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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바보원정대_09

hongsili님의 [아이슬란드 바보원정대_08] 에 관련된 글.

 

# 2018/06/14

 

아침에 씻고 거실에 나오니 미운콩이 세상 꺼질 듯한 한숨을 내쉬고 있음. 그의 배우자가 집에 강아지를 데려왔다고....무슨 강아지? 손님이 왔나? 했더니만 ㅋㅋㅋㅋ 미운콩이 여행간 틈을 타서 토이푸들을 입양했다지 뭐야...  참으로 변명도 옹색한 것이 시차 때문에 미처 연락을 못했다는 어설프기 그지 없는 핑계...  우리 짐작엔 치밀한 사전 플롯이 있었을 것임. 어쩜 여행 떠나자마자 강아지를 데려왔을지도 몰라.... 미운콩은 이빠이 열받아 있는데 회박사가 미운콩을 본인이 잘 설득해보겠노라고 배우자에게 카톡 메시지 날렸다가 발각되어 욕 처먹음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마음 속으로 이 강아지의 이름을 '데티포스'로 정함... 깜찍한 외모에 데티포스라는 이름 얼마나 의외이고 독특한가 말이지.... 데티야 기다리렴...  

그리고 결과는 해피엔딩... 키운다 못 키운다 말도 많았지만 결국 데티는 지금 엄마아빠랑 행복하게 이촌동에 살고 있어요 ㅋㅋㅋㅋ

 

이제 마지막 여정 스나이펠스반도로 가는 길... 중간에 들린 코루글뤼푸르 계곡 Kolugljúfur Canyon 의 추락주의 안내판은 굳이 글이 필요 없음을 알려줌 ㅋㅋㅋ  계곡이 크지는 않은데 수량과 물살이 어우 무서워... 정말 떨어지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곳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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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람의 날인가, 이동하는 곳마다 세찬 바람 때문에 개고생. 그라브록 Grabrok 은 거의 폭풍의 언덕. 파타고니아의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 이후 이런 바람은 처음일세. 회박사는 내 앞에서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나도 두피 날아가는줄 알았음 ㅋㅋㅋ 문득 이 동네 가발은 안되겠구나 깨달음 ㅋㅋ 평생 처음 수염기른 사람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음 ㅋㅋ 동영상도 너무 몸이 흔들리고 무서워서 후다닥 돌려 찍음..  화면 보니 어지러움

 


 

보르가르네스Borgarnes 시내로 들어가 장도 보고 은행에 가서 데빗카드 잔고도 확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충격적으로 아름다운 은행인데, 일하는 아저씨가 컴맹일세.. 아 속터져... 


이동하는 길에 들른 게르뒤베르그 절벽 (Gerðuberg Cliffs) 은 장벽처럼 늘어선 주상절리가 정말 장관이긴 한데, 세찬 바람 때문에 혼비백산 구경이고 뭐고 도망침 ㅋㅋㅋ 이게 뭐냐고....  자연의 힘이 너무 무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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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들른 Ytri Tunga 해변에서 강치 구경. 하지만 나는 또 이미 나미비아 케이프크로스에서 미역처럼 떠다니는 물개 떼를 보지 않았던가...  이 정도 뻐끔뻐끔 올라오는 강치에 놀라지는 않는다고 ㅋㅋㅋ 그러나 해변 산책 중에 갈매기 둥지 발견. 알들이 너무 그대로 노천에 노출되어 있는데 괜찮을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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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스나이펠스Snæfellsnes 반도에 들어섬. 여기야말로 아이슬란드의 모든 풍광이 압축된 곳이라 레이캬비크에서 하루 코스로 단기 투어를 오는 곳이기도 하다고...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 입구 부디르 (Búðir)에서 가벼운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검은 교회 뒤로 무지개가 똬~~~ 신비롭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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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동네 구경하며 꼬불꼬불 산을 넘어 스나이펠스반도 삼방산(Kirkjufell)을 내다보는 숙소에 입성. 분명히 안내책자에는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산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 길 내내 삼각형이 아니라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더니만, 보는 각도에 따라 사다리꼴이기도 하고 삼각형도 되는 신비한 구조....  우리 맘대로 일단 이름을 삼방산이라고 정해줌.  또 오랜만에 만찬 시간이 돌아와서 양다리 구이와 와인,,,,


회박사는 내가 잠든 후 사진 찍으러 나갔다가 문이 잠겨 바깥에 고립되는 소동을 벌임. 그런 난리가 벌어져도 나는 모르고 계속 잠 ㅋㅋㅋㅋ 일몰이라 해야 할지 일출이라 해야 할지 정말 헷갈리는 시간에 긴 햇살이 눈을 강타하여 잠시 눈을 떴는데, 우리 방 창문 앞에 동네 새끼양들이 놀라와 있음.... 일어나 사진을 찍으려다 귀찮아서 다시 딥슬립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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