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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가 아니라서 다행?....

이틀 동안 분주히 출장(?)을 다니느라 신문을 펼쳐보지 못했는데....

사무실 책상에 펼쳐진 어제 신문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텍사스 한 정유 공장에 대형 폭발사고가 나서 14명이 죽고 백 명 이상이 다쳤단다.

오늘 신문을 확인해본 결과 15명이 사망하고 아직 상태가 심각한 사람들도 많단다.

근 10년 만에 가장 큰 산업재해라고.....

 

늘 그렇듯 분주하게 여기저기서 조사단이 파견되고... 난리 법썩을 떨지만,

홀라당 폭발한 현장에서 인화가스의 유출을 찾고, 규칙 위반을 적발해내는게 어디 쉽겠나.

산업안전보건국(OSHA) 조사관마저도 과연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 확신 못하겠다고 말했다. 허나....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정유공장이 막 돌아가고 있을 때보다는 유지보수를 위해 멈추거나 다시 기계를 돌리는 시점이 가장 위험하단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어서 그렇지 크고 작은 폭발 사고는 그동안 계속 있어왔단다).  그리고 최근 유가가 오르면서 무리하게 이끌어간게 원인이 되었을거란다. 오늘 세미나에 왔던 에두아르도의 말에 따르면, 텍사스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보건에 몸담았던 연구자랑 친구인데, 노동 안전/환경 문제 장난 아니란다. 이번과 같은 사고는 얼마든지 옆 공장, 옆 동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다.

 

기사를 보니 처참하다... 폭발과 동시에 노동자들이 하늘로 날아가고 모든 주민과 학생들이 솟아오른 시커먼 구름과 폭발음에 경악을 했단다. 

이 지역 47년도에도 정유 선박 폭발 사고로 5백명 이상이 죽었다는데.....

텍사스 사람들... petrochemical republic 답게 석유로 살고, 또 석유로 죽는구나......

 

http://www.nytimes.com/2005/03/26/national/26plant.html?

http://www.nytimes.com/2005/03/25/national/25plant.html?8bl

 

기가 막힌 것은 사고 직후 실린 신문 기사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것이 테러에 의한 것은 아닌거 같다는 분석이 실린거다. 강박도 이런 강박이 있나...

이거야말로 자본에 의한 테러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몇 주전에 하버드를 비롯한 여러 대학 연구자들의 테러리즘 대응에 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이들은 농촌 지역이 테러에 너무 취약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언론에 브리핑된 그 결과를 보고 있자니, 금강산 댐이 무너지면 63빌딩이 몇 층까지 잠기게 되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친절하게 시연까지 해보이던 당대의 학자들이 떠올랐다. ㅡ.ㅡ

도시는 도시라서 테러 위협에 노출되고, 농촌은 농촌이라서 특별히 또 위험하고.... 몇 주전에는 우체국에서 탄저균이 발견되었다고 온통 난리를 쳤는데 나중에 추정하기로는 미생물 연구소의 실수로 검체가 오염된 것 같단다...

 

지들이 테러당할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는 아는 것 같다. 

 

허나, 미국 사회의 위험 인식이라는게 참으로 제멋대로다. 

이윤을 짜내기위해 위험천만한 곡예를 하는 정유공장이 테러보다 덜 위험한가? 

네 살짜리 어린이가 동생한테 총을 쏘고 (그리고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른단다. 당연하지... )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사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이게 과연 테러보다는 덜 위험한가 말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갈 따름.....

 

어쨌든, 세계 최강 부자 나라에서 아주 후진 사고에 희생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

이들이야말로 자본에 의한 테러의 희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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