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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눈으로 볼까....

연말이면 한 해의 귀인(!)들을 선정하여 연하장을 보내곤 한지 꽤 되었다. 아마도 99년쯤? 앰네스티에서 수인들에게 연하장 보내기 캠페인에 참여했던 것이 그 연원이다. 저멀리 파키스탄과 기억 안나는 어느 먼 나라, 한국의 어느 감옥에서 날아온 답장에 화들짝 놀랐더랬다.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고 있노라는 아주 소소한 내용이었는데, 정성어린 답장 (그것도 국제우편!)에 깜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후, 물건도 팔아줄 겸, 앰네스티에서 연하장을 구입하여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남은 연하장을 귀인들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캠페인은 중단되었고, 개인적 연하장만 보내게 되었는데, 그나마 몇 해 전부터는 연하장 판매도 중단되었다. 그래서 재작년부터는 유니세프 카드를 구입해서 쓰고 있다. 그런데... 참 다르다. 앰네스티 카드에는 일단 기독교를 상징하는 장식들이 들어가지 않는다. '산타클로스'나 '크리스마스 트리'가 그려진 경우도 드물다. 크리스마스 카드라기보다는 신년 연하장의 성격이 짙고, 또 캠페인 참가 안내문에도 특정 종교를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반면에, 유니세프 카드는 디자인이 예쁘기는 한데,완전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이다. 크리스마스 장식물, 산타클로스, 루돌프 사슴... 예쁘기는 하다... ㅡ.ㅡ 앰네스티 카드가 받는 이의 세계관을 존중하는 것이라면, 유니세프 카드는 그 카드를 주로 구매하는 (구매할 능력이 있는!!!)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리라. 뭐 애초에 존재 이유가 다른 단체이고, 자신의 활동 목적에 맞는 접근전략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좀 씁쓸하당..... * 그나저나 나의 연하장을 받을 귀인들께서는 나의 악필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한 때 천하명필로 인근에 소문이 자자했으나, 키보드 과용으로 글씨 쓰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안 쓰면 퇴화한다는 용불용설 부활 ㅎㅎㅎ 부디 글씨는 보지 마시고, 그 너머의 진심어린 마음을 보아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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