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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옛집기행(3)--공세성당

  • 등록일
    2005/03/07 11:30
  • 수정일
    2005/03/07 11:30

내친 김에 들렀다.

 

아산방조제가 보이는 곳의 작은 동산위에 우뚝(?) 서있는 성당이다.

누군가가 이 곳에 피정을 온 적이 있다는 아사미사한 이야기를 듣고

아 ! 피정...음....뭐 이런 적이 있었던 그 성당이다.

 

이 곳 근처에 무수하게 많은 순교 성지중의 한 곳이고

따라서 나 같은 어줍잖은 사람들보단 신자들이 찾으면 더욱더 감회가 새로울 그런 성당이다.

 

 

이 근처 혹은 아마 충청도 에선 제일 먼저 건축된 고딕양식의 건축이다.

워낙 어디 사진에서나 보아오던 고딕양식이니 하는 단어가 생뚱맞아서

건물에 대한 자세한 것을 알아보기 보단

그냥 아 ! 좋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라보는 맛이 좋은 그런 성당이다.

 

 

아직 쌀쌀한 바람 탓인지

하늘이 파란만큼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날씨였는데도

왠지 답답한 마음이 확 열리는 그런 기분으로 멍하니 첨탑 끝을 쳐다보았다.

 

 

아 ! 높군......크크크.....^^

 

원래 이 곳은

공세곶지로

일명 공세조세창이었던 곳이다.

일명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조세미를 보관하고 있다가 바로옆의 뱃길을 이용하여

한양으로 싣고 가던 그런 곳이다.

 

지금이나 그때나

세금은 매우 중요했음으로

이곳에는 창고를 중심으로 성벽이 둘러싸고 있고

포구쪽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던 곳이다.

 

나중에는 박해받던 천주고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이런 곳에 숨어 들어 왔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았는지 나중에 잡혀가 결국 순교했단다.

 

나중에는 청일전쟁의 시발점이 이 곳 공세에서 시작되어

결국 청나라가 쫓겨나고

일본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를 집어삼킨게 된

시발점이 된 곳이기도 하고...............................!!

사람 통행이 많다보니

이런 저런 아픈 기억들, 사연들이 많은 곳이다.

 

 

 

성당 건물은 1922년(?) 정도에 건립된 것으로

성당과 교육관이 있다.

 

 

작은 동산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으며  동산 주위를 따라 산책코스도 있고

그 산책코스를 따라서 예수가 본디오 빌라드의 재판부터 못박혀 죽기까지의 일생이 동상으로 재현되어 있다.

 

성당 내부는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엄숙함과 고요함.....그리고 뭔지 모를 이끌림이 있다고 할까 ?

 

 

부는 바람만큼이나 왠지 조용하게 만드는 곳이다.

 

물론 성당에는 당시 순교한 박씨 3형제의 묘와 비석이 남아 있고

언덕 아래로 오즘사람들의 피정을 위한 신축 건물이 있다.

 

성당 앞 마당 지하에 성체조배실이 있는데 그곳을 따라

옛 성채의 일부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성당 자체가 성벽위에 올라타고 있는 것 같이 조성되어 있는데

아직도 옛 성백이 무너지지 않고 쓸쓸히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언제나 고즈넉함을 넘어선 뭔가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난 이런 풍경을 볼때마다

세월이랄가 하는 뭐 그런 무게감을 느낀다.

그 영화롭던 세월은 다가고

이렇게 성벽은 어떤 빈가의 담이 되고

어떤 성당의 담이 되고

온갖 잡목들에 둘러싸여진 음침한 곳으로 물러나 앉아 있는가 하는 생각들이 든다.

 


 

이집 뒤로 보이는 나무들이 성벽위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다.

지금은 이 집마저 폐가가되어

마치 성벽이 폐가를 감싸고 있으면서

같이 폐가가 되어버린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드러낸다.

 

그 길을 다라 조금 더 내려오면 보이는 것이 일부만 남아있는 성벽과 비석들이다.

 


지금은 어떤 집의 담장으로 쓰이는데 담장 높이가 거의 그 집의 지붕만큼 올라가 있다.

 

 

공세 조세창이 있었다는 설명문과

해운판관비석들이 찾는이 없는 어느 담장 넘어에 외로이 서있는 것이

이젠 어느 조그마한 시골동네로 전락해 있는 공세라는 동네 만큼이나

안스럽고 서글픈 표정들이다.

 



둔덕처럼 변한 성벽위에서

바닷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저 대나무 처럼

사철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사람들의 인생도, 마을의 풍경도

어느 누구하나 기억못할 정도로

문득 잠에서 깨면 바뀌어 있는 것일까 ?

 

바다나 보러 가야 겠다.........................^^

 

  


바다에 한 발적시고 있는 저 끈처럼

역시 공세에서 봤던

서글픔은 바다를 닮았던 것 같다.

보면볼수록

공세라는 마을이 안고 있는 세월의 풍상을

누구보다도 자세히 알고 있다는 듯

세월의 때가 느껴지는 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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