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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맥주 두 캔을 먹고 놀다가 잠든 후 아침에 꿈을 꾸었다.

 

참 생생해. 내용인즉슨.

 

나와 동료들이 떼거지로 죽게되었다. (시간이 좀 지나서 왜 한꺼번에 죽게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죽고 나니 한동안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모두 눈에 보이고 그들도 내가 보인다. 난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하는데(어제 보고 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따온 한 장면인듯) 이걸보고 친구들이 '그러니까 이렇게 했어야지 저렇게 했어야지' 잔소리를 해댄다. 나만 투명해지고 있었으므로.

난 그대로 인데 죽은 자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이에게(이 자도 죽은자)  좋다고 하니, '예전 모습의 넌 좋아지만 지금은 좀 별로야. 넌 딴 사람이 됐잖아'하며 밀어내는 등의;;;

바닥이 꿀럭하며 파도처럼 진동을 치면(이건 '매트릭스'의 한 장면인듯) 재빨리 몸을 피해야한다. 그건 죽은 자의 세계의 깡패와 같은 이들이 오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들은 신입 앞에 나타나서 그들의 젊음을 훔쳐간다;;;;

 

꿈 속에서 문득 후회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책도 더 많이 읽고 하고 싶은 일을 더 열심히 해볼껄 하고 말이다. 죽은 자의 세상에 가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빈둥거리는 것 밖에 없었던 것이다. 책도 남이 펼놓아야 볼 수 있고 텔레비젼도 타인이 틀어논 것만 볼 수 있는.

앞으로 영원히(!) 빈둥거려야하는데 살아있을 때는 덜 빈둥거릴걸 하는 후회를 했다.

 

자고 일어나 형에게 '내가 꿈에서 죽었는데 이게 무슨 꿈이야?' 하고 물으니 "어떻게 죽었는데?" 하길래 "친구들하고 한꺼번에" 했더니 "응, 개꿈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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