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장소성..?..사창동 가다..^;;

  • 등록일
    2009/08/31 15:24
  • 수정일
    2009/08/31 15:24

사창동엘 갔다...

 

뭐 요즘은 매일 지나가는 길인데

새삼 장소에 대한 생각들을 머릿속에 담고서

일부러 사창동을 찾아갔다.....(찾아갔다기 보다는 지나는 길에 조금 돌아서 갔다...ㅎㅎ)

 

사창사거리에서 버스를 내리고

산부인과를 기고 돌아서 올라가는 골목길

그 오르막 길의 정점에 내가 애써 외면하던 것들이 널려 있다.

 

 

물론 이 곳도 최근 몇년동안에 광풍불듯 불어제끼는 건설바람탓인지

낯선 빌라들이 속속 들어서서 이젠 제법 빌라촌이 되어 버렸다.

이 길을 따라서 쭉 올라가면

내가 애써 외면하던 곳이다...?....ㅎㅎ

 

 

금새 숨이 가바질 여유도 주지않고 나타나는 저 삼층짜리 건물이

내가 한때 사무국장을 지내고 평생 일할 것 같이 생각했던

그리고 나의 모든 삶과 꿈이라는 상상을 부여하고

그렇게 아이들과 동료들과 부딪히며 살던 곳이었다.

 

사회교육센터 일하는 사람들..전전 사무실....ㅎㅎ

 

 

 

 

주택가가 시작하는 골목길 초입과 교통이 편리한 대로변의 접점정도에 자리잡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십년이 넘은 그 시절에 공부방을 시작했었고

그 공부방을 중심으로 지역에서의 삶들을 고민했었던

그리고 나름 운동이라는 것을 가지고 공간이라는 것을 고민하고 실행하려고 했었던

그렇지만 끝내 허무하게 주저앉아 버렸던...

기쁘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하는 곳이다.

그래서 몇년째 근처를 지나가면서도 시선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던 곳이다.

 

심지어 밤에 쓰레게를 치우러 이 곳을 돌아다니면서도

의식적으로 무심해지려 했던 곳이 이곳이다.

 

최근 공간과 장소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이젠 조금은 덤덤이 바라볼 수 있을 듯 하고

또 어떤 식으로든 당시의 생각들을 정리해야 겠다는 오랜 나름의 반성을 가지고

오늘은 용기를 내서 아니 마음을 정리하자는 생각에서 둘러본 곳이다.

 

 

주변의 이런 골목길 모두모두에 마치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가

오랜만에 반갑게 인사를 건네듯

그렇게 골목들이 다가온다.

 

아!! 저 길은 아이들이 투덜투덜 대면서 왁자지껄 마을청소하던 곳이고

저곳은 아이들이 텃밭가군다고 파헤쳐 놓던 곳이고

저곳은 도 누구누구의 집이고 도 너머의 골목길에는 누가누가 살고 있었고....ㅎㅎ

 

 

이 길의 끝에 있는 학교가 어덯고

아 ! 그 곳에서 이런 직거리들을 하면서 마냥 신나게 놀았었구나 싶은...

마치 고향길을 간만에 돌아보는 듯 한 야릇한 마음이 들었다...ㅎㅎ

 

생각해 보면

이 곳은 과거 우리가 활동하던 전전 사무실이 있었던 단순한 어던 물리적 공간이라기 보다는

나에게는 운동을 삶으로서 바라보게 된 중요한 이미를 가진 공간 즉, 장소였다.

 

지역에서 유의미한 활동들을 하자 싶어서 시작한 공부방이라는 것이

나의 운동에 있어서 절대적인 영향들을 주게 되었고

운동이 거대한 담론이나 그때그때의 이슈화이팅이 아닌

어던 물리적 공간과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드르이 삶

그리고 그 삶을 함게 살아가며 변화하는 것이 어저면 가장 중요한 운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어렴풋이나마 몸에 배이도록 나 스스로를 바구어 갈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였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이렇게가지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었을가 ?

왜 나에게 어던 아픈 장소로 기억되는 것일까 ?

 

 

작은 놀이터로

그저 그네와 시소 그리고 모래밭 정도 있었던 이 곳은

이번 청주시장의 공약사항 덕인지 훌륭한 어린이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

돈을 들인 효과 덕인지 그럴듯한 놀이기구가 몇개 들어서고

약간 넓은 공지였던 곳은

이런저런 운동기구와 벤치 그리고 화단들이 들어서서

어느 아파트 구석의 놀이터 만큼은 자기 이름값들을 가지게 된

그야말로 대량생산된 뻘쭉함 놀이터로 변해 있었다.

 

이곳은 당시에 작은 놀이터 잔치(?)로

이런 저런 야외영화제도 하고 놀이터 전시회도 하고

아이들 학예발표회도 하고....ㅎㅎ...거의 우리들의 놀이터 삼아

점유했었던 공간이었다.

한달에도 몇번씩 나타나서 시글벅쩍하게 노는 통에

처음엔 무척 싫어하시던 주민들도 자연스레 함께 했었던 곳이고

여름 날이면 아이들과 동료 교사들과 돗자리들고 마실처럼 놀러 나오던 곳이기도 했다.

 

이야기가 있는 이런 장소가 거의 골목길마다

아니 몇 발만 거닐다보면 나타나던

너무나 친숙했던 그곳...

 

어쩌면

이 곳을 돌아다니며 좋았던 추억에 잠기기보다

못내 아쉬움과 아픔들이 남는 것은

그만큼 이 장소가 주는 어던 의미들이 나에게는 중요하다는 것이겠지 ...?...^^;;

 

요 며칠 장소에 대한 공부를 지속하면서

어쩌면 과거 나에게 중요했던

이 사창동이라는 곳이 내가 지금 고민하는 것들에 대한 실마리 혹은

중요한 메세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아마 그래서 몇년재 찾지 않던 이 곳을 찾았던 것 같다.

 

우리가 아니 내가 운동이라는 것을 삶의 기반 혹은 내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내가 살아가는 이 시공간에서의 지역 혹은 마을이라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인지는

어쩌면 사창동에서 살면서 상상하던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원초적인 근거들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사창동을 기억하고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정리된 생각들을 가지고

지금 현재 나와 함께 걸어가고자 하는 이들과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짧은 길답사를 했다.

과거로...아니 살아있는 어떤 상상들에게로 다가가고 있는지도 모른다...ㅎㅎ

 

당시에

함게 하던 이들은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 ?...

나는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