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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계산이 깔끔한 부시

부시, 공화당 진영에 정치자금을 기부하고, 로비를 벌이는 사람들은 참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돈만 덥썩 받아가고 아무 것도 안 해주면 그 피같은 돈을 아까와서 어쩔까나... 행정부 각료들을 선임하면서 기부금 많이 낸 사람들 한 자리씩 준 것을 보고, 야.. 정말 저만큼 확실한 투자가 없구나 생각했었더랬다.

 

어제 밥을 먹다보니 부시가 흰가운 입은 의사들한테 둘러쌓여 연설을 하고 그 의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는 뉴스가 나왔다. 미국에서 의료 사고(?) 소송이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의사의 보험료가 높아지고, 소송이 많은 동네를 기피하게 되고, 과다한 방어진료를 벌이게 된다. 그러면 그 피해는 의사는 물론 환자에게도 돌아가며, 미국 의료비 증가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기인하고 있단다.... 일견... 맞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일부는 맞다.

근데 국민건강과 의사들의 숭고한 인술(부시는 "의사들이 소송과 싸우는게 아니라 질병과 싸워야한다"는 감동적인 멘트까지 날렸다)을 노심초사 기원하는 부시는 하고 많은 과제 중에 이걸 꺼내들었을까 .... 

여기서 끝났으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우리의 부시.. 실망시키지 않고 보너스를 하나 더 날렸다.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집단 소송들, 이를테면 수십개의 기업을 파산에 빠뜨리고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석면 피해보상에 관한 소송도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겠단다.

  

이해집단의 정치기부금 순위를 살펴보면, 2위를 제외한 1~8위까지는 민주당에 기부된 것인데, 대개 노동조합연맹(노동조합들이 돈도 참 많네...)이고 4위가 법정 변호사협회다. 9위이자, 공화당 기부 1위는 미국 의사협회다...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한 변호사들한테 보복도 하고, 공화당에 기부한 의사들한테 도움도 주고... 이런걸 일석이조라 하는가 ㅎㅎㅎ

 

이러한 법률 제정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백번 양보해서 이러한 법률을 통해 의료비용 절감과 의사의 소신진료(ㅎㅎ 많이 듣던 용어)를 도모할 수 있다고 해도, 엄연히 현존하는 malpractice, 의약품과 의료 기기 등에 의한 폐해는 어떻게 보호하겠다는 건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 혜택은 시민들보다 결국 의료계, 제약자본, HMO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미국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금과옥조인 양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풍토를 볼 때, 석면 피해보상에 대한 제한 움직임이 우리 사회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석면 소송 때문에 기업이 파산한 건 안타깝고, 바로 그 석면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세상을 떠났고, 지금도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것은 눈에 뵈지 않나보다.

 

 

* 관련 기사 :

Bush Begins Drive to Limit Malpractice Suit Awards ( http://www.nytimes.com/2005/01/06/politics/06bush.html )

 

Top All-Time Donor Profiles

(http://www.opensecrets.org/orgs/list.asp?orde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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