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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도의 책들...

끓고 있지는 않으나,

이제 막 끓어오르려는.... 엄청난 갈등을 조용한 표면에 감추고 있는 글들....

 

표면의 평온, 그리고 극심한 갈등과 떨림.... 세심한 표현들.....이런 것들이 너무 좋았다.

 

#1. 프리모 레비 [주기율표]

 

주기율표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돌베개, 2007

 

이 책은 꽤나 오래전에 사두었는데, 영 진도가 나지 않았었다.

뭔 말이래?.... 이 장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쓴거래........???

그래서 결국 책장을 덮어두었었는데.....

[이것이 인간인가] [휴전]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까지 읽고 나서 다시 펴든 이 책은 정말 어찌할바 모를 만큼 좋았다.... 

윤동주 시인이 별 하나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 등등을 담았다면,

프리모 레비는 원소기호 하나하나에 자신의 삶과 사랑과 고통, 그리고 관조와 지혜를 담아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어쩌면 그렇게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었을까???

바나듐 장에서, 뮐러 박사의 존재를 발견하고는 나도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는 듯했다. 그는 더했으리라.....

 

어찌 된 영문인지, 나는 프리모 레비의 마음을 내가 다 이해하는 것만 같고 (무슨 자뻑이람 ㅜ.ㅜ)

거기 (?) 에 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뭘 어쩌려구..........

내년까지 지구가 안 망하면 꼭 가봐야겠다.

내 눈으로, 그가 본 것을 보아야겠다....

 

#2. 창비세계문학 - 일본편, 중국편

 

이상한 소리 - 일본
이상한 소리 - 일본
나쓰메 소세키 외
창비(창작과비평사), 2010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중국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중국
스져춘 외
창비(창작과비평사), 2010

 

 

완전 흥미진진....

전근대에서 근대로, 다시 아슬아슬하게 현대로 넘어오는 그 파란만장했던 시기의 대표적 중단편들이 선별되어 있음.... 

물론 이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작품들이 있을테고, 여기 실린 글들만으로 당대의 사조가 어떻다고 평하는 건 참으로 무식하고도 용감한 일이겠으나

이 시기 일본의 단편들에서 한국 근대 단편소설들의 아우라를 강하게 느꼈다면 나의 편견일까나???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준 것인지는 말하기 어려우나, 룸펜 인텔리겐챠가 등장하거나 자의식 과잉의 혐의가 짙은 (이제 막 발견하던 시기겠지만) 글들일수록 묘한 기시감이.....

그리고 여기 실린 중국 소설들에서는 예전에 '미국편'과 마찬가지로 신선함과 역동성을 발견....

노신 선생의 아큐정전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은 건데.... 대학생 시절 읽었을 때보다 훨씬 슬픈, 아니 그보다는 좀더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읽었고 (상황에 대한 몰입이 더 심화되어서?) 계급/젠더 문제를 '은근히' 형상화한 다른 작가의 작품들에서도 그들의 시대를 앞선 통찰력과 매서운 눈매에 감탄....

 

어찌나 서양 위주의 공부를 했는지, 이들이 중국과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가라는데 노신과 나쯔메 소세끼 빼면 단 한명도 이름을 모르겠어... 심지어 외워지지도 않음... ㅜ.ㅜ

 

생각같아서는, 창비나 역자들한테 편지 보내서 책좀 더 추천해달라 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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