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캄보디아 여행기 I
- 이유
- 2011
-
- 엄마
- 이유
- 2010
-
- 보고싶었어, 내 블로그.(5)
- 이유
- 2009
-
- 이것은 영혼의 암시?(7)
- 이유
- 2008
-
- 여행(4)
- 이유
- 2008
반했어, 반했어. 규민그림.
저 벌들 좀 봐. 저 소녀의 행복한 미소를 봐.
지금의 나도 못 그릴 그림이야.
그런데, 문득, 나도 여섯살 무렵엔 말이지, 내가 그린 그림에 도취되었던 시절이 있었단 기억.
(물론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과 자기가 그린 그림에 도취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나도 매일 그림을 그려대며 내가 그린 그림에 빠져있었는데 말이지.
언제부터 난 그림을 못 그린단 생각으로 빠져버린걸까.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보낸 사람들은 1~2%만 빼고 죄다 성인미술치료코스를 필수 이수해야하는 것 아닐까...
규민이 몇 개월 때였더라...
이부자리에 누워 잠을 청할 때 남편이 규민의 등을 긁어 준 적이 있었다.
그거 시원하잖아. 아기 규민이도 그게 좋았던거라.
그 후 규민이는 가끔 등긁어달란 청을 했었는데, 아가가 그 어려운 말을 어떻게 해.
그래서 규민은 이렇게 말했었다.
"등 긍"
"엄마, 등 긍." "등 긍"
또 이런 말도 했었다.
(장난스럽게 무서운 어투) "엄마는, 규민이를, 잡아, 먹겠, 다~" 하고 아가 규민이의 배를 한 입 아응.
그럼 우리 아가 아까까까, 아까까까하고 웃었다.
그 놀이가 재미있어 엄마에게 하자고 할라는데 그 어려운 말을 어떻게 해.
그래서 규민은 이렇게 말했었다. 앞에 줄줄 어려운 말들(엄마는, 규민이를, 잡아, 먹겠)은 죄다 생략하고 맨 끝의 말만.
"엄마, 따~"
"엄마, 따~"
엊그제 우리 규민이가 구사한 문장;
어린이집에서 염색해 가져온 차받침 천을 앞에 두고 설명
"원래는 하얀색이었는데, 초록색 물이 있었어. 그 물에 담궜다 뺐다 담궜다 뺐다 했더니 그 초록색 물의 색이 여기로 옮은거야."
규민아, 규민아, 그 애기는 어디로 갔어?
등 긍, 하던 애기는 어디로 갔어?
엄마 따~하던 애기는 어디로 갔어?
어디로 갔기인~, 그게 나야, 엄마. 내가 그렇게 큰 거야.
그래? 엄마는 믿어 지지 않아.
행복하고 평화롭게 키워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엄마는 한 게 없는 거 같아.
너한테 화내고 짜증내고 아빠랑 싸우고.....
규민이랑 애기놀이 엄마놀이하려고 했더니 우리 규민이는 이렇게 훌쩍 커버렸네.
아쉬워, 규민아, 천천히 커. 천천히....
(저 그림 좀 보셔요. 우리 규민이가 그린 거에요.
옷걸이에는 스타킹과 긴양말들과 드레스가 걸려있고, 언니는 운동화 갈아신고 운동 가는 길.
고양이와 개 데리고. 고양이와 개 그린 거 보셔요. 지금의 엄마 보다 훨씬 잘 그렸어요.)
댓글 목록
유영
관리 메뉴
본문
기억난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크레파스에 '살색'이라는 게 있었다는 거. 그래서 아이들이 그린 그림 속 등장 인물들은 모두 피부색이 똑같았지. 은연 중에 'racist'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부가 정보
이유
관리 메뉴
본문
엉, 맞아, 그래서 어느 고등학생(? 중학생?)들이 인권위에 안건을 내어 살색이란 명칭이 바뀌었단다. 연한 복숭아색으로.부가 정보
고금
관리 메뉴
본문
규민이가 행복하네. 그림이 아주 예쁘고 화창하기 그지 없는 것을 보니.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