."

"...." 대답이 없다. 평소 하던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질문을 바꿨다.

"아빠한테 이야기할꺼야?"

"아니요" 한다.

ㅋㅋ

 

베이비토크란 책에는 아이가 말을 알아 듣는다고 너무 긴 문장으로 이야기를 하면 안된단다.

짧게 나눠서 반복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이야기를 하면 좋단다. 생갃해 보면 그 짧은 시간 동안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참 신기하고 기적 같은 일이다. 어느날 미루가 나보고 말이 안통한다고 하면서 무시할 날도 있겠지. 그런 날에 지금을 생각하면서 혼자 웃을 수 있음 좋겠다. "메롱~~~"하면서 ㅋㅋ

 

7. 향후 계획

 

네안데르탈인과 파티에 가는 것은 즐거울 지 모르지만

그를 룸메이트로 삼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 누군가

 

그런 네안데르탈인과 살아야 한다니...흨...그래서 맘을 먹었다.

생활의 고요는 잠시 잊고 (의외로 내가 생활이 고요한 걸 좋아하더라 흨) 

생활을 파티형태로 전환해서 지내는 거지. 네안데르탈인과 잘지내기 위해서.

나날이 파뤼~파뤼~!

사실 그 방법 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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