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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카메라에 집착했던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내가 아니라 렌즈가 내가 누구인지 말해준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내 앞에 카메라를 매달고, 어딘가에 렌즈를 갖다대면서.
나는, 사진이 아니라, 그 착각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성장하면서 사진을 잊었다.
사진을 잃어 아쉽지만, 다행이라면 다행, 나는 성장하였다.
내가 찍은 사진을 어떻게 '전시'할 수 있을까- 그것은 잠시 나를 착각하게 해준 기특한 렌즈의 결과물인데- 에 집착하면서 스캐너를 샀었다. 없는 돈을 쪼개쪼개 반드시 사야만 했었다.
스캐너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잭 한 쪽이 떨어져나간지 오래됐다.
이쑤시개 보다 작은 쪼가리가 부러진 건데, 그럼으로써, 스캐너는 아주 무용지물이 됐다.
그런 스캐너를 가지고도 평화롭게 산지 몇개월이 넘었다(일년이 넘었는지도 모르겠다).
일곱살에 영구치를 얻고, 열네살에 성호르몬을 얻고, 스물한살에 방탕을 얻고, 스물여덟에 독립과 살림을 얻고, 이제 서른다섯. 구불구불 칠년마다 돌아오는 나의 자아는 지금 성장을 얻고 있는 듯. 그것이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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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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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카메라에 집착하고 싶었더랬어. 그래서 고등학교때는 나름 사진반 써클활동도 하고 했는데, 난 집착이 잘 안돼 뭐든. 겁이 많아서가 아닐까.부가 정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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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집착'이라고 이름붙이긴 쑥스럽지. '게으른 집착'쯤으로... 진정 내가 집착하는 건, 손가락 끝 뜯기, 주기적 불면증, 머리안감기, 쌀뜨물 활용하기, 바쁜 와중에도 인터넷돌아다니기, 이런 것이야.부가 정보
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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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뜨물 활용하기 비법 좀 알려줘. 난 그냥 버리는데 늘 아깝다고 생각은 하면서도.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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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거 거의 집착 수준이라, 나랑 같이 사는 양반이랑 거의 싸울 뻔 하기도...일단 반찬으로 찌개나 국을 계획하고 있으면 그 국물로 쓰는 것이고, 이단 화분에 물 줄 때가 되었다면 이 물로 주는 것이고, 삼단 세면대 옆에 통을 하나 갖다놓고 세수 할 때 쓰게 세숫물로 쟁여놓는 것이고, 사단 설겆이할 것 중 기름기 많은 그릇에 부어놓는 것이지. 일단부터 사단까지 혼합, 조합하여 쌀뜨물을 죄다 사용하도록 종종 거리며 바가지 들고 다니는 시간이 하루에 몇시간 쯤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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