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미 제국주의의 수레바퀴가 빠지고 있다

2024년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부르주아지가 미국을 국내외에서 더욱 공격적인 자세로 이끌기 위한 결정적인 행동이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의 당선이 가능했던 것은 바이든의 정책이 중국을 비롯한 여타 경제·제국주의 경쟁국에 비해 미국 자본주의·제국주의가 직면한 어려움과 쇠퇴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괴적인” 정책과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을 내세운 트럼프의 당선은 자본과 상품의 전반적인 과잉생산이라는 세계 자본주의 모순의 극적인 심화를 반영한다. 이는 또한, 생산력의 전반적인 과잉생산을 파괴할 세계대전으로 향하는 과정을 더 가속할 것이다.
취임식 당시 기술 기업들은 트럼프의 지시에 따랐고, 문화적인 측면에서 미디어 기업들은 MAGA 규범이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며 "분위기 전환"을 선언하는 데 열심이었다.[1] 미국 부르주아지는 트럼프와 MAGA가 미국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추세를 반전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들의 예상은 맞았을까? 아직은 단정하기 이르지만, 이미 몇 가지 한계를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약점은 대선 직후 치러진 특별 선거에서 트럼프의 선거 연합이 승리하지 못한 것과 대법원이 그의 초기 관세 계획을 무효로 한 데서 나타났다. 게다가 MAGA의 고립주의 기조는 예멘의 후티 반군,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 그리고 캐나다와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NATO와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팽창주의 의제로 빠르게 대체되었다.[2]
트럼프주의의 모순이 MAGA 운동의 지속성을 위협한다는 징후는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에서 나타났다. 국경 순찰대의 "총사령관"이자 트윈 시티(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작전 책임자인 그렉 보비노(Greg Bovino)는 르네 굿(Renee Good)과 알렉스 프레티(Alex Pretti) 살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해임되었고, 그 자리는 국경 정책 총괄 책임자이자 트럼프 행정부 내 비교적 온건파였던 톰 호먼(Tom Homan)으로 교체되었다.[3] 3월 5일에는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노엠(Kristi Noem) 역시 트윈 시티 사건과 국토안보부(DHS) 예산의 사적 사용에 대한 상원 청문회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인 후 해임되었다.[4] 이 사건은 처음에는 시카고나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도시에서 발생했던 다른 사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지만, 이러한 살인 사건으로 트럼프의 인기는 더욱 떨어졌고, 그와 ICE(이민세관집행국)에 대한 항의 운동이 더 거세졌다. ICE는 텍사스 ICE 시설에서 루이스 구스타보 누녜스 카세레스(Luis Gustavo Núñez Cáceres)를 살해하는 등 다른 사람들을 살해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살해 사건들의 여파와 상황은 더욱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미국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이 고립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긴축 재정과 전쟁의 시기에 희생양을 만들어 국내 정치를 안정시키려는 시도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와 같은 인물들은 이상화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낙원을 약속한다. 정부 관계자들은 생활비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민자들을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몰아간다. 이러한 생활비 상승은 미국 정부가 사실상 인정하고 있는 전쟁으로의 전반적인 흐름과 분리될 수 없다.[5] 트럼프가 최근 "우리는 이민자들과 전쟁 중이다"라고 발언한 것은 단순히 인종차별적인 선동이 아니라, 반(反)이민 정책과 전쟁 준비가 현재 어떻게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6]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고려할 때 이러한 정책들은 역효과를 낳은 것처럼 보이지만, 인종차별과 이민자에 대한 증오를 부추겨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는 이러한 정책들은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지속적인 부상에서 알 수 있듯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주의의 가장 큰 실패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발생했다. 마두로 체포에 고무된 듯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 작전’을 감행했다. 즉각적인 승리를 기대했던 미국은, 최근의 불안정한 휴전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순식간에 중동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하고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위협까지 가했던 전쟁에 휘말렸다.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 걸프 지역 목표물에 대한 보복 공격 능력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해상 패권 신화를 깨고 석유 달러를 약화함으로써, 이란은 비록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 분쟁에서 분명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란 전쟁은 처음부터 이미 대중적 지지가 없었다.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언뜻 보기에 세계대전으로 향하는 흐름에 대한 프롤레타리아트의 저항처럼 보일 수 있다. ICE(이민세관집행국)가 도시와 동네를 급습하여 미국 내 이민자 노동계급을 탄압하는 행위는 프롤레타리아트의 대응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ICE 반대 시위는 단순히 '왕은 없다‘(No Kings) 운동이 주도하는 대규모의 온건한 행진에만 그치지 않고, 시위대와 ICE 및 국토안보부(DHS) 요원 사이의 직접적인 충돌로도 특징지어진다.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한 미국 여러 도시의 주민들은 이주 노동자 이웃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ICE 요원들과 대치했고, 종종 호루라기를 불거나 ICE 요원과 피해자들 사이에 직접 개입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타인을 위해 정부의 정책을 의도적으로 저지하려는 이러한 미국 노동자들의 모습은 최근 우리가 기억하는 그 어떤 것보다도 노동계급의 투쟁성을 보여주는 훨씬 더 중요한 신호이다. 지금까지 프롤레타리아의 관점에서 이러한 시위의 한계는 연방 정부의의 대립이 전적으로 강제 추방 문제에만 국한되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이란 전쟁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경제적 여파는 미국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저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지배계급은 이러한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과 좌파 진영이 주도하는 부르주아적 '왕은 없다’(No Kings) 시위는 자신을 시민으로 생각하는 노동자들을 부르주아 민주주의, 반(反)트럼프 ‘왕은 없다’ 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운동을 더 강화하고 있다. 더욱 위험한 것은, 반(反)트럼프 민주주의 운동이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과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경제적 계급 이익을 지키는 데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점이다. 이러한 계급투쟁은 트럼프,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포함한 미국 지배계급 전체가 추구하는 전쟁으로 향하는 흐름에 저항할 수 있는 진정하고 효과적인 길을 제시할 수 있다.[7] 시위를 실패라고 부르고 싶은 유혹이 있겠지만, 오히려 시위는 부르주아지의 자유주의 분파가 프롤레타리아트의 분노를 통제하고 부르주아지가 전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쇼비니즘과 인종주의를 이용하는 데 성공한 것에 가깝다.
