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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7
    강승규의 귀환(16)
    풀소리
  2. 2007/11/14
    열사 영결식(3)
    풀소리
  3. 2007/11/06
    부익부 빈익빈
    풀소리

강승규의 귀환

1.

강승규.

그가 마침내 돌아왔다.

지난 11월 24일 출범한 '택시살리기 전국연대' 집행위원장이라는 직책으로 다시금 활동 전면에 등장했다.

 

2.

강승규.

다들 아는 얘기지만 그는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시절 비리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었었다.

그의 구속과 함께 이수호 집행부의 책임 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렀고,

그 과정에서 많은 동지들이 자의반타의반 민주노총을 떠나야했다.

 

현직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사용자단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초유의 사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민주노총의 도덕적 위상 추락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이후 민주노총 내에서 강승규에 대하여 민주노총에서 영구히 제명처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고, 실제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영구제명안을 제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끝내 영구제명안은 상정되지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3.

'택시살리기 전국연대'는 실질적으로 강승규씨가 주도해서 만들어진 단체라고 알려지고 있다.

전국연대는 내가 소속한 운수노조 소속 업종본부인 민주택시본부와 한국노총 전국택시연맹, 사업조합, 개인택시조합을 포괄하는 조직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지금도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택시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한국노총이나 사업조합을 망라하는 식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거리일 수밖에 없다.

 

내가 속한 운수노조는 민주택시본부의 이러한 결정으로 심각한 조직적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물론 지금 그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닌듯 하다.

 

다만, 강승규의 전면적인 등장이 올바른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일정한 평가도, 심판도, 참회도 없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민주노조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써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등장이 매우 당혹스럽고, 나아가 수치스럽다. 

 

참고로 '택시살리기 전국연대'의 공동대표로는

개인택시를 대표해서 김남배 전 전국개인택시연합회장이 ,

법인택시를 대표해서 구수영 운수노조 민주택시 본부장이,
이용시민을 대표해서  이수호 새진보연대 대표와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이 선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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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 영결식

오늘 정해진 열사 영결식이 있었다.

 

스산한 늦가을 날씨만큼이나 영결식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얼마 안 돼는 참석자, 얼마 안 돼는 깃발이

열사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결식

 

연사들의 연설도 힘이 없었다.

투쟁을 위한 분노가 아니라

더욱 가열찬 투쟁을 하겠다는 결의가 아니라

절망으로 내몰리고, 나락으로 내몰리는 우리 처지에 대한

위로의 말들이 넘쳐나는 것 같았다.

 

적은 대오와 적은 깃발

 

한 때 대한민국 10대 파워집단에 속했던 우리.

그러나 오늘은 다시 30년 전으로 돌아가

작은 것 하나라도 지키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한다.

 

열사의 아버님은 기도로 영결사를 대신했다.

"...건설현장에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겠해주세요."

"먼저간 아들을 제가 갈 때까지 하느님 곁에 있게 해주세요."

 

프레시안에 난 열사의 영정사진/ '고이 가소서'

 

누군가 나서서 진혼무를 췄다.

정태춘의 "더 이상 죽이지 마라"라는 노래에 맞춰서.

진혼무에 어울리는 애절한 노래다.

난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노래를 듯다가 문득 웃음이 나왔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들도 언젠가는 모두 죽으리니." 하는 대목이었다.

 

엄숙한 영결식장에서 웃음이라니.

참으로 뜸금없다.

설마 열사를 조소해서 였으랴.

"너희들도 모두 죽으리니"하는 대목에서 후련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휴~ '테러의 시대'가, '파시즘의 시대' 만큼이나 멀지 않았나보다.

 

철모르고 피어나는 철쭉

 

눈길을 내리니 도로 분리대 화단에 철쭉이 피어 있다.

정말 뜸금없다.

우리들이 철모르고 피어나는 저 철쭉과 같은 존재인가?

 

돌아오는 길을 일부러 중마루공원 쪽으로 잡았다.

마지막 단풍을 보고픈 유혹이 잠재되어서겠지만,

어쩐지 쓸쓸한 풍경을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입구에서 본 늦가을 중마루공원



여전히 곱게 져무는 단풍 밑으로 노숙자의 침낭과 술병 등이 어지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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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

선전물을 만드느라 통계를 모아봤다.

지표로만 보아도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대단하더라...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에 따르는 양극화의 문제 또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즉하면 IMF조차 비정규직을 줄이라고 한국정부에 경고를 했겠는가?

물론 IMF는 자선단체가 아니고,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인정사정 없이 멋대로 하는 조직이니

필경 비정규직을 줄이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손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늘고, 노동자 서민의 소득이 줄어들면

서민들의 가정경제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서민경제도 붕괴돼

결국 국가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본이 무슨 인정사정이 있으랴.

자본을 무자비한 공격에 유일한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게 민주노총이 아닌가 한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고립되어 있다.

사회의 공적이 되고 있다.

노동계의 책임이 없지 않으니

현실은 더욱 답답하다.

 

자본에 대항하고, 그들로 하여금 최소한의 통제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세력이 없이

선진국으로 발돋음 한 나라가 있던가?

선진국이 좋은 것인지, 또는 나쁜 것인지는 일단 논외로 치고 말이다.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한 아르헨티나

한때 세계 경제 모범생으로 칭송받았었지만, 성장이 정체된 대만이 답을 줄 것이다.

우리도 그들을 따를 것인가?

선택은 이제 민주노총만의 몫은 아니다.

전체 사회성원 전체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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