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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면 좋겠다.
잠이 쏟아져서 대체 생활이 안되는데,
나는 깨어있기 위해 갖은 애를 써야한다.
지난 이틀, 격하게 앓으면서 내리 잠만 자고 나니
얼굴도 뽀송뽀송하니 좀 나아진 듯했는데
겨우 몇시간만에,
오후가 되자 잠이 산사태처럼 쏟아져서 눈을 뜨는 것이 힘들다.
사실,
겨울 내리 잔다고 뭐라 할 사람도 없지만,
스스로 인간의 최저기준이하로 내려가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것이
백수의 숙명.
눈을 뜨고 있으려 애써본다.
겨울잠을 자고 싶어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은걸까?
왜 겨울에 그리 졸린 것인지 찾아봐도 별 이렇다할 검색결과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아님, 이것도 역시 자본의 음모인가?
겨울잠의 본성까지도 은폐하고 과학적인 연구조차 막고 있는 것일까?
추운 날에 술 좀 먹었다가
된통 체해서 열이 39도 넘게 오르고 열기운에 울고
배가 꼬여 죽는 줄 알았다.
사는게 만만치 않다.
특히 나한테만 더 그런거 같아. 훗
인간의 본질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고
나는 생각해왔다.
그리하여, 가장 인간적인 인간은 아마도 예술가이거나 과학자일거라고 믿어온 것이다.
정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애인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까?
어쩌면 평생 갈지도 모를 애인은 있으니
손가락이 섬세하고 예술적인 작업을 하는 약간 미친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나름의 성적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옷과, 립글로스, 표정 같은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머뭇거리고 당황하고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조금 어리숙해보이고 살짝 귀여운 남자가
애타게 내 눈을 쳐다보며
내 거짓말과 내 진실과 내 허풍에 숨막혀 하면 좋겠다.
결혼같은 건 하지 않을 사람이라면 좋을텐데.
그리고 내 애인이, 그냥 모른체 해주면 좋겠다.
훗.
아직까지는 내 눈에 차는 정부를 구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내게 용기가 있을까?
무모함은 있지만 애인에게 엄청난 상처를 줄 용기는 없다.
삶의 순간순간에 집착하는 나는
사실은, 가끔 정부가 생길 가능성을 느낄 때마다 안타깝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내 욕망을 희생한다.
애인에게 상처주는 것보다는 애인과 보장된 안정된 관계를 잃는 것이 겁나는 걸까?
애인은 어찌 그리 대단한지,
나를 참 잘도 코 꿰어 놓았다.
한 남자만 사랑하고 살 수 있으거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었는데
나는 그와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정부. 얼마나 짜릿한가.
애인이 없다면 정부는 애인이 되어버린다.
슬픈 일이다.
내가 곧 숨이라도 끊어버릴 것 처럼
슬픈 눈으로
애원하고 숭배하고 무릎꿇는 정부.
훗.
예쁘다.
훗...
허우적대어 올라는 왔는데,
막상 딱히 할 일이 없다.
결국 그저 조금 즐겁게 인생을 낭비하고 있을뿐,
남들보기에는 전혀 이전과 다를바 없는 생활이다.
마음가짐만 바꿀 일이 아니라 역시 환경을 바꾸어야 하는 거였다...훗...^^
최근에 어딘가 놀러갔는데, 놀아주는 사람이 없어
책장에 꽂혀있던 '고래'라는 소설을 꺼내 조금 읽어보았다.
다 읽지는 못했고, 대략 사분의 일쯤 읽은 것 같은데,
읽으면서 생각했다.
이분도 보르헤스와 마르케스를 닮은 글쓰기를 하시는구나.
보르헤스, 마르케스.
흠...역시 최근 문화의 선두에는 남미가 있다.
왠지 브끄럽다.
누구나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지만
배경에는 항상 유행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분명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이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나 스스로 브끄러웠다.
그 분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이게 유행이구나 싶어서...
'보르헤스를 넘어서 마르케스를 딛고, 거기에 한국적, 여성적 혹은 누군가적인 시선을 보태..라고 생각하는 것.'
어제는 '아일랜드'라는 영화를 정말 뒤늦게 보게 되었다.
대체 언제쩍 영화인지...컴퓨터 하드에 담겨있었고
개봉당시 이완맥그리거 때문에 보고 싶어했던 기억이 나서 보았는데
초반에는 미묘한 분위기와 궁금하게 하는 설정으로 SF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로웠으나
중반부터 갑자기 엄청난 규모의 블록버스터로 돌변하는 바람에 엄청 재미없어졌다.
오늘은 또 뭘하고 놀까...
주말에 와우하느라 너무 앉아있어서인지 허리가 살짝 아프다.
어제 좀 쉬었으니 오늘은 2시간, 아니다 3시간만 해야지.
요새는 뭐 재밌는 영화가 없다.
애니메이션도 그렇고....내가 늙어서 그런가....?
최근에는 미국 드라마로 연명하고 있는 듯 하다.
세상에 드라마가 그렇게 많을 줄이야...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의 이름을 따서 초코를 촉호필로 부르고 있다.
유행에 뒤지지 않는 듯하여 기분이 졓다.
훗.
가끔은 유행을 따라주는게 져아...
핸드폰이 고장났다.
대략 7살쯤 된 내 핸드폰.
중간 중간 잔고장이 있었지만 치료비로 7년간 10만원도 안들었다.
근데 이번엔 좀 많이 아파보인다.
내일은 병원에 데려가야지.
목에 항상 이물감이 있고 자주 잠겨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신경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목이 잠기는데, 그게 신경성이라니...분명 뭔가 걸리적 거리는데.
생각해보면, 신경쓸 때만 그런 것도 같다.
바쁘게 뭔가를 할때면 느끼지 못하는 건지...
누군가와 열심히 말하는 중에는 괜찮은데,
혼자 있다가 전화를 하려거나 어쨌든 맘먹고 말하려하면 목이 잠기니까...
신경성일지도 모르지.
나는 병원을 잘 못믿는다. 모든 것이 검증되지 않은 실험이라는 느낌.
전제의 참, 거짓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는 느낌.
병원에 가면 괜히 병원비만 날리고 별 소득없이 돌아올 것 같아서
한방을 찾아볼까 생각했다.
한방도 사실 못미덥기는 마찬가지다.
그냥 집에 있기로 한다.
혼자 집에 오래 있다보니 스스로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느끼고 또 너무 많이 무뎌진다.
또, 확실히 약해졌다.
삶과 내가 동떨어져 존재하는 듯이 살아온 기간이 너무 길다.
삶을 관찰하며 피학적인 쾌감을 느끼는 것...나름 고통스러웠다.
사실은, 또다시 극기훈련을 시작해야 할까 두렵다.
언제나 훈련일뿐, 나는 극기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극기.
극기!
지속가능한 극기를 위하여...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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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많은 사람 여기 한 명 추가요^^
만만치 않은 게 삶의 맛이라고 하면 너무 어줍잖은 위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