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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삼성 노동자 투쟁 : 아래로부터의 투쟁 건설과 계급적 연대를 위해

삼성 노동자 투쟁 : 아래로부터의 투쟁 건설과 계급적 연대를 위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파업을 앞두고 자본, 정부, 언론은 언제나 그랬듯이 한편이 되어 노동자들에게 비난과 협박을 쏟아내고 있다. 이 공격에는 자본주의 위기와 제국주의 전쟁의 재앙 속에서 코스피 8,000시대를 연 이재명 정부와 주주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정해진 틀 안에서 제한적이고 합법적인 투쟁을 하는 노동자를 향해 ‘과도한 요구’, ‘막대한 피해’를 주장하며 전 사회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자본가 경제 6단체는 “결정적 시기에 감행되는 대규모 파업은 글로벌 공급망 내 신뢰 훼손, 고객사 이탈, 국가 신용도 하락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비난했고, 주주단체는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와 파업 예고가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소송 계획을 밝혔다. 이에 이재명 정권도 윤석열 정권 못지않게 삼성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긴급 조정권 발동’을 위협하며 자본의 편을 들고 있는데. 이는 최근 실적이 좋은 다른 업종으로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언급한 뒤 사용자 측은 태도를 바꾸어 후퇴한 안을 내놓았다. (1)

 

하지만, 그동안 삼성의 위기와 막대한 (사회적) 피해 원인은 전적으로 부패하고 무능한 경영진에 있었다. 삼성은 수십 년간 악명 높은 ‘무노조 경영’으로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짓밟고 최소한의 저항마저 탄압해 왔으며, 족벌 체제와 막대한 부를 유지하기 위해 온갖 비리와 불법을 저질러 왔다. 그동안 생명보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초일류 기업 삼성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유해 물질에 중독되어 백혈병과 각종 희귀암에 걸렸고, 지금도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노동자들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난하는 삼성은, 2023년 반도체 부문 적자를 이유로 성과급을 0%로 책정하면서도 경영진 1,000여 명에게는 총 1,752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처럼 삼성은 세계의 자본가계급과 마찬가지로 실적이 좋을 때뿐만 아니라, 경제 위기·기후 위기·전쟁 등으로 다수가 고통받을 때도 막대한 부를 축적해 왔고, 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착취와 희생의 대가였다.

 

“삼성이 지금까지 성공해 온 이유와 토대 자체가 불의와 불법을 가리지 않고 사용해 온 방식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과급 등으로 많이 부풀려져 있지만, 사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자업계는 임금수준과 복지, 과도한 노동 등의 노동조건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고, 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과는 거리가 있는 편이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는 과정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강도의 착취와 노동자 통제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소리소문없이 대규모 해고를 일상적으로 자행하기 때문에 삼성에 40대 중반 이후의 노동자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2)

 

현재의 삼성전자 노동자 투쟁은 ‘고액’의 성과급이라는 이유로 온갖 공격을 받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막대한 이윤은 삼성 전체 노동자와 수십만 명의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과 착취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정부의 세제 지원 및 공공자원 사용 혜택과 세계적인 반도체 업계 AI(인공지능) 인프라 붐으로 인한 메모리 칩의 ‘전례 없는 슈퍼사이클’ 덕분에 가능했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본질적으로 세계적인 거대기업 삼성의 막대한 이윤과 그 분배를 둘러싼 계급 분쟁이자, 수십 년간 정당한 권리와 요구를 무시당했던 노동자들의 반발 성격이 크다. 그리고 노사 모두 호황 이후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투쟁이다.

 

“삼성은 현재의 호황에서 이익만 얻는 것이 아니다. AI 붐이 식거나 주문이 변동할 위험, 과잉 투자가 과잉 생산으로 이어질 위험에도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자본 내부에는 두 가지 우려가 생겨났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AI 호황이 지속하고 군사 또는 전략 기술 관련 수요가 증가하여, 삼성이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더 엄격한 업무 규율을 요구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호황이 꺾이고 이익이 감소하여, 경영진이 위기라는 명목으로 해고, 성과급 삭감, 또는 더 엄격한 노동 통제로 방향을 틀게 되는 것이다.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그 대가는 결국 노동자들이 치르게 될 것이다.” (3)

 

여기서 계급적 관점이 명확해진다. 자본의 관점에서 이번 파업은 (독점적인) 이윤추구와 (세계적인) 경쟁력 강화에 저해되는 요소라서, 이후 생산 구조 변화와 노동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노동계급 관점에서는 임금 인상 투쟁을 통해 노동 및 생활 조건 개선을 쟁취하는 것과 (미래의 투쟁에서) 세계적인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산업의 이윤과 생산 통제권에 대한 도전, 나아가 (이윤이 아닌) 필요에 따른 생산과 분배를 의제로 삼을 기회가 된다.

 

삼성 노동자 투쟁의 의미와 과제

 

첫째, 삼성 노동자 투쟁은 (자본가·부유층의 막대한 부의 축적과는 이중잣대로) 성과급 액수가 과도하다고 비난받고 있지만, 법적으로 보장받는 임금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이다. 성과급 분쟁에서 배제된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도 노동조합의 한계를 넘어 아래로부터의 조직화와 계급적 단결, 그리고 자본의 분열 정책을 깨트리는 문제이다.

 

둘째, 현재의 노동조합 투쟁이 과거 대공장 정규직 노동조합 투쟁의 길을 밟고 있지만, 무노조 경영이 어려워진 삼성 자본과 노동자 사이의 본격적인 대립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 투쟁은, 성과급 액수만이 과도하게 부각해 있지만, 사실은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더 중요하다. 이는 자본주의 위기에서 벌어질 수많은 개별 투쟁이 기업과 부문을 넘어 생존권 쟁취를 위한 계급적 투쟁으로 확산할지, 노동계급 분열을 더 고착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미리 보여 줄 것이다.

 

셋째, 현재의 노동조합으로는 투쟁의 확산도 계급적 단결도 이룰 수 없다. 삼성전자 정규직 노동조합들은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으며, 오히려 명시적으로 배제했다.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조건을 강화하려 할 뿐 자신들의 투쟁을 전체 반도체 산업 노동자와 연결된 투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이는 노동자들이 거대 자본에 맞서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해 준다는 노동조합의 틀에 갇혀 그들의 통제(투쟁 관리) 아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투쟁은 관료화된 지침에 의한 형식적인 파업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계급적 연대를 통한 전면적인 파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계급적 연대에는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를 배제하고 투쟁을 제한하는 정규직 노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정규직·비정규직, 작업장·부문을 넘어서는 아래로부터의 연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하는 반도체 산업 노동자 파업위원회를 건설해야 한다. 이러한 투쟁만이 자본의 분열 정책과 노동조합의 한계를 넘어 생존권 위기에 맞선 모든 노동자의 투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

 

아래로부터의 투쟁 건설! 계급적 연대 강화!

반도체 산업 노동자 파업위원회 건설! 생존권 투쟁 전면화!

 

2026년 5월 20일

국제주의코뮤니스트전망(ICP)

 

 

<주>

1.「매일노동뉴스」, 삼성전자 사후조정 시작, “긴급조정” 올라탄 사측 역주행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4339

2. 「코뮤니스트」 7호, 삼성공화국-최고 권력과 싸우는 투사들
https://communistleft.jinbo.net/xe/index.php?mid=cl_bd_04&document_srl=335813

3. 프레도코르보(fredocorvo), 한국: 삼성, 이윤, 규율, 그리고 노동조합 시위
https://leftdis.wordpress.com/2026/04/26/south-korea-samsung-profit-discipline-and-the-union-pa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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