미국 부르주아지가 트럼프에 대한 이러한 반발을 어떻게 이용하려 하는지 이해하려면, 1월 23일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이른바 ‘총파업’을 살펴봐야 한다. 이는 진정한 프롤레타리아 파업이 아니라 부르주아지가 사람들의 불만을 표출하도록 조직한 좌파 집회였다. 시위 참가자들이 파업하지 않은 지하철을 타고 시위 현장에 갈 수 있었고, 도시 전체가 마비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노동조합들은 겉으로는 이 행사를 지지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조합원들에게 파업을 촉구하지는 않았다.[8] 계급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듯 보였지만, 이 운동의 상당 부분은 사실 과거의 반(反)파시스트 운동과 유사한 방식으로 프롤레타리아트와 부르주아지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사회, 정치, 국제적 측면에서 점점 더 많은 실패와 명백한 무능력을 드러내면서, 미국 부르주아지는 이미 트럼프에게 정책 수정을 강요하거나, 어쩌면 일부 사람들이 이미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어떻게든 그를 제거할 방법을 찾고 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러한 초기 단계의 프롤레타리아 운동이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프롤레타리아 투쟁을 통해 미국의 전쟁 기계에 직접 도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부르주아지는 이러한 “불만”을 민주주의·반(反)트럼프 구도로 계속해서 왜곡하고, 프롤레타리아의 분노를 ‘왕은 없다’(No Kings) 시위와 같은 무력한 배출구로 유도할 것이다. 미국에는 최근 이러한 사례가 있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은 투표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고, 더 많은 미국 노동계급을 그들이 이길 수 없는 불공정한 게임으로 끌어들였다.[9] 이러한 부르주아의 승리는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선거 정치에 대한 프롤레타리아의 환상과 코뮤니스트 좌파의 약점 때문에 발생했다. 시위대가 연방 요원들의 업무를 더 어렵게 하거나 전쟁을 규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프롤레타리아트는 부르주아지와 명백히 결별하고 계급투쟁을 벌여야 한다.
미국의 이란 개입으로 인해 연료와 식료품 가격이 치솟고 노동 및 생활 여건이 현저히 악화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나아갈 유일한 길은 생활 및 노동 조건에 대한 추가적인 악화, 구매력 상실, 사회 복지 혜택 삭감 등 어떠한 추가적인 희생도 거부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이 시민으로서가 아니라 노동계급으로서, 파업과 거리 시위, 그리고 지역 투쟁의 확대와 전면화를 통해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전쟁으로 향하는 현재의 흐름에 대한 프롤레타리아 반격의 첫걸음이며, 자본주의와 그로 인한 전쟁과 재앙을 타도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가 발전시켜야 할 혁명적 투쟁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오늘날 미국은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부이자 지배적인 세력으로서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프롤레타리아 투쟁은 제국주의 세계대전으로 향하는 현재의 흐름을 역전시키고 저항하는 데 있어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에게 매우 중요한 투쟁이다.
2026년 4월 10일
프레드(Fred)
코뮤니스트좌파 국제그룹(IGCL), 「전쟁인가 혁명인가」 33호
<주>
사진 : 픽사베이
[1] https://www.aei.org/op-eds/the-vibe-shift-hits-hollywood/
[2] 그린란드와 캐나다에 대한 트럼프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의 발언은 미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들의 군사화를 가속화하는 데 일조했다.
[3] https://www.vox.com/politics/477197/tom-homan-cbp-dhs-ice-bovino-noem-trump-minneapolis.
[4] https://www.npr.org/2026/03/05/nx-s1-5667546/kristi-noem-homeland-security-fired.
[5] https://www.nbcnews.com/politics/donald-trump/trump-says-not-possible-us-pay-medicaid-medicare-daycare-re-fighting-w-rcna266381.
[6] https://economictimes.indiatimes.com/news/international/global-trends/trump-declares-us-is-at-war-in-terrifying-seven-word-statement-about-alien-enemies/articleshow/119124668.cms?from=mdr.
[7] https://www.cnn.com/2026/03/28/us/live-news/no-kings-protests-03-28-26.
[8] https://www.wsws.org/en/articles/2026/01/30/pzgh-j30.html.
[9] https://www.nbcnews.com/politics/elections/voter-registration-surged-during-blm-protests-study-finds-n1236331
; https://bsky.app/profile/vickyacab.bsky.social/post/3md7ogi6cmc2k.
「약탈의 옹호」(In Defense of Looting)의 저자인 아나키스트가 BLM 운동이 조 바이든 후보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칭찬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출처>
https://igcl.org/The-Wheels-are-Coming-off-the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