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향이 종교적인 제의에 많이 이용되는 걸까? 향에 영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일까? 경험 이전의 기억으로 향을 설명해보기도 했었는데, 보다 물질적인 어떤 힘이 있어서 향이 선택된 것인지도 모른다.

 

인사동 거리를 걷다 향을 파는 곳이 있어서 구경했다. 향에도 종류가 참 많구나 감탄하고 있는데, 향나무로 만든 목기를 보여주면서, 그걸 손에 가까이 대보라고 했다. 아마 따뜻한 기운이 느껴질거라고. 손을 가까이 해봤는데, 아무리 기다려봐도 따뜻한 기운은 찾을 수 없었다. 손 위에 바람이 불어 차게 느껴지는 것 같았고, 몇 번을 다시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아쉬워 하면서 목기를 내려놓았는데, 동행했던 친구에게도 해보자고 해서 그 친구 손에 목기를 다시 대봤다. 친구는 바로 따뜻한 기운이 쏟아지는 게 느껴진다며 신기해했다. 알고보니, 그 친구는 따뜻한 기운을 느꼈지만, 난 차가운 기운을 느낀 거. 사람마다 느끼는 기운이 다르다고 한다. 따뜻한 느낌만 찾으려고 하다보니, 서늘한 기운을 그냥 바람 부는 걸로 생각했던 거다.

이 정도의 감각은 매우 뚜렷한 편이어서,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향이 가진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돌아오면서, 그 목기가 너무 탐났다. 어떤 향나무를 깎아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그저 나무 그대로의 기운일지, 가공을 거친 것 인지도 궁금했다. 향나무를 직접 본적이 없는데, 만약 나무를 그대로 깎은 게 저정도라면, 나무 근처에 가면 기운이 꽤 크게 느껴지겠지. 사람에 따라 다른 감각을 느끼는 것도 신기했다.

 

팜플렛을 하나 들고 나왔는데, 침향 1500만원 - 와우. 근데 이거 진짜 침향일까? 어쩌면 가상의 침향을, 역시 가상이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게 팔 수 있는 게 아닐지.. 가짜를 진짜처럼 팔려면 그 정도 가격은 불러야 할테니까. 물론, 그 침향을 사용해서 실제 어떤 효과를 얻어낸다면 다른 문제지만.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침향에 대한 내용이 맞는 지 잘 모르겠네. 한 번 찾아봐야겠다.


 

침향(沈香)은 물에 가라앉는 향이라는 뜻으로서 열대, 아열대 우림 기후에 자생하는 상록교목인 침향나무에서 채취한 수지가 포함된 향목으로, 나무의 높이는 20~30m, 둘레는 2m 이상 자라는데, 침향으로의 품질은 수지의 침착 정도가 높을수록 양질의 침향이라고 할 수 있다.

 침향나무의 잎은 외떡잎으로 어긋나고 두꺼우며 긴 타원 모양이고 표면에 윤기가 있으며, 길이가 5-15cm이고 끝이 꼬리처럼 길며 잎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게 생겼다. 꽃은 흰색으로 피고, 잎 겨드랑이와 가지 끝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잎은 종 모양이고 끝이 깊게 갈라지며 안쪽에 털이 빽빽이 나 있다.
수술은 10개이고, 암술은 1개이며 암술머리가 2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거꾸로 세운 편편한 바소꼴이고 길이가 5cm정도이며 2개로 갈라지며 종자는 달걀 모양이고 꼬리 같은 부속체가 있다. 성장한 침향나무는 나무표면이나 내부에 상처를 입게 되면 상처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수지를 생성하여 상처부위를 보호하는데, 이 수지부분이 오랜 세월에 걸쳐 침착되고 숙성되어진 부분이 소위 말하는 침향이라 일컫는 부분이 되는 것이다.

 침향의 성분은 일반적으로 정유로서 벤젤아세톤, P- 메톡시벤젤아세톤 등이 알려져 있다.

 침향은 영어로 Agarwood 라 통칭되지만, 아가우드(Agarwood)는 아퀼라리아(Aquilaria)속에 속하는 모든 식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퀼라리아 속에 속하는 식물 중에서도 약재로 사용될 수 있는 종으로 베트남에서의 이름은 짬~흥이라고 불리며 원명은 아퀼라리아 크라싸나 피레[(Aqullaria crassna Pierre)이후부터는 ACP라 칭함]라는 단일 종으로, 여기서 채취된 수지(樹脂 Oleoresin)부분을 침향이라 하며, 침향은 예로부터 Aqullaria crassna Pierre 만이 유일한 沈香으로 인정되었었고 다른 아퀼라리아 속의 나무는 일체 침향이라 명할 수 없다.

 그러나 A.C.P의 공급량이 너무 적어 日本, 인도, 중국, 중동 지역에선Aquilaria에 속하는 Genus(科) 의 모든 식물과 기타 식물들도 沈香이라 일컫고 있다. 그 중 제일 대표적인 것이 Aquilaria Malaccensis Lamk(AML)이지만 그 어느 것도 침향 의 대용품이 될 수는 없고 효능 면 에서도 침향 과는 비교할 수도없는 것이다. 이는 같은 구과 식물인 잣나무와 리기다 소나무를 예를 들어볼 수 있는데, 잣이 필요하다면 잣나무에서 찾으면 될 것을 같은 구과 식물이라 해서 리기다 소나무에서 잣을 구할 수는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진정한 침향목인 아퀼라리아 크라싸나 피레(Aqullaria crassna Pierre)가 자생하고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오직 베트남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