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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 ratio

점심 먹다가 최근 뜨고 있다는 digit ratio 이야기를 들었다. 태아 시기 androgen exposure 수준에 따라 검지와 약지의 발달 정도가 달라지고, 그것은 뇌의 특정 영역 발달과도 관계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 남자 아이들은 검지에 비해 약지가 상대적으로 길고, 수학, 공간, 운동능력이 뛰어난데 비해 (소위 남성성), 여자 아이들은 검지가 상대적으로 길고 언어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다들 밥먹다 말고 손바닥을 펼쳐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가 애써 찾아보았다. 근데 내 손을 보고 주변 사람들 허걱.... 그냥 척 봐도, 약지가 검지보다 길다. 자로 재 볼 것도 없게 생겼음 ㅜ.ㅜ 여태까지 한번도 신경써서 본 적은 없었는디.. 영국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이 약지가 길다는데, 나의 경우는 도대체 뭥미??? 내 속에는 들끓어오르는 남성성이??? 그래도 언어적 재능 있다는 소리는 좀 들어봤는데, 그거와도 안 맞잖아??? 이런 종류의 연구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걸 보면, 인간 본질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생물학적 결정론은 참 쉽게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이미 생후 2개월만 지나도 젠더역할에 대한 학습이 시작된다는 연구결과나, 사회심리적 속성이 한 사회내의 젠더 사이에서보다, 사회들 사이에서 더 크다는 결과 (물론 이 digit ratio 도 사회간 변이가 크다)들은 쉽게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만, 같이 밥먹던 이웃께서 나는 생물학적 특성에 심지어 사회화 과정까지 남성화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대체 어떤 거야? 여장 마초라도 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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