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는 비싸다.

하지만 복숭아는 맛있다.

복숭아를 먹기 위해, 상처 때문에 팔리지 않은 것들, 그래서 싸게 파는 것들을 사오곤 한다.

 

며칠 전에도 그런 복숭아를 몇 개 사서 자전거 뒷안장에 싣고, 집에가서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달렸다.

그런데, 이런!!, 단단하게 고정되지 않았던지, 복숭아가 든 봉지가 툭 떨어져 길바닥을 구르는게 보인다.

자전거를 멈춰세우고, 마음을 어찌 드러내야할지 몰라, 의성어 '엉엉'을 표준발음대로 소리내며 복숭아를 주워들고 문질렀다.

 

다른 과일들이 다 팔려나가도록 혼자 팔리지 못해 천덕꾸러기 신세로 가게 한구석에 자리를 차지한 채 눈총을 받다

이제 누군가의 손에 들려 그이에게 나는 어떤 의미가 되었고, 마음이 놓았는데,

그것도 찰나,

몇 분 지나지도 않아 처참하게 땅바닥에 버려졌고...

난 아무런 가치도 없는걸까.. 난 누구에게도 아무 의미없는 존재일까..

 

복숭아가 이런류의 생각을 했을까봐

너무 마음이 아팠다.

미안해, 미안해, 넌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야..ㅠㅜ

 

쓰다듬고 토닥이고, 손에 곱게 들고 가다, 중간에 다 먹었다...

 

네가 굴러떨어졌을 때 정말 슬펐다